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관』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
『감찰관』
희곡 선집인 '감찰관'은 '검찰관'이라는 제목으로도 출간되고 있다.
목차 구성은 「감찰관」「결혼」「도박꾼」으로 '결혼', '도박꾼'은 이 선집에만 있다.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는 우크라이나 창작 설화집인데 하급관리였던 고골에게 작가적 명성을 가져다 준 최초의 소설이다. 그런 것치고는 21년 끄트머리에 국내 첫번역이 나왔으니 의아할 정도로 국내 출간이 늦은 편이다.
이 선집은 구성이 복잡하다면 조금 복잡한 편인데 다음은 출판사의 목차 소개. 볼드는 제목을 구분하기 위하여 내가 임의로 친 것임.
고골의 초기 걸작들만을 모은 선집으로 민속적 색채가 짙은 소재를 차용해 전래 문화의 해학성과 악마로 상징되는 인간의 어두운 본성에서 비롯된 염세주의적 관점, 낭만주의적 환상이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본 작품집에는 푸시킨, 주콥스키 등 당시 최고의 문인들과 벨린스키 같은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대중적인 인기까지 누린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에 수록된 작품들과 1835년에 발간된 『미르고로드』의 마지막 작품, 고골이 구상했던 ‘페테르부르크 이야기’ 일곱 편 중 한 작품이었으나 후일 빠지게 된 「마차」, 유일한 교양 소설이라 할 수 있는 「로마」 등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출판사 소개글이 조금 모호한데 아마도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 '미르고로드' 단편집에서 선별한 선집이라는 것 같다.
'페테르부르크 이야기'는 『뻬쩨르부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됐는데 '페테르부르크'는 고골의 대표작들의 배경인 인공 도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종의 'GOTHAM City' 같은 거랄까.
잡설
최근 다른 게시물에서 '결혼'과 '연애'를 빗댄 잡담을 썼는데 이걸 러시아 문학에 대입하자면 고골은 '연애하는 기분'으로, 도끼는 '결혼한 기분'으로 읽는달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는 시절에 봤던 영화 '대장 부리바'의 원작이 고골의 '타라스 불바'라는 사실을 알고 인지부조화로 한동안 혼란했던 기억이 난다. '대장 부리바'를 보며 받았던 느낌은 지극히 토속적이어서 중앙아시아 그 어드메 몽골 칭기즈칸의 영화를 누리던 부족을 떠올리게 하던 영화의 원작이 실은 도끼와 톨스토이를 낳은 러시아의- 작가의- 것이라니, 그 영화의 원작을 쓴 작가가 괴랄한 환상문학을 이 땅에 툭 던지고 간 고골이라니. 물론 지금은 충격받았던 그 시절의 내가 더 충격이다만...
-참고로 영화 '대장 부리바'와 원작 '타라스 불바'는 내용이 많이 다르다고 한다.
사실 고골의 출신 배경을 알고 보면 여느 러시아 대문호들과 다른 위화감이 그닥 놀랍지 않다. 폴란드 계와 우크라이나- 그중에서도 카자크 계 혼혈인 고골이 자신의 언어 정체성을 우크라이나에 두었다고 하니 고골의 혈통은 고골의 작품 배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또한편 고골의 성장배경과 고골이 하급공무원 생활 중에 창작활동을 한 계기 등을 보노라면 카프카와 비슷한 결이 느껴진다.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일컫는 고골의 소설이 환상문학 형태를 띠는 연유도 이러한 환경과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고.
내가 고골에게 흥미와 매력을 느낀 계기는 헤럴드 블룸이 소개한 란돌피의 '고골의 아내'였다. 얼핏 친구 사촌의 형부의 삼촌의 누나의 시동생 같은 징검다리지만 중간 과정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플래그가 '니콜라이 고골'에 꽂힌 게 중요하지.
파란만장한 삶이 작가들의 점유물은 아닐진대 고골의 인생 역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다. 크게는 국가, 작게는 가족이 일개 개인의 삶에 어디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지 목격할 때마다 전율을 느낀다. 물론 나쁜 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