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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00:50
커포티 <내가 그대를 잊으면>
트루먼 커포티의 신간 <내가 그대를 잊으면>.
미발표 원고를 엮은 유고집.
십대 시절에 쓴 '작품'이라고 하는데 배경을 보면 '습작'이 정확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긴 '습작'을 돈 주고 사는 구매자는 없을 테니 어느 용감한 출판업자가 '습작'이라고 네이밍을 하겠는가만은.
목록에 십대 시절에 쓴 단편으로 출판사에 투고했던 원고도 있다.
고백하자면 주문하기 전에 고민했다. 나는 커포티의 글을 좋아하는데 정확하게는 저널리스트 커포티의 글을 좋아한다.
홈에 여러차례 썼지만 나는 저널리스트가 쓴 에세이, 소설, 시... 뭐든 저널리스트의 글을 좋아한다. 그들의 글은 깔끔하게 정서된 지성을 읽는 쾌감이 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고민이 발생한다. 저널리스트 이전의 소년 커포티가 쓴 글을, 그것도 미발표 원고를 굳이 돈주고 사서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것.
미발표의 주체는 커포티 자신이다. 작가는 글을 쓰면 타인에게 읽히고 싶은 본능적인 욕구가 있다. 미발표 원고란 그 욕구를 비켜간 글이라는 의미.
하지만 정작 책을 받았을 때, 불만은 엉뚱한 곳에서 터져나왔다. 이런 창렬한(죄송합니다) 편집 같으니라고.
예약 사은품인 노트는 책과 표지가 같다.
커포티의 사진을 볼 때마다 렌즈 너머로 피사체의 예민한 내면을 확인한다. 사진을 찍을 때 커포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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