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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7140 bytes / 조회: 369 / 2024.07.02 17:01
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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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왜 굳이...

책을 그만 사라는 것인지71.png

 

근데 영수증 내역이 "???"하는 부분이 있다. 

최애 분야가 '여성남성패션'인데 이건 잡지를 의미한다. 자주 구입하긴 했지만, 한때 GQ를 엄청 잘 읽긴 했다만 전체 분야에선 미미한 수준인데 최애라니.

최애 출판사가 문학동네인 것도 의아하다. 수량으로 치면 민음사가 아마 더 많을 텐데. 게다가 단순히 많이 구입한 출판사가 최애라는 공식은 그닥 수긍이 안 간다. 최애 작가도 마찬가지. 최근에 베케트 선집을 주문했더니 베케트가 단숨에 최애 작가로 등극했다.

 

가장 놀라운 건 '프랑스소설'이 4위를 했다는 거다. 프랑스소설 안 좋아하는데, 불호라고 홈에도 여러번 인증했는데 무려 4위라니...이게 미워하면서 사랑한다는 그 유명한 '애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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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첫구매 책이 박완서 에세이 <호미>였다는 건 몰랐던(=잊어버린) 사실이다. 근데 아닌 것 같은데? 의심한들 내 기억력보다 알라딘 데이터가 정확하겠지만서도.

예전에 한번 얼핏 떠올려보기는 했는데 알라딘 영수증을 기준으로 추산하니 온라인서점 a,k,y 세 곳에서 사들인 책이 대략 독일 세단 한 대 가격 정도 될 듯하다. 사실 도정제 이전까지 책을 제일 많이 구입했던 온라인은 인터파크도서지만... 그만 생각하자. 

근데 정말 이거 확인사살 아닌가. 암만 생각해도 이거 알라딘 패착 아니냐고. 헤비 구매자들 중에 분명 영수증을 보는 순간 핫뜨거 했을 장서가들 제법 있으리라 확신한다.

 

최근 온라인커뮤에서 책을 정리하는 성가심을 토로하는 글을 종종 보는데 공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책이 천덕꾸러기 짐처럼 느껴지는 그런 마음, 그런 생각을 이해는 하지만 케바케라고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바로 위에 '세단 한 대 가격'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십수 년 그리고 앞으로도 십수 년 성능 걱정없이 관리 걱정 없이 기능 짱짱한 좋은 차 한 대 굴린다고 생각하면 책에 치르는 비용이 비싸다고만은 할 수 없다. 게다가 책은 소모품이 아니며 영구적이니 가성비로 치자면 최고의 소비재다. 굳이 차를 빗대지 않아도, 종종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에 비유되느니만큼 인테리어 비용으로 계산기를 두들겨봐도 책만큼 가성비 좋고 효율 좋은 훌륭한 아이템도 없다.

 

 

 

 


 

 

 

 

포크너 신간 알림이 들어와서 반가움에 잽싸게 서점에 접속했는데, 이런 걸 '대략난감'이라고 하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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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표지는 이렇다.

제목은 <야성의 정열>. '야성'도 모자라 열정도 아니고 '정열'이다. 벌써부터 올드패션의 느낌이 확 몰려온다.

게다가 일문학도 아닌 영미문학인데 온통 한자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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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에 출간되었던 초판 영인본 복간인데 해방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도 일본의 흔적이 뚜렷한 시안이 인상적이다. 한자어까지는 그렇다치고 일본어 가타카나 장음 표기를 떠올리게 하는 '포ㅡ크너'에 이르면 강점기 35년이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구나 싶다. 결론은, 절판된 책의 영인본을 복간하여 사라진 유물을 현재로 소환하고자 했을 출판사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포크너의 신간에 목말랐을 (나같은)독자들에겐 반가웠다가 얼떨떨해지는 소식이겠다.

 

그럼에도 어지간하면 소장할텐데 포기한 건 우철제본은 그렇다치고 국한문 세로쓰기도 그렇다 치고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폰트의 벽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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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지만지가 새번역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여타의 이유로 이번 신간에 벽을 느낀 독자라면 지만지라는 2안이 있으니 기다리면 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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