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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五車書)
- 다섯 수레의 책
13529 bytes / 조회: 1,678 / ????.03.08 12:12
책에 의한, 책에 관한, 책을 위한(?)


* 올초에 구입한 책들.
그때 그때 책장에 정리해야 되는데 귀찮아서 대충 쌓아놓았다가 경칩을 맞아(무슨 상관;;;) 심기일전하여 정리하는 중에...


- 마츠모토 토모의『키스』 애장판.
명색이 애장판인데 네 권으로 합권했다는 것 외에 다른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고시마 선생을 보니 무지하게 반갑다. 시크(chic)하기로는 아마 지존이 아닐까...
마지막 8권이 너무 늦게 나와서(예정일을 아마 두 달도 더 넘겼던가 했을 거다) 기다리다 지쳤을 때, 역시 기다리다 지쳐 원서를 산 H에게서 빌려 읽으며 행복해했던 기억이 난다.
연재작의 고질적인 단점이랄까, 초반 쿨하고 시크하던 분위기가 정말 좋았는데 연재가 늘어남에 따라 점점 주변 사람들이 엮이면서 평이하고 식상한 갈등이 많이 등장한다. 물론 그래도 소장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 하긴 열 여섯과 스물 넷은, 좀 그렇긴 하다... 고시마 선생은 짐승~~~




- 창비세계문학전집.
특이한 점은 단편소설집이라는 것. 그리고 국가별로 나누었다는 것.
마지막 사진은『필경사 바틀비』와 중국권역『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책의 퀄리티가 굉장히 만족스럽다.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느껴진다.


- 요네하라 마리의 에세이. 나를 마리에게로 이끈 이는 고종석. (현재 알라딘의 할인율이 가장 높다)
책 내용에 앞서 작가의 이력이 독특하고, 무엇보다 두 마리의 반려묘가 관심을 끈다. 고양이는, 무조건 일단 클릭하고 보는 대상.


- 해럴드블룸 클래식.
합권은 이미 품절. 사실 합권은 책이 너무 크고 두꺼워 소장용이면 모를까 편하게 읽기는 어렵다.
동화 전집을 읽고 자라서 그런지 마더구즈나 이런 류의 책에 대한 향수가 있다.



- 포스터 전집.
주욱- 세워놓으면 FORSTER가 된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붐이 일고 있는 출판사의 전집 출간에 편승한 것인지 어떤 것인지, 열린책들이 기존 장정에 변화를 주어 재출간하고 있다. 번역도, 구성도 그대로인데 표지만 바꾸고 가격은 신간 적용이라니 사뭇 얄밉다. 사진은 구간. 신간은 표지의 사진 컷이 커지고 중앙에 배치되었고 한글 제목도 사진 위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본격소설류.
- 잘 된 번역으로 손꼽히는 천병희의 완역 시리즈. 알라딘의 하루 반값 목록에『그리스 신화』『변신 이야기』(사진)가 등장했는데『그리스 신화』를 놓쳐서 아쉽다.
- 시오노 나나미의『로마인 이야기』의 '카이사르 편'을 읽다 보면 카이사르의 저서들을 직접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전쟁터에서 남긴 기록이라는 면에서 얼핏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연상시킨다. 문장에 무인의 특징이 나타나는 것이 재미있다. 문장은 간결하고 사실적이다. 음_ 시저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정은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다...
- 요즘 틈틈이 예전에 읽었던 고전들을 하나 둘 다시 모은다. (실은 책이 모두 부모님집에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
- G시장에서 줄줄이 특가로 나오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전작이 되고 있는 요시다 슈이치
- 여기저기서 품절로 뜨고 있는『만년』이 두 권이 된 건, 처음 주문처에서 함께 주문한 도서를 부분 배송하고 해당 책을 품절 처리했길래 재고가 남아 있는 다른 곳을 찾아 다시 주문했는데, 두번째 주문처에서 책이 배송된 다음 날 첫번째 주문처에서도 책이 배송되었기 때문. 자동 주문 취소 되었으려니 하고 확인을 안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듯. (무려 보름이 걸린 끝에 결국 책을 배송해준 ***의 근성에 감탄!)
- 제발트와 살만 루슈디는 첫 만남인데 이번 구입 목록에서 가장 기대가 큰 작가들.


