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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五車書)
- 다섯 수레의 책
4131 bytes / 조회: 1,218 / ????.10.14 18:06
허지웅 <버티는 삶에 관하여> 外






재미있다는 서평이 많은 <루시, 최초의 인류>
포털에서 이 제목을 검색하면 영화 '루시'가 우루루 쏟아진다. 물론 영화와 책의 내용은 아무 관계없다. 하지만 감독이 헤로인의 이름을 하필 '루시'라고 붙인 것에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겠다. 기대되는 책.




허지웅을 처음 본 건 대개가 그렇겠지만 <썰전>에서다.
허지웅의 글, SNS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쓰는 정도의, 사담을 처음 읽은 건 그의 블로그에서다.
블로그에서 읽었던 에피소드 한두 개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옮기기도 했는데 그런 걸 보면 허지웅의 글이 어떤 식으로든 내게 인상을 남겼음을 알 수 있다. 서점가에 허지웅의 신간 소설이 나왔을 땐 '음, 책을 냈군' 무심하게 지나쳤으나 신간 에세이는 그냥 지나치지 못 한 것도 블로그에서 그의 글을 읽었던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의 블로그에서 읽고 친구에게 얘기해줬던 내용들이 이번 에세이에 포함되었다. 내가 무겁게 읽었던 글을 그 역시 무겁게 썼던가 보다. 당연한 얘긴가... 

허지웅은 이제 방송에서 내뱉은 몇 마디 말로도 기사에 오르내리는 유명인이 되었다. 그가 했던 말의 전체 맥락이 아닌 똑 떼어낸 단어 몇 개로 비난 받는, 무명일 때 뱉었던 말을 이제 와서 변명해야 하는, 즉 대중에게 미시적으로 해석되는 유명인이 된 것이다.


어쩐 일인지 기사에 오르내릴 때마다 대중에게 점점 더 비호감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그를 보며, 이후의 일은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지금의 그는 약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우리는 약자에겐 좀 관대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도 약자가 아닌가. 약자가 약자의 편을 들어야지 아님 누가 약자(=나)의 편을 들어주겠나.

(…중략)내 상처가 이만큼 크기 때문에 나는 착한 사람이고 오해받고 있고 너희들이 내게 하는 지적은 모두 그르다, 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착각은 결국 응답받지 못한다. 상처는 상처고 인생은 인생이다. 상처를 과시할 필요도, 자기변명을 위한 핑곗거리로 삼을 이유도 없다. 다만 짊어질 뿐이다. 짊어지고 껴안고 공생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할 뿐이다. 살아가는 내내 말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연민만 아니라면, 자기혐오로도 충분히 살 수 있다. 물론 사랑으로도 살 수 있겠지만 그건 여건이 되는 사람에게 허락되는 거다. 행복한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세요, 사랑하세요, 같은 말을 떠벌리며 거만할 수 있는 건 대개 그런 이유에서다. 나는 별일 없이 잘 산다.
-p18, <버티는 삶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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