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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五車書)
- 다섯 수레의 책
6927 bytes / 조회: 1,112 / ????.02.26 23:13
2월 말 책 몇 권


천일야화


천일야화│열린책들


(완역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진행중...)
67% 할인에 고민하다, 일단 미리보기로 읽어봤는데 재미있어서 주문했어요.

나무: 우리 어릴 때 읽은 천일야화는 사산왕조의 왕이 왕비의 불륜을 목격하고 여자를 불신하게 되면서 시작되잖아
동친: 난 그게 이해가 안 가. 애들 읽는 동화에 불륜이라니 말이 돼?
나무: 그래서 말인데, 완역을 보면 왕비의 불륜을 목격한 건 왕의 동생이야. 동생 역시 왕인데, 아내의 불륜을 목격하고 실의에 빠진 동생은 형 왕한테 갔다가 불행히도 형수의 불륜을 또 목격하게 돼. 이렇게 얘기가 시작하는 거지


유머에 다큐로 응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따지고 들자면 이거 어른들한테 더 잔인한 내용 아닌가요? 연이은 불륜의 목격자가 되다니 그 동생은 어쩌라고...
하지만 이어지는 두 왕의 찌질함에 비하면 뭐...
꿀잼이라는 표현을 붙여도 좋을 듯 해요. 첫 장을 읽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다음 장으로 넘어갑니다.
어릴 때 읽은 '아라비안 나이트'와 달리 완역은,
왕이 매일 밤 처녀와 결혼하고 다음 날 처녀를 죽이게 된 배경이 왕비의 불륜이 아니라 연이은 불륜 목격 후 우연히 만난 어느 여인이 세상에 정숙한 여인은 없다는 깨달음을 왕에게 준 것이 그 발로인데, 이후 세헤라자드가 왕의 살육을 멈추게 하니 결국 '여인의 악덕'에서 비롯된 비극을 해결하는 건 '여인의 지혜'인 건가요;
이거 페미니즘인 건지 어떤 건지...;



인문 몇 권



리추얼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검열에 관한 검은책

책을 학살하다

 

오른쪽 세 권은 교보, 왼쪽 한 권은 인터파크.
이중『리추얼』에 대해 한줄 평을 하자면, '사전적 의미 그대로 찌라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수 본문으로만 389페이지에 161명의 생활습관?을 다루고 있으니 양적 계량만 해봐도 대충 짐작이 가능하실 거예요.
유명작가들의 일화를 2,3페이지로 소개하는데,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그야말로 '출판기획의 승리'라고 봅니다.

호평과 역자의 이름에 낚여 주문부터 하고 본 장본인이라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서문을 읽고 나니 책의 정체성은 물론이거니와 'Ritual'의 개념을 더더욱 모르겠다는 건 덤.
원제를 알면 조금 낫긴 해요. 원제는 'Daily Rituals: How artists work'입니다.
기획의도는 '기존 유명 작가들의 행동양식(패턴)에서 보고 배운다'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도서 카테고리가 인문교양서보단 자기계발서에 어울리지 않나 싶기도 하고.
아마존닷컴에서 하드커버 가격이 $14인데 이 정도 편집과 내용이라면 원서가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혹시 구입하시려고 생각하시는 분은 서점에서 미리 책을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장점은, 정말 유명한 세계적인 작가들이 거의 모두 등장한다는 거.
파리 리뷰로 유명한 『작가란 무엇인가』도 그렇고 경향인 건지 최근 이런 포맷 - 시쳇말로 머리 수로 밀어붙이는 책들이 부쩍 눈에 띄는 것 같아요.



은희경 신간





다른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은희경의 신간 단편집이에요.
전작주의 작가라 예약하고 오늘 받았는데 책 속에 사인과 그 아래 번호 하나. 횡재수는 나랑 연이 없다고 생각해온 바, 이런 쪽으로는 전혀 기대가 없어서 숫자를 보고서야 아, 이벤트가 있었지 했어요.
책갈피와 비슷한 주제라는 데메테르 향수(라기 보단 코롱에 가까운)샘플도 함께 왔습니다.

어제 요즘 출판경기와 관련 출판사들의 기획, 마케팅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이번 은희경의 신간 이벤트도 예외는 아닌 듯 해요. 좀 의외인 건 국내에서 작가이름이 브랜드가 되어 책을 파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명인 '은희경'이고, '문학동네'인데도 이런 판촉이 필요한가- 라는 점.

책 값은 이제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올랐고, 허를 찌르는 신간 할인도 다양해지고, '어떤' 책보다 '어떻게'파는 게 중요해진 요즘입니다만 문제는 그런 것들이 대놓고 성행한다는 건데요. 하긴 경기가 좋을 때도 홀로 불황이었던 출판시장인 걸 감안하면 지금처럼 책이 나오는 것만도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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