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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五車書)
- 다섯 수레의 책
7183 bytes / 조회: 1,446 / ????.04.12 00:27
롤랑 바르트 / 로쟈(이현우) / 한나 아렌트


어제는 알라딘, 오늘은 교보반값에서 건진 책.
주문하면서 뭔가 빠진 것 같은데 ??? 상태로 주문하고, ???로 익일인 오늘 배송받고, 좀 전에 ??? 상태로 사진을 찍던 도중 불시에 스위치를 켠 것처럼 지그문트 바우만의『유동하는 공포』를 빠트린 걸 알았다. 내가 무슨 기억상실증에 걸린 국정원 직원도 아니고...--;    




주문하고 보니 모두 산책자의 책들이다. 다른 온라인서점은 할인행사가 없는 걸 보니 출판사와 교보의 단독이벤트인 듯. 

지그문트 바우먼도 산책자에서 나온 책인데. 생각하니 또 배가 아프다...ㅠㅠ





로쟈의 인문학 서재이현우 / 산책자

"점심식사는 아주 좋았다. 살짝 익힌 달걀 두개와 기름에 튀긴 감자와 콩을 먹었으니까. 나는 콩을 좋아하지만, 그것들은 메마르다. 나는 마른 콩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속엔 생명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니진스키 영혼의 절규』푸른숲는 그렇게 시작한다. 니진스키의 일기를 사후에 묶어서 펴낸 책이므로 그가 따로 서문을 적지는 않았다. 그래서 역자의 서문과 해설을 제외하면 아무런 예고도 암시도 없이 본문으로 들어가게 된다. "점심식사는 아주 좋았다"고. 그는 이 일기 노트는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사람들에게 감정을 죽게 하는 습관들에 대해 설명하고 싶어 했고, 감정에 관한 방대한 책을 쓰려고 했다. 그는 감정을 사랑했고 감정에 대해 많은 걸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빨리 출간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가 생각해놓은 책 제목이 '감정'이었다.
그의 책의 프랑스어본 제목이『노트』이고, 영어본 제목이『일기』인데 반해서 러시아어본의 제목이『감정』인 것은 니진스키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리라. '노트'가 책의 형식이고, '일기'가 장르라면 '감정'은 책에 스며든 정서이고 책이 촉발하는 감응이다, "나는 울고 싶은데 신은 내게 쓰라고 명령한다. 그는 내가 빈들거리는 걸 원하지 않는다. 아내는 울고 또 운다. 나 역시 운다" 같은 구절을 읽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운다. 그런게 감정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감정을 들키고 싶진 않다. 나는 그냥 점심식사 애기만으로 서문을 끝내고 싶다.(…하략)

형광펜으로 표시한 부분에서 저자를 향한 개인적인 호감도가 확 상승했다.
아, 나도『니진스키 영혼의 절규』많이 좋아하는데... 저자가 인용한 저 첫문장도 진짜 좋아하는데...

출간년도가 2009년이니 출간된 지 만 4년 만에 베스트셀러였고 추천도서였다는, 온라인서평가로 유명한 '로쟈'의 첫 서평책을 산 건 순전히 '니진스키'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좋아하는 다른 누군가의 글이 끌리는 건 당연한 일.

책을 택배박스에서 꺼내자마자 그대로 책에 머리를 파묻듯이 하고 앉아서 작가의 말머리를 정신없이 읽었다.
저자가 인용한 니진스키 자서전의 "점심식사는…"으로 시작하는 부분은 "롤리타, 내 삶의 빛…"으로 시작하는 『롤리타』만큼이나 강렬하다. 니진스키의 문장은 읽을 때마다 가슴이 저린다.


누가 최초로 명명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블룩 Blog+Book'에 대한 내 호불호는 조금 애매한데 말하자면 나는 '웹의 글은 웹에서' 주의다. 아마 그런 이유로 저자의 책을 매번 건너 뛰었는지도 모르겠다. 이것도 어쩌면 일종의 편견일수도 있겠다는 반성을 한다.





아렌트 읽기엘리자베스 영-브루엘 / 서유경 역, 산책자

전체주의는 정치의 실종을 의미한다고 아렌트는 주장했다. 그것은 방법론상 말하고 행동하는 인간들을 제거하고, 첫 번째로 선정된 인류 집단을 공격하고 이어서 모든 집단을 공격한다. 이런 방식으로 전체주의는 사람들을 불필요한 존재로 만드는 요컨대 정치를 파괴하는 통치 형태라는 말이다. 이것이 전체주의의 본질적인 악의 실체다
- 본문 중에서 

언젠가 그녀의 저작을 읽어봐야지- 했던 한나 아렌트. 이 책은 아렌트의 저작은 아니고 아렌트의 제자가 쓴 아렌트 해설서. 아렌트 입문으로 괜찮을 듯 싶어 주문.





기호의 제국 롤랑 바르트 / 김주환·한은경 옮김. 정화열 해설, 산책자

기호의 제국? 그렇다.
그러나 여기의 기호들은 텅 비어 있고
그 의식rituel에는 신이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 『기호의 제국』에서 

이 책을 고른 건 순전히 누군가의 '롤랑바르트의 글치고는 쉽다'는 서평에 낚여서다.
잠깐 읽어보니 쉬운 것 같다. 아~암. 아무렴 쉬워야지. 쉬워야 하고 말고.
롤랑 바르트가 최고의 석학이고 지성인 건 알겠다.
하지만 그에겐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는 글을 너무. 정말이지 멀미나게. 더럽게도 어렵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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