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디플로마티크의 문화예술비평 계간지 <마니에르 드 부아르> 9, 10호와 <크리티크M> 2, 3호.
<마니에르 드 부아르> 정기구독을 중단한 이유는 배송 때문이다. 우체국'택배'인데도 아저씨가 매번 (정사각에 가까운) 장방형 잡지를 반으로 (둥글게)접어 좁은 우편함에 넣으시니 당연히 책이 찢기고 우그러지고 망가진다. 아마도 손에 잡히는 질감으로 대충 브로셔 류의 우편물이라고 생각하신 듯.
한번은 테두리가 심하게 찢겨서 출판사에 해당 부분의 사진을 보내고 확인 절차를 거친 후 책을 재배송 받았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같은 문제로 3개월마다 스트레스를 받느니 구독 연장을 안 하기로 결심.
근데 확실히 정기구독일 땐 출간일에 맞춰 꼬박꼬박 책을 손에 쥐었는데 단독으로 구입하려니 출간 사실을 깜박 잊거나 장바구니에 담은 뒤에도 주문을 미루게 된다. 그래도 계간지이니만큼 슬슬 품절각이 보여서 이번에 밀린 책을 한꺼번에 주문했다.
실은 까맣게 잊고 있다가 '아맞다!' 한 것도, 더 미루지 않고 주문한 것도 순전히 '장 뤽 고다르'의 힘이다.
그러니까 '어라 고다르가 표지인물이네', '어라 3호가 나왔네' 이런 식.
영화사에 한 시대를 열었던 인물이 영면에 들었다. 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빈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본방 시청하다 도중에 관둔 건 순전히 현학적인 대사 때문인데 그건 내 사정이고, 작가의 전작에 환호했던 대중은 작가의 신작에도 응원과 환호를 보냈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저게 뭐야 했던 '추앙'은 나름 밈도 양산했는데 그걸 하필 계간지 표지에서 보다니. 고다르가 미루어뒀던 책을 얼른 사라고 부추긴 매혹이었다면 추앙은 그 매혹 속에 끼어든 불온이었다.
고다르와 '추앙'을 굳이 함께 표지에 넣은 데스크의 실행력이 그저 놀랍다. 뭐어쨌든 유일하게 챙겨 읽는 문화예술비평 잡지라 표지에 추앙이 아니라 앙망을 박았어도 사긴 샀을 거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