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감독이 영화화면서 '오펜하이머'가 더 익숙한 제목이 되었지만 이 책 오펜하이머 평전의 원제는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다. 레토릭의 정석이랄지 감탄했던 제목.
놀란이 영화화하면서 본격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것도 사실이지만 사실 이 두꺼운 책은 영화화 이전에도 독자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했다.
마침 원서가 할인 중이라 고민 없이 원서 픽.
책을 대충 훑는 와중에 매 챕터를 시작하는 인용이 인상적이어서 우선 눈에 띄는 두 곳에 북마크를 했는데 이미지는 그중 하나.
'나는 정말 단순한 놈이라고!' 한탄하는 I.I. RABI는 1944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 출생 미국 물리학자 '이지도어 아이작 라비'를 가리킨다. 오펜하이머와 라비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는데 동료 이전에 친구였던 라비와 오펜하이머는 과학 윤리의 딜레마라는 고민을 공유한다.
이미지는 페이지를 모두 담지 못했지만 잘려나간 짧은 단락만으로도 재미있다. 단숨에 넘어가는 문장의 재미가 이 두꺼운 책 전체에 해당하길 기대해봄. 독서의 기본 중 기본인 가독성의 백미는 역시 '재미'이므로.
(......이미 책이 책장에 꽂혀있음에야 이제와서 재미를 찾는 게 때늦은 꽃노래일 수도 있지만...)
이 두꺼운 책은 당연히 텍스트로 꽉 차 있을 거라고 짐작했던 것과 달리 사진 자료가 매우 풍성할 뿐만 아니라 기록이라는 의미 전달에도 충실하다.
뒤늦게 책소개를 확인하고 다시 실물을 보니 '과연' 싶다.
원자 폭탄을 개발하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지휘자였으며, '원자 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오펜하이머.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1부에서는 오펜하이머의 가족사와 어린 시절, 물리학자로 성장하는 단계를 보여 주고 있으며 2부에서는 오펜하이머의 오랜 연인과 아내를 비롯해 그의 인생을 바꾼 만남들을 살피고 있다.
3부에서는 오펜하이머가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지휘자로서 활약하는 과정과 트리니티 원폭 실험 성공의 순간이 등장하며 4부에서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를 계기로 달라진 그의 심경과 입장이 집중 조명된다. 마지막 5부에서 매카시즘에 맞물린 보안 청문회 현장에서 수모를 겪고 물러난 오펜하이머의 말년을 다룬다.
-온라인서점 책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