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의 소설 제목을 떠올리게 하는 원제의 국내 번역 제목은 '타인의 해석'.
부제는 'What We Should Know about the People We Don't Know'.
제목만 보면 심리학 코너에 있어야 될 것 같은 책인데 자기계발, 사회학 분류에 있다.
번역서는 한국인 독자들에게 보내는 서문도 있는 것 같은데 물론 원서는 그딴 거 없다.
- 상품 페이지엔 언급이 없었는데 책을 받고 보니 mass market paperback 느낌이라 기분이 쪼금 메롱하다. 심증이 있어본들 진실은 알 길이 없고... 알았으면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다른 판본을 샀을 텐데(시무룩). 이렇게 된 참에 페이퍼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읽어야겠다.
이민자(1.5)였던 친구 S는 할리퀸 매니아였는데 특이하게도 하드커버만 모았다. 거실 탁자에 백과사전보다 좀 작은 크고 단단한 하드커버 할리퀸을 듬성듬성 쌓아뒀는데 장식처럼 예뻐서 볼때마다 감탄하고 부러워했다. 탐정/미스테리/로맨스 같은 장르소설은 매스마켓페이퍼백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왔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고 이후 장르소설 하드커버가 할인할 때면 한두 권씩 사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2020년에 번역서가 나왔는데 말콤 글래드웰을 재미있게 읽던 시기가 한 차례 지나간 뒤여서 작가 알림 설정도 안 하고, 또 관심있게 찾아보지도 않았더니 신간이 나온 걸 몰랐다. '시간 앞에 장사 없는' 이치에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도 예외가 아니어서 내 관점으로 말콤 글래드웰(책)의 전성기는 무의식이 발동하는 기저를 탐구하는 '티핑 포인트', '블링크'부터 '아웃라이어'까지 이어지는 2010-15년 쯤이 아닌가 한다. 신자유주의 허상이 깨진 이후 당시 우리 사회 분위기와도 잘 맞았고.
최신간(2022) 『어떤 선택의 재검토』도 재미있어 보인다. 원제는 'The Bomber Mafia'. 책의 내용을 전달하기에 원제가 훨씬 직관적이다.
'Talking to Strangers'가 재미있으면 이어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