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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 fine day with photo
11121 bytes / 조회: 854 / ????.06.13 14:01
보수동 헌책방 골목


지난 주말에(토요일) 4박 5일 여정으로 부산에 다녀왔어요.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인데, 4월부터니까 한 달에 한 번꼴로 내려 간 셈입니다.
지난 번과 달리 이번은 중요한 일정이 있었던 일요일 이후 시간이 넉넉해서 올라오는 날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왔어요. 그 중 한 곳이 보수동 헌책방 골목인데 부산에선 나름 지역 명소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보수동에 가본 적이 없어서 이 곳에 대한 기억이나 추억은 없어요.
실은 부산에 내려갈 때부터 보수동에 들러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요즘 제가 SF와 판타지 장르를 모으고 있거든요. 이 장르가 출판계 쪽에선 흥행면에서 불모지인 탓에 좀 뒤늦게 원하는 책을 찾으면 시중에선 이미 품절/절판인 경우가 많아서 최근 부쩍 중고책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결과만 얘기하면 책은 못 구했어요. (한 10년 쯤 기다리면 재간되겠지요 뭐~ ^^;)
중고책 사이트를 이용해도 되지만 눈으로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또 헌책방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고유 정서를 느끼고 싶어 보수동에 다녀온 소감은 시대의 흐름에 밀려나고 있는 한 시절을 본 기분이라고 할까, 밀려나는 시간과 공간들은 왜 모두 (컬러임에도 불구하고)흑백으로 느껴지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고 할까요.


* 헌책방 골목 입구
보수동에 간 날은 수요일이었는데 도로 건너 남포동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것과 달리 헌책방 골목은 전체적으로 한산했어요.






* 우리글방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별 생각 없이 들어간 책방인데 생각지 못한 즐거움을 얻은 곳이에요.
입구가 두 곳인데 우리가 들어간 골목쪽 입구는 여느 헌책방처럼 평범하지만, (미처 사진을 못 찍었는데)도로쪽 입구는 예쁜 북카페 분위기를 풍깁니다.
막상 들어가면 보물 찾기를 하는 기분을 주는 책방이에요. 담을 이룬 책 사이로 꼬불꼬불한 통로를 돌아다니다 보면 일단 계속 나타나는 넓은 공간에 감탄을 하고, 다음으로 양적으로 많은 책에 감탄하게 됩니다. 여기저기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에서 주인의 배려가 느껴지는데, 마찬가지로 도로쪽 입구와 연결된 카페에서도 굳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아도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어요.
이날 기온도 높고 날이 무더워서 각각 아이스 티와 아이스 커피를 주문했는데 맛도 좋고 양도 많고 가격도 싸고... 무엇보다 부부인 듯 보이는 주인분들이 풍기는 인상이 참 좋더군요. 하여튼 전 무척 마음에 드는 곳이었습니다.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했어요. 그럼 약속 시간에 늦어지는 일로 싸우는 일은 없을 텐데요.







- 도로쪽으로 입구를 낸 북카페예요.
우리글방하고 관련된 얘기는 아니지만, 카페 문화만큼은 부산이 서울보다 나은 것 같아요. 메뉴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카페 공간이 넓고 예쁘고, 서비스도 다양하고(서면엔 커피를 시키면 피자를 주는 곳도 있지요), 하루 종일 떠들어도 편안하고...
- 이건 취향인데 카메라를 사용할 때 플래쉬를 쓰는 걸 싫어합니다. NV10이라 조리개를 조정할 수 없어 발광을 금지하고 찍었더니만 실내가 어둡게 나왔어요.

- 헌책방 공간으로 내려가는 계단

- (위 사진) 공간을 아래쪽에서 올려 본 것






-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에요. 천장도 낮고 책상도 낮고 의자도 낮고...
우리가 갔을 때 남자 아이 둘이 책을 읽으면서 놀고 있었는데 꽤 부산하게 돌아다니고 시끄럽게 떠드는데도 주인분이 아무런 제재를 않으시는 게 보기 좋았어요. 다만 아이들이 가기 전에 '책을 함부로 다루면 안 돼' 한 마디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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