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찍은 건 1월 초인데 갑자기 바빠져서 방치했던 짤들.
커피와 전신욕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재일교포)사촌언니가 연말에 챙겨준 커피와 입욕제.
맥심 인스턴트 커피.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상품을 잘 만드는(=사고 싶게 만드는) 일본의 포장 마케팅.
맛은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인스턴트 블랙 맛.
약용입욕제 '숲의 숨결'.
삼나무향과 히노키향 2종으로 두 통 쓰고 두 통 남음. 중요한 건, 향의 차이를 크게 못 느끼겠음요.
오른쪽의 나홀로 복숭아도 원래는 여섯 개였으나 다 쓰고 한 개 남음.
'약용'이어서인지 향은 쫌... 천연보다 합성 향이 더 향기로운 것처럼, 입욕을 끝내고 물을 뺀 후 욕실에 들어가면 왠지 물청소를 한번 해야될 것 같은 뭔가 찜찜한 향내가 난다.
(위) 온천여행. 생약엑기스 배합이라고 써있다.
(아래) 꽃의 향. 역시 '약용입욕제' 문구를 볼 수 있음.
약용입욕제를 선호하는 게 일본의 트렌드인지 단순히 언니의 취향인지는 미처 물어보질 않아서...
'온천여행'.
제품박스 겉면 마지막 줄(왼쪽 첫번째 줄)에 '마음과 몸을 상쾌하게'라는 문장이 있다. 우리는 대개 '몸과 마음을' 이라고 쓰는데 이처럼 관용적으로 쓰는 일본어 표현 중에 우리와 표기를 반대로 쓰는 경우가 제법 많다. 이를테면 우리는 '왔다가 갔다가'를 일본은 '갔다가 왔다가(行(い)ったり来(き)たり)'한다던지... 갑자기 떠올리려니 다른 예가 더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그렇다.
포장에 유후인, 하코네, 아리마 등 일본 유명 온천 이름이 있는 걸 보니 아마 유명 온천의 느낌을 담은 제품인 듯.
* 혹시나 하여 검색해보니 개 당 500원에 판매하는 최저가 사이트가 있네요. 일본내 판매가는 물어보질 않아서 모르지만 일본 물가를 고려할 때 500원이면 초저렴이지 않을까 해요. 그나저나 입욕 시간이 15분이군요. 전 최소 90분 이상 물 속에서 밍기적대는데... 아는 게 병이라고 고민이네요. 두 시간 넘게 입욕한다는 말을 했을 때 언니가 아무 말도 안 했는데...ㅠㅠ
'꽃의 향'
음, 사족이지만 일제강점기의 영향으로 한때 국어(=우리말)을 쓸 때 명사 사이에 쓸데없이 '의'를 남발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었던 적이 있었다. 언어의 유기적인 특징 탓에 지적만 있었을 뿐 딱히 사회적 차원에서 정화하는 데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만.
왼쪽부터 라벤더, 로즈, 라일락 향.
이건 아직 안 써봐서 실제 저 향이 풍기는지 알 수 없음요.
단체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