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인 줄 알았는데 출간일이 16년 5월이다. 나 뭐한 거?
장정일의 독서비평은 아묻따 주문하는 책.
이 책은 작가의 '독서일기 1-7 권에서 추려서 엮었다.
독서일기 전 권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자칭 장 작가의 독서비평 덕후면 무조건 사야하는 거지.
그리고 오늘 책을 받았는데...... 아, 역시 너무 좋은 거다.
그러니까 독서 비평(이든 리뷰든 한줄평이든)을 여러번 재독한 경험이, 적어도 나는 장정일을 제외하곤 없다.
그리하여 내게 장정일의 독서비평은, 언제나 옳다.
제목이 좀 뜬금포라고 생각했는데 '이스트를 넣은 빵'은 장정일의 시(詩)「삼중당 문고」의 한 구절이라고 한다.
밝힌바 있지만 나는 작가 장정일의 팬은 아니며 그를 향한 나의 호(好)는 일관되게 그리고 전적으로 그의 독서비평를 향해 있다. 그러니 제목이 그의 싯구절인 줄 어떻게 알겠는가.
책 후면 표지의,
(…)
그러나 나 죽으면 시커먼 뱃디기 속에 든 바람 모두 빠져나가고
졸아드는 풍선같이 작아져
삼중당 문고만한 관 속에 들어가
붉은 흙 뒤집어쓰고 평안한 무덤이 되겠지
발췌 역시「삼중당 문고」의 구절이다. 이쯤 되면 '삼중당 문고'가 수록된 그의 대표 시집『길안에서 택시잡기』를 읽어봐야 하나 싶은데.
엮은이의 서문에서 두 개의 정보를 건져올린다.
하나는, 장정일의 독서일기 시리즈가 절판됐다는 사실이고,
둘은, 책에 실린 목록을 고른 이가 장정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참고로 엮은이는 서문에 나처럼 장정일 독서비평 덕후라고 자백한다.
누가 엮었든 글의 주인이 장정일임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독서일기 시리즈가 절판됐다는 거다.
확인해보니 정말 절판이다. 하물며 전자책도 없다.
그리하여 가진 자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나는 웃는다. 하하하.
장정일의 독서일기는 읽을 때마다 하물며 그것이 이미 봤던 내용일지라도 재미를 느끼는 지적유희와 더 열심히, 더 많이, 더 다양하게 읽어야겠다는 지적자극을 동시에 받는다.
장 작가가 모신문사에서 비정기적으로 연재하는 독서칼럼도 생각날 때마다 챙겨서 보고 있는데 언제고 책으로 엮어서 나오겠지 기다리고 있다.
오랜만에 꺼내본 독서일기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