도서관 책 vs 내 책 > 설(舌)

본문 바로가기
Login
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Alice's Casket
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4742 bytes / 조회: 234 / 2024.06.20 02:26
도서관 책 vs 내 책


자고 있는데 아침 일찍 S가 집에 들이닥쳤다. 그리고 자고 있던 나한테 다짜고짜 물었다.

 

s  나무 너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갈 거지

g  아니, 내 책 읽을 건데

s  도서관 몇 시에 여는데?

g  아홉시 반인가

s  대출할 책 리스트는 있지?

 

 

아니, 그게 아니라 내 책 읽을 거라니까? 어제부터 시작했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침대에서 나와 잠옷 갈아입고 모자 쓰고 마스크 쓰고 도서관에 가서 책 대출하고 다음으로 동네맛집이라는 oo분식집에 김밥 가지러 갔다. 내가 도서관에서 책 대출하는 동안 주차장에서 기다리던 S가 전화로 미리 김밥 10줄 포장 예약했다고...(아는 사람만 아는 가게인데 김밥과 국수 두 종류만 한다. 위치는 안알랴줌...그냥 전국에 흔한 동네 분식집임;)

 

그리하여 자다 말고 일어나서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S에게 끌려다니다 집에 오니 오전 11시. 

그리고 계획에 없었던 도서관 책.

 

 

20240618152142_d29c66e54ce16a20b6dda618d06797f6_6wth.jpg

 

 

챙겨간 리스트에 없었던 책은 피츠제럴드.

책을 찾아 서고를 훑다가 우연히 눈에 띄었다. 리스트엔 없었지만 온라인서점 보관함에 있던 책이라 반갑게 덥석.


 

20240618152118_d29c66e54ce16a20b6dda618d06797f6_at3o.jpg


20240618121329_9cd6263015bf26ca671f7a8e553b96d5_o01l.jpg

 

 

전날 첫페이지를 펼친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책이 책상에 있다는 건 품에 끼고 있다는 얘기인데 즉슨 본격적으로 읽을 결심의 현장.

 

알릴레오북스가 얼마전에 이 책을 리뷰했는데 방송을 10여분 보다가 중단했다. 이유는 책을 읽고 마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 그리하여 당분간 도서관에 발 끊고 내 책장의 책을 읽을 생각이었는데 모처럼의 결심이 김밥 때문에... 김밥 때문에... 그치만 김밥은 맛있었음.

 

<총,균,쇠>는 다시 책장으로...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의 원작소설을 쓴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한밤의 도박>인데 이언 매큐언 <속죄> 이후 책을 읽다말고 한숨을 길게 쉬고 마음의 평정을 다스리게 한 두 번째 소설 되시겠다. 나는 작가가 휘두르는 망치에 머리통을 알아서 갖다대는 심약한 멘탈이라 책장에 몇 권 꽂혀 있는 슈니츨러의 소설을 떠올리니 미리부터 조금 무섭다. 동시에 최근 출간된 단편선을 주문해야겠다는 이율배반적인 생각도 함. 역시나 인생은 고-스탑, 고-스탑의 연속인 게지.

 

 

20240620031710_52bb3eedbfb6cfafac81850d798fb935_p04x.jpg


 

* 댓글을 읽거나 작성을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Total 400건 1 페이지
설(舌) 목록
번호 제목 날짜
400 스탈린의 서재 새글 24.09.07
399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 24.08.25
398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24.08.09
397 고양이 집중력 2 24.07.05
396 아무말 24.07.02
395 온라인서점 문진 24.07.02
394 체호프/슈니츨러 출간 목록 훑어보기 24.06.27
도서관 책 vs 내 책 2 24.06.20
392 책 모양 문진 6 24.05.12
391 인생네권 24.04.24
390 스티키 인덱스 / 책갈피 24.03.01
389 무제 2 24.02.25
388 구간의 추억 24.02.11
387 내 것이 아닌 타인의 욕망 24.02.05
386  [비밀글] 고통 혹은 근원에 이르렀는가의 제문제 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