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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五車書)
- 다섯 수레의 책
5417 bytes / 조회: 82 / 2023.11.18 23:12
특성 없는 남자ㅣ로베르트 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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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는 완역을 기다린 책인데 북인더갭판으로 읽을 줄 알았더니 갑자기 여러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면서 다양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이 장편 소설이 독자에겐 불운하게도 미완이라는 것이다. 

 

책 소개 중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걸작', '사유하는 주인공, 에세이즘의 탄생'이라는 표현이 눈에 띄는데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지만지)을 완독한 후 느꼈던 감상이 딱 이랬다. 

 

'생도 퇴를레스'를 읽을 때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왠지 모를 불편한 기분이 따라다녔는데 아마도 그 기분의 정체가 '모던modern'이었던 듯 싶다. 난해하지 않고 생소한 것. 그게 내가 느낀 '무질 식 모던(Musil's modernism)'이다.

무질의 소설은 카프카처럼 뒤통수를 강력하게 두들기진 않았지만 대신 손톱끝 거스러미처럼 무의식을 계속 끌어당기는 중력이 있다. 성가시고 불편해서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는 어떤 것, 그런 게 무질의 소설에 있다. 

20세기 초의 모더니즘이 21세기에도 여전히 모던할 수 있다는 건 결국 무질 개인의 문학적 성취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 소설은 국내 번역서를 읽고 영어 원서를 샀다. 독어를 모르니 어쩔 수 없다. 

 

개인 감상이지만, 생도 퇴를레스는 홀든 콜필드의 모더니즘 버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두 소설을 가볍게 비교하자면, 사춘기 독일 남자애와 미국 남자애의 혼란과 방황 쯤일까... 한 사람은 학교 안에서, 한 사람은 학교 밖에서 겪는 풍파를 비교하며 읽어도 재미있겠다. 

- 무질이 오스트리안이니 퇴를레스도 오스트리안이겠지만 무질이 문학을 했던 주무대가 독일이어서인지 (나는) 심증적으로 퇴를레스가 독일인처럼 느껴진다.

 

대개 모더니즘 문학 3대장으로 '율리시스', '잃시찾', '특성 없는 남자'를 꼽는데 재미있는 건 호밀밭의 홀든 콜필드를 율리시스의 블룸 버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다.

- 정확한 내용이 궁금해서 검색했는데 '해석' 출처를 못찾겠다...........헐;...... 난가???

만약 나라면 짐작컨대 아마도 블룸(율리시스)이 더블린을 하루 동안 돌아다니며 겪는 온갖 경험과 홀든 콜필드(호밀밭의 파수꾼)가 사흘 간 뉴욕을 돌아다니며 겪는 온갖 경험을 연관시켜 블룸 버전 홀든 콜필드라고 자해석했나 봄. 둘 다 읽은지 오래돼서 기억이 희미한 건 그렇다 치고 내 생각인지 남의 생각인지도 헷갈리다니 마치 표절 작가의 변명 같네--

 

이 책은 풍자가 아니라 확실한 공식이다. 고백이 아니라 풍자다. 심리학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사상가를 위한 책이 아니다. 쉬운 책도 어려운 책도 아니다. 그것은 독자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나열할 필요 없이, 어떤 책인지 알고 싶다면 직접 읽는 것이 최선이다. 작가인 나를 비롯해 타인의 판단에 맡기지 말고, 직접 읽기를 권한다. 

 

_로베르트 무질

 

 

 

『특성 없는 남자』를 샀는데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 얘기만 잔뜩 했다. 어쩔 수 없다. 안 읽은 책을 얘기할 순 없으니ㅎㅎ


/

리뷰와 썰과 오거서의 차이가 뭘까. 

게시판의 방향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좀 해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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