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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3 18:39
'제안들' 시리즈 (워크룸프레스) 
워크룸프레스.
이 생소한 이름의 출판사는 출판사겸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라고 홈피에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워크룸프레스의 '제안들'시리즈는 모두 랩핑되어 있고, 사이즈는 만화책보다 조금 더 작다.
양장본.
자간 넓고, 폰트 크고. 한 마디로 가독성이 아주 좋다.
출판사에 의하면 모두 30권 시리즈로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3월에 첫 3권 출간을 시작으로 격달에 1권 출간되고 있다.
7월 말에 6권 <페르난두 페소아 - 페소아와 페소아들>까지 출간됐다. ('바틀비와 바틀비들'을 연상케하는 제목. 우연의 일치인가?)
:::근간
7. 앙리 보스코, 『이아생트』, 최애리 옮김
8. 비톨트 곰브로비치, 『이보나, 부르군드의 공주 / 결혼식 / 오페레타』, 정보라 옮김
9. 로베르트 무질, 『생전 유고 / 어리석음에 대하여』, 신지영 옮김
10. 장 주네, 『사형수 / 곡예사』
아찔한 뒤통수를 연일 때려대는 출판사의 행태를 심심찮게 목격하는, 심지어 뒤통수를 직접 맞아보기까지 한 사람으로서 미완간 시리즈를 산다는 것은 보통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닌 요즘임에도 목록 하나하나가 모두 탐나는 것들 뿐이라 나중에 서른 권(작금의 출판경기로 보아 도중에 엎어질 지도 모르지만)을 한번에 사느니 나올 때마다 사기로 어렵게 --; 결정. 정작 이런 결심을 부추긴 <페소아>는 주문이 미뤄졌다.
책의 랩핑을 뜯으면서 했던 생각은 출판사가 이 시리즈에 공을 많이 들였구나, 라는 거. 오로지 질로만 승부하겠다는 의도가 책 전체에서 풍긴다. 이 책의 진가를 아는 사람, 이 책을 정말 읽고 싶은 사람만 읽으시오- 라는 패기가 보인달까.
다음은 워크룸프레스 홈에서 긁어온 내용.
— ‘제안들’은 숨은 문학 작품들을 엄선해 출간합니다.
— ‘제안들’은 소설, 시, 산문, 희곡, 비평, 전기, 일기, 서간 등을 망라합니다.
— ‘제안들’의 언어는 다양합니다.
‘제안들’은 몽롱하고, 사색적이고, 탐미적이며, 도전적이다. ‘제안들’은 궁극적으로 매혹적인, 새로운 결을 품은 총서를 꿈꾼다. 그러나 또한 막연하게 흘러가지 않기를 바란다. 엄정한 잣대를 지닌 이들의 눈에 들어 오래도록 읽히게 될, 시간이 흐를수록 묵직해지는 서가를 갖추고자 한다.
이제 ‘제안들’은 내놓아졌다.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질 제안이라면 받아들여질 터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을 만해서일 것이다.
— ‘제안들’은 소설, 시, 산문, 희곡, 비평, 전기, 일기, 서간 등을 망라합니다.
— ‘제안들’의 언어는 다양합니다.
‘제안들’은 몽롱하고, 사색적이고, 탐미적이며, 도전적이다. ‘제안들’은 궁극적으로 매혹적인, 새로운 결을 품은 총서를 꿈꾼다. 그러나 또한 막연하게 흘러가지 않기를 바란다. 엄정한 잣대를 지닌 이들의 눈에 들어 오래도록 읽히게 될, 시간이 흐를수록 묵직해지는 서가를 갖추고자 한다.
이제 ‘제안들’은 내놓아졌다.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질 제안이라면 받아들여질 터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을 만해서일 것이다.
‘제안들’은 다음의 조건을 갖췄다.
1. ‘제안들’은 숨은, 가치 있는 작품들을 펴낸다. 작가들의 비밀한 작품들, 마땅히 소개되어야 함에도 국내 번역본이 존재하지 않았던 책들로 엄선된다.
2. ‘제안들’은 연결된다. 여러 언어로 글을 쓰는 미지의 작가들 혹은 친숙한 이름의 낯선 작품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교차한다.
3. ‘제안들’의 경계는 느슨하다. 소설과 산문, 산문과 시, 비평과 전기, 일기와 서간을 넘나드는, 그 구분을 무색케 하는 글들이 주를 이룬다.
4. ‘제안들’은 정교한 번역을 지향한다.
5. ‘제안들’은 탁월한 번역 후기를 싣는다.
일견 돈키호테의 진격처럼 보이는 워크룸프레스의 기획이 부디 종착지까지 무사히 항해를 마치고 닻을 내리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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