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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五車書)
- 다섯 수레의 책
8749 bytes / 조회: 1,288 / ????.01.09 19:03
올해 첫 책들








1. How to read 시리즈.
올해 처음 구입한 전집이에요. 현재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반값 할인하고 있습니다.
제가 완본, 완역을 선호하는 반면 개론 요약서는 관심이 없는 편이라
서점에 가서 책을 읽어 보고 약간의 고민을 거친 다음 구입한 시리즈예요.
모두 열 여섯 권인 이 시리즈는 우선 편집, 편찬을 맡은 인물들에게 신뢰가 가고
잠깐 훑어 본 감상으로 입문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는 것 같아 일단은 만족하고 있어요.
자세한 얘기는 차근차근 읽어본 뒤에 다시 할게요.







2. 일본 미스테리 추리 소설.
홈피에 자주 오시는 분이라면 아마 알고 계실 테지만, 사실 전 일본 문학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현대 일본 문학은 초기의 사소설이 나쁜 쪽으로 진화한 것처럼 보이고, 오히려 애니나 만화 쪽에서 양질의
좋은 작품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건 제 개인적인 감상이고요~)
각설하고, G시장의 파격 할인의 도움으로 올해 처음 읽는 일본 장르소설 되겠습니다.
두 권 모두 예전부터 눈에 익었던 책들인데, 결국 구매하게 만드는 가격 할인의 힘이란...!
생각해 보니 일본 장르소설은 거의 G시장에서 구입했군요;
일단『이누가미 일족』을 읽어 본 후 요코미조 세이시의 나머지 소설들도 읽어보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살육에 이르는 병』은 독특하게도 띠지가 책을 싸고 있습니다.
'19'금이라 그런 걸까요, 스포일러 방지 차원일까요.
기막힌 반전이라는 '마지막 한 페이지가 어떻길래...' 싶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 추리소설은 마지막 한 페이지의 반전에 강박증이 있나 싶기도 하고.
하여간에 결국 궁금함을 못 참고, 또 스포일러에게 당할까봐 조바심에
읽고 있던『신들의 사회』를 팽개치고 이 책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해 저의 독서는 시작부터 맥락이 없이 뒤죽박죽입니다.
연말부터『삼국지』를 시작했는데 도중에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든
젤라즈니의『신들의 사회』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그대로 갈아 탔는데
다시『살육...』으로 갈아 탔거든요;;
하여튼 올해는 작년 몫까지 열심히 닥치는 대로 읽어 보려고 합니다.





3. 김연수의『7번 국도』와『우리가 보낸 순간』
올해 처음 읽은『7번 국도』, 처음 구입한『우리가 보낸 순간』입니다.
둘 다 김연수 작가의 책인데, 작가를 향한 호불호과 상관없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소설을 읽은 감상은『네가 누구든...』『밤은...』의 '연장선, 혹은 출발선에 있는 소설' 입니다.
(시기적으로는 출간이 앞서지만 이번에 전면 개정했다고 하니 소설의 위치가 애매하네요.)
'나'는 타자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세계는 나의 바깥에 존재하는가 혹은 내부에 존재하는가, 라는
이젠 꽤 익숙해진 작가의 내러티브가 소설 전체에 깔려 있습니다.
작가의 변덕인지 포스트모더니즘 문학 냄새를 살짝 풍기는 게 기억에 남는데,
좀 지루해진다 싶으면 어김없이 작가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가 등장하기 때문에 책장은 쉽게 넘어가는 편입니다.
다만 현대 일본 사소설에서 보여지는 특징적인 1인칭 정서가 풍기는 게 좀 마음에 걸립니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오히려 취향일 수도 있겠다 싶지만...
이번 소설은 절판된 초판본을 전면 개정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부분은 개정 전의 것인지 개정 후의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혹 개정 후의 것이라면 아마 이후에 나오는 작가의 소설은 구입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덧. 김연수 작가의 글을 읽고 나면 늘 그렇지만 '골이 난 일곱 살짜리 우등생'(?)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4.『우리가 보낸 순간』
소설과 시, 두 권 세트입니다.
독서일기쯤이지 않을까 했는데 '소설'은 소설 원문의 발췌문과 작가의 짧은 사담으로, '시'는 시 전문과 작가의 사담 섞인 감상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같은 작가의 저작이라도 '소설'과 '에세이'에 대한 호불호는 별개인데 김연수 작가의 경우 둘 다 즐겨 읽어요. 일단 작가가 재미있는 분이라... (여기서 재미는 '개그'와 상관없는, 툭 내뱉는 듯한 시니컬한 문장이 주는 '재미'입니다)
이중 '시' 권에서, 신년 초에 어울리는 글인 것 같아 옮겨 봅니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말을 그대로 옮깁니다. "당신의 평범한 날은 1,440분이고, 이것은 다시 86,400초로 구성된다. 한 달을 평균 30일로 잡을 때 이것은 2,592,000초이고, 다시 한 해란 30일이 열두 번 반복된다고 보면 이것은 31,104,000초다. 이제 내 36세 생일이 다가오고 있으니 실은 나는 단지 1,088640,000초를 산 셈이다." 매 순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둘 중 하나입니다. 무엇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그렇다면 한 해 동안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모두 31,104,000번. 다른 누군가 때문에, 혹은 상황 때문에 이렇게 사는 것이라고 말하지 맙시다. 하느님을 원망하지도 말고요. 기회는 충분했으므로. 지금도 우리는 충분히 다르게 살 수 있으므로. 우리가 원한다면.
 
- 김연수『우리가 보낸 순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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