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실짜장 > 생활의 발견

MBC 드림센터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황실짜장입니다.

양이 아주 푸짐하고, 게다가 맛도 좋고, 양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등등 입소문이 난 곳이라고 합니다.
점심 시간이면 밖에서 기다려야될 정도로 손님이 많아 몇 달 전에는 확장공사까지 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모두 어느 블로그에서 얻은 정보입니다.
그리하여 지난주말 홈페이지 작업을 끝낸 M군에게 "맛있는 짬뽕집이 있다는데 가보자"고 꼬셔서 갔어요.
원래 우리 동네에 단골 중화요리집이 있었는데 주인이 바뀌었는지 주방장이 바뀌었는지 음식이 예전만 못해진 뒤로 발길을 끊었거든요.
대신 요즘은 '홍콩반점' 단골이 되었는데 '홍콩반점'은 짬뽕 전문점이라 가끔 자장면이 아쉬웠던 참에 이거다 한 거지요.
하지만 소문만 듣고 기대가 너무 컸었나 봅니다.
문제는 위생입니다. 위생상태에 대해 말을 안 할 수가 없어요.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마주친 것이 파리였어요. 파리가 얼마나 더러운지는 생략합니다. 이때 나왔어야 했는데. -.-
주문은, 소문난 건 그냥 짬뽕이었는데 주문할 때 잠시 착각하여 삼선짬뽕과 쟁반자장을 시켰어요. 기다리는 동안 다른 테이블로 나가는 그냥 짬뽕을 보니 정말 푸짐하더군요.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단무지와 덜어 먹는 그릇(앞접시)가 미리 나왔는데 오래 되어 얼룩덜룩 변색된 그릇 표면에 음식 찌꺼기가 말라붙은 것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릇 안에는 설거지후 그릇에 남아 있던 잔여 물기가 그릇 내부에 물을 이루고 있고 - 1 티스푼 정도.
일단 그릇을 바꿔 달라고 했어요.
확장 공사를 한 것은 맞더군요. 그런데 식당 내부 인테리어에 엄청 인색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끼는 것도 좋고, 빈티지도 좋지만 그래도 바닥에 붕- 뜬 장판은 좀... 공사를 하면서 테이블엔 신경을 안 쓰셨는지 테이블이 너무 낡아 행주로 닦았는지 안 닦았는지 구분도 잘 안 되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음식에 대한 기대가 저만치 멀어질 무렵 드디어 음식이 나왔습니다.
사진은 삼선짬뽕입니다. 사진에선 규모? 가 제대로 표현이 안 됐는데 실제로 보면 시각적으로도 푸짐한 양이 확 다가옵니다.
저, 질보다 양 원츄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질이 기본은 해줄 때 얘기지요.
짬뽕의 주재료인 오징어, 홍합은 오래 됐고 홍합은 해감도 덜 됐고 그래도 명색이 '삼선'인데 굴, 조개, 해삼은 어디에도 없고 대신 홍합과 양파는 아낌없이 켜켜이 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남의 블로그 후기만 보고 위생도 나쁘고 맛도 없는 집에 데리고 간 셈이 됐으니 동행을 보기가 참 민망한 시간이었습니다.
결론은, 누가 제게 물으면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이자 유일한 장점은 가격'뿐'이라고 하겠습니다. 참, 면은 수타면인 듯 했습니다.
가게에서 나오면서 보니 가게 입구에 플래스틱 의자가 줄지어 놓여있더군요. 아마도 바쁜 시간에 대기자를 위한 의자인 듯 했습니다.
첫번째 사진에도 있지만 메뉴판 아래에 연예인들이 '맛있어요' '잘 먹고 갑니다' 사인한 종이들도 붙어 있고요. 어쩌면 단순히 제 취향과 안 맞는 식당이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전 이 식당에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