-『만년』후면 표지.
다자이 오사무는 유숙자 번역을 많이들 추천하는데『사양』은 확실히 유숙자 번역이 좋았지만『만년』은 윤문의 차이인지 송태욱 번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장의 이음새가 거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유숙자 번역은 여덟 편 선별이고, 송태욱 번역은 열다섯 편 완역이다.


에세이, 인문 류.
- 눈에 띄는 족족 구입 중인 유교수님(이번에 경기도지사로 출마하신다니 이제 교수님이 아니신가요?) 책은, 이제 다 샀군~ 싶으면 또 눈에 띄고 눈에 띈다. 그래도 워낙 필력이 뛰어나시니 늘 반갑다...
- 올초 시작과 함께 가장 관심이 가는 슬라보예 지젝. 내 경우 지나치게 대중적이면 오히려 관심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지젝 역시 늘 이름을 들으면서도 "아, 네~" 했는데 우연찮게 지젝의 글 한 편을 읽고 뒤늦게 지젝 읽기에 뛰어들었다. '쉬운 것은 가볍다'는 편견이 내 안에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


장르소설류.
- 예전에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걸작선' 시리즈. 하드 장정에 더 고급스러워지고 분권이던 것이 합권이 된 것도 있다. 반값행사에 나온 김에 냉큼 주문.
- 특히 판타지류는 어느 날 갑자기 제목 옆에 '절판'이 뜨는 일이 이제 예사가 되었다(도대체 왜 자꾸 절판시키는 것이냐!). 사려고 했던 소설이 절판된 것에 힘입어(?) 역시 절판 예감이 물씬 풍기는 젤라즈니 두 권과 조 홀드먼 구입.
- 그 외, 로맨스소설 세 권.
한 권은 다 읽었고, 한 권은 읽고 있는 중이고, 나머지 한 권은 대기중.
읽고 있는 소설은 독서 중에 자꾸 요철이 느껴진달까, 몰입이 잘 안 되고 흐트러지는 감이 있다. 독서를 쳐지게 하는 가장 큰 요철은 등장인물의 배경(=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등장인물의 정서(=정체성)를 단순화시켜버린 작가의 몰이해. 작가의 경험이나 상상력만으로 채울 수 없는 가상의 영역은 보통 다양한 방식으로 획득한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통해 메꾸게 마련이다. 이 소설의 경우 작가가 참고했을 자료가 무엇이었을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한데 그것이 독서를 방해하는 두번째 요철이다.


서러운 바닥 생활을 끝내고 마침내 제 자리를 찾은 책...
이로써 책장 먼지를 청소해야 하는 귀차니즘이 다시 시작되었을 뿐이고~


* 정리를 끝내고...

- 약간의 결벽증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책에 관한한 내 충성도는 신기할 정도로 매우 약하다.
사진을 예로 들어도, 구입한 (온라인)서점은 총 여섯 군데이고 전집을 구성하는 것에 구애를 받지 않는 편이며 온라인 서점의 등급(플래티넘, 골드, 실버 등등)에도 그닥 연연하지 않는다.
사실 읽는 속도가 구입 속도를 못 따라가는 건 출판사쪽 탓도 있다. 경기불황 탓인지 툭하면 품절에 절판으로 들어가니 언제 읽어도 읽을 거 '일단 구입하자'가 되는 것이다(쓰다 보니 이거 혹시 출판사의 판매전략인가? 의심이 모락모락...).
뭐, 다 괜찮다. 진중권님도 말하셨다. "책은 읽는 것보다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 전집 붐이다. 그야말로 전집의 르네상스라고 해야 할 듯...
얼마전부터 예전에 읽었던 고전을 짬짬이 새로 읽고 있는데 전집 붐에 뛰어든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소설가 김영하 번역의『위대한 개츠비』가 화제다. 그런데...

1) "웬 촛불이지?" 데이지가 얼굴을 찌푸리며 불평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촛불을 비벼 껐다. (현대문화센터 / 조지현 옮김)
2) "촛불은 왜 켰을까?" 데이지는 얼굴을 찌푸리며 손가락으로 촛불을 비벼 껐다. (푸른숲 / 김욱동 옮김)
3) "웬 촛불?" 데이지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비벼 촛불을 껐다. (문학동네 / 김영하 옮김)

국내 번역본 3종에서 발췌한 위 세 문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사'인데 참고로 김영하 번역에는 이런 대사도 나온다고 한다.
"미친 거 아냐?"
원문의 맛을 잘 살렸다는 서평이 대세지만 글쎄, 아마도 '원문의 맛'에 대한 기준이 다른 것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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