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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4 00:03
조르주 바타유 소설 두 권
조르주 바타유를 설명하는 가장 흔한 수식은 '에로티시즘의 소설가'.
실제로 바타유가 남긴 '거의 모든' 텍스트의 제목만 봐도 이런 수식이 얼마나 적절한가 알 수 있다.
바타유의 글은 몇 편 읽었고 책도 몇 권 갖고 있지만 소설은 처음이다. 실은 소설이 번역되었는지 몰랐는데 에르베 기베르를 주문하다 바타유의 소설까지 이어졌다. 부연하면 기베르 - 미셸 푸코 - 바타유로 이어졌다.
처음엔 바타유의 소설이 번역되었네, 관성적인 호기심으로 책을 주문했다. 내가 에로티시즘의 대가를 우습게 봤던 거지. 그리하여 방심한 나는 <눈 이야기>의 전반 몇 페이지에 카운터펀치를 맞고 나가 떨어졌다. 구체적으로는 내 기준으로, 내가 지금껏 읽은 범위 안에서 가장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에 완전히 홀렸다. 곧이어 우와,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면 절대로 출간 불가능했겠구만, 아니, 번역된 것도 용타- 감탄했다. 게다가 자전적이라지 않나. 2019년 서울이면 여혐에 아동성애에 어쩌고저쩌고 사회적 사망 선고를 받아도 백 번은 받았을 텐데 행인지 불행인지 바타유는 프랑스인이고 반세기 전에 죽었고 국내에선 비인기 작가다. 혹자에게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당대에 사르트르가 바타유를 향해 미친놈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전례가 있다.
<눈 이야기>는 바타유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고 두 번째 소설 <하늘의 푸른빛>은 7년 뒤에 출간됐다.
<눈 이야기>에는 수잔 손택의 에세이가 부록으로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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