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여 만에 홈을 보니 예전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이를테면 자게가 온통 화장품 게시물이라던지...
리스트를 보다가 기함했다. 뷰티블로거도 아닌데 게시판이 왜 이렇게 된 걸까.
그리하여 원래는 책게에 가야되는 것이지만 책부터 시작해보기로 한다.
어차피 책게에 다시 업데이트할 거라 여기선 간략하게.
요즘 읽는 책
1. 도서관책
2. 내 책
책 구입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달에 몇 권은 산다. 그치만 정작 열심히 읽는 책은 도서관 책.
반납기한이라는 강제성이 미루지 않고 책을 읽게 하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대출하는 책은 주로 온라인 서점 보관함 리스트에서 고른다.
읽어보고 취향이거나, 완독하고 싶은데 대출 기한이 되어 반납한 책은 내돈내산 한다.
마틴 게이퍼드의 <내가, 그림이 되다>는 현재 전 서점 품절. 하마터면 책을 못 살 뻔했는데 이 썰은 나중에 책게에서 자세히 풀 예정.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소설
이젠 고인이 된 허수경 작가가 번역한 막심 빌러의 단편소설집.
근데 정작 내가 반한 건 소설 첫 관문에 등장한 파스테르나크 인용. 이 두 줄 문장에 낚여 바로 파스테르나크의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하이쿠 백 개 쯤 읽으면 그 중에 한두 개 마음이 살랑이며 움직이는 시어를 맞닥뜨릴 때가 있는데 꼭 그런 기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에 관한 내 인상은 일제강점기 국내 작가들을 향한 감상과 유사한데 그때문에 그의 소설을 읽는 내 태도 역시 어느 정도 도식적인 면이 있었다. 그리고 기대 없이 펼친 소설에서 우연히 마주친 미학적인 문장에 잠깐 멍했다.
요즘 잘 먹는...
푸라닭 고추마요와 곰표 나초.
한동안 굽네 갈비천왕+시카고피자에 올인했는데 B 덕분에 먹은 푸라닭 치킨 마요.
근데 사진이 왜 저럼;;; 안티인 줄 알겠네;;; 아니고요. 정말 맛나게 먹었어요. 아마도 푸라닭으로 갈아탈 듯 해요.
그리고 곰표 나쵸.
이거 정말 맛있다. 맥주 안 마시는데 나초 때문에 곰표 맥주를 사볼까 고민 중. 하여튼 진짜 맛있음.
블프에 지른...
첫번째 이미지에 다른 장르가 섞여 있는데 오쏘몰 이뮨이다. 이 비타민이 그렇게 좋다던데 뒤늦게 소문을 듣고 구입해봄. 마침 블프 어쩌고 할인받아서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한 듯 싶다. 액상+정제 구성이고 30pcsx2박스인데 10만 5천원인가 결제.
아래 이미지의 지방시는 단체사진 찍을 때 빠진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추가로 찍음.
블프 지름의 경우 포스트할까 말까 고민이 많았는데 우선 자게에 화장품 게시물이 너무 많다고 탄식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나도 양심이란 게 있음. 다음으론 내가 요즘 사찰을 받고 있어서 홈에 글 쓸 때 예전보다 자기검열이 강화되어서.
사찰, 자기검열... 하니 푸코의 <감시와 처벌>이 떠오르는구만. 감시가 무서운 건 처벌 때문이지 않겠음.
내 화장품 소비를 목격하는 M의 호기심은 늘 일관적이다.
그거 바르면 예뻐지냐.
가끔 다른 호기심을 보일 때도 있다.
언제 예뻐지냐.
낸들 알겠냐.
여자의 화장품 소비는 남자의 피큐어 수집처럼 취미로 접근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남자와 달리 인형이 아닌 자신을 대상으로 삼는 차이일뿐. 취미라는 게 원래 돈이 많이 드는 사치가 아니겠는가.
하여튼 오랜만에 화장품 소비였다. 물론 관심 없던 소비를 부추긴 원동력은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감소한 업계의 '할인해주고 더 주는' 기획이 결정적이었고.
그나저나 얼굴은 하나인데 어쩔... 뷰티 브이로그라도 해야 하나 웃픈 상상을 잠깐 했다.
+
홈을 다시 열고 직후에 정치적인 글을 쓰는 것에 관하여 관리자님과 짧게 얘기를 나누었다.
관리자님 의견에 수긍하는 바도 있지만, 그래도 정치 관련 글을 아얘 안 쓰는 건 어려울 것 같다. 내가 먹고 사는 것 어느 하나 정치와 떼어놓고 결정되는 게 없으므로 이건 불가항력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