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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五車書)
- 다섯 수레의 책
6396 bytes / 조회: 84 / 2024.07.29 14:30
또 도서관


오전 일찍(8:30) 집에 들이닥친 S가 침대붙박이인 나를 내려다보며 '도서관 오픈 몇 시냐'고 묻는다.

'9시일걸' 하니 빨리 일어나서 준비하라고. S네 거주지역 관내 도서관 중 한 곳이 자체 이슈로 대출기한 100일 행사를 하는데 그게 오늘부터라는 거다. 여기까지 보면 친구의 책 대출 때문에 S가 서두른 것 같지만 그럴리가. 도서관은 경유지일 뿐, 오늘 S의 일정에 나도 같이 가자는 게 진짜 이유임.

여하튼.

도서관에서 책 빌리는 게 막 그렇게 오픈런 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중얼중얼 주섬주섬 책을 담을 가방을 챙겨 도서관으로...(가방 사진을 안 찍었네 아쉽)

 

그리하여 온라인서점 장바구니와 보관함에서 뽑은 리스트로 대출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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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툽에서 드라마 '파친코' 시즌2 예고편을 본 김에 원작이 궁금해서 합본 파친코도 리스트에 넣었는데 하루 전에 이미 대출되어 아깝게 놓쳤다. 생각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역시 드라마 시즌2 예고편의 영향인 건지. 이동진 평론가의 추천으로 최근 핫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도 하루 차이로 이미 대출 중. 이 책은 다른 도서관에서라도 대출해서 읽을 생각이었는데 내 바운더리 내 도서관 수 곳에서 '대출 중'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러니 더 궁금하잖슴? 간발의 차로 책을 놓치고 아까워 발을 동동거리니 S가 책을 사라고 쿨하게 한 마디. 사는 건 문제가 아닌데 승부욕이 끊는 게 문제다.

 

'자화상의 비밀'은 예전에 두 번 대출했으나 두 번 다 완독을 못 하고 반납했고 사야겠다 했던 책인데 2전 3기라고 이번엔 대출기한이 넉넉하니 드디어 완독할 수 있겠다. 폴 오스터의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도 두 번째 대출.

 

이번 주에 한 번 더 도서관에 가서 책을 털어올 계획임. (이미지 추가 예정)

별개로 먼 데서 오신 귀한 손님의 가이드 노릇을 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지난주에 대출했던 도서관 책은 대출기한 연장 확정임.

 

-

 

 

 

'박경리' 작가에 관하여 잡솔

 

박경리 작가의 신간 소식을 도서관 신착칸에서 접한 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놀랍고 즐거운 우연이었다.

집에 와서 온라인서점에서 찾아보니 다산책방에서 박경리 전작 기획을 한 듯하다. 『토지』 전집이 나남과 마로니에북스를 거쳐 다산책방에서 나온 게 우연이 아니었던 모양. 

다산책방은 아마도 다산북스의 소설 분야 임프린트인 것 같은데 (날이 더우니 검색이 귀찮다) 박경리 작가측 저작권자와 독점계약을 했는지 박경리 출간에 소설, 에세이, 시집, 동화에 미발표 유작까지 포함된다고 하니(요건 검색해봄) 작가의 전작에 목말랐던 독자에겐 반가운 소식이겠다. 사실 작가의 명성을 생각하면 세상이 억까하나 싶게 그동안 박경리 문학에 소홀했던 출판계라 좀 많이 늦은 희소식이다. 


『토지』 관련 흥미로운 또다른 소식_ 고흐의 그림으로 표지를 채운 고흐 에디션이 알라딘에서 펀딩 중이다. 흥미로운 기획이긴 한데 내게 토지가 없었던들 선뜻 구입 결정을 못 했을 것 같은게 개취로 토지와 고흐 조합이 좀약간 무근본 느낌이라...

 

사실 바로 얼마 전에 M과 박경리 소설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은 아니고 일방적으로 나 혼자 떠든 적이 있었다. 고흐 에디션 얘기를 하던 중이었는데 토지 전집을 이미 갖고 있지만(M이 사줌) 고흐 에디션 살말 마음이 1:9인 이유는 3,4,5 부가 대하소설 '토지'의 1/n을 담당하는 것으로는 의미가 있겠으나 문학 자체로만 보면 문제가 좀 많다 왜냐면ㅡ 이라고 내가 블라블라종알종알 얘기했고, 그에 M이 오류를 수정하지 않는다는 얘기냐고 물었고, 그에 내가 소설 속 오류에 대해 몇 가지 예시를 들고 오류를 수정하기엔 일단 작가가 사망했고 어쩌고 저쩌고... 대강 뭐 요런 내용. 

 

『토지』얘기가 나온 김에. 

소설을 읽을 당시에도 그랬지만 4부에 등장하는 몽치(박재수)는 등장 분량에 비해 캐릭터나 인물이 가진 서사의 체급이 워낙 커서 (나는 김환 다음이라고 봄) 따로 떼어내 단독으로 다루었어야 하지 않나 여전히 아쉽다. 덧붙이면 『토지』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인물은 김환과 몽치인데 두 인물의 공통점은 열 페이지를 못 채우는 분량과 적은 분량에도 압도적인 존재감과 서사다. 작가에게 좀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작가가 오직 문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었더라면 박경리 문학은 훨씬 더 풍성하고 다채롭고 모던해졌을 것이라 감히 단정하는 이유도 김환과 몽치가 꽃 피우지 못한 서사에서 기인한다. 

 

다산의 박경리로 돌아가서.

어쨌든 반갑고 기대되는 기획이다. 기존 서점가에서 읽을 수 있었던 박경리 소설은 '가족통속막장극'에서 벗어나지 않은 탓에, (개인적으로) 작가의 사적 경험이 그의 문학 세계에 얼마만큼 영향을 끼치는가의 전범으로 인식되던 대표적인 작가가 박경리였는데 이번 기회에 작가의 전작을 두루 살펴 읽으며 작가의 세계를 좀 더 다채롭게 조망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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