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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 fine day with photo
4901 bytes / 조회: 1,057 / ????.01.07 13:12
고양이와 비행하는 방법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묘령이는 앞으로 네 달만 있으면 만으로 4살이 되는 고양이입니다.
집에 가거나 여행이 길어질 때 묘령이는 보통 친구에게 맡기고 가지만 일주일 이내의 짧은 여행일 때는 그냥 데리고 갑니다. 참고로 고양이는 독립적이고 개인주의적이라고 알려진 것에 비하면 은근히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집에 보내놓으면 '나, 버림받았나 봐!'하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탁묘를 하는 것보다 차라리 누군가에 부탁해서 집을 방문, 사료와 물을 챙겨주는 편이 좋은 방법이지요.

애완동물을 데리고 비행기를 타는 방법은 간단한데, 일단 좌석에 함께 타고 가는 것과 화물칸에 싣는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참고로, 기차는 원칙(!)적으로는 애완동물 동반 탑승이 불가능합니다. 만 고양이가 울지 않고 얌전하다면 얼마든지 시도해 봐도 좋습니다. (시도해 본 사람.)
국내선 비행기의 경우 기내 이코노미 좌석의 제일 뒤쪽 두 좌석이 애완동물과 함께 타는 사람에게 할당된 자리입니다. 물론 이 좌석이 차 버리면 그 때는 어쩔 수 없이 화물칸에 태워야 하므로 미리 항공사에 전화해서 문의를 해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고양이의 비행 요금은 얼마일까요? 요금은... 두구두구... 바로...! 케이지에 든 채로 무게를 재서 책정이 됩니다. 즉, 날씬할 수록 요금도 조금이나마 싸지는 거죠. 묘령이는 3.5kg 정도로 케이지 채 무게를 재면 5kg이 안 되는데, 요금은 6~7천원 정도 나옵니다.(김포-김해 노선)
이제 탑승입니다.
동행인이 있을 땐 문제가 없는데 혼자 탑승을 하는 경우 약간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옆에 앉는 분이 애완동물을 싫어하시는 분이면 난감한 경우가 벌어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이 경우 승무원 언니가 적당히 융통성을 발휘해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 번은, 옆에 아저씨 한 분이 앉으셨는데 이 분이 이륙과 착륙 때 묘령이에게 눈을 안 떼고 쳐다보면서 "고양이가 긴장을 안 하네"라고 몇 번이나 중얼거리시더라고요. 아마 고양이의 교감신경이 상당히 궁금하셨던가 봅니다. ^^;;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워 보신 분은 아마 다 공감하시겠지만 녀석들을 관찰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 합니다. 자면서 먹는 꿈을 꾸는지 쩝쩝대기도 하고, 가위에 눌렸는지 놀라서 벌떡 일어나기도 하고 (그럴 땐 제가 더 놀라지만...), 내가 우울해하면 얼굴을 들이밀고 위로해주기도 하고, 놀리면 삐져서 하루 종일 등 돌리고 앉아서 침묵 시위를 하기도 하고.
하여튼 골고루 다 하는 녀석입니다만, 그 중에도 제가 가장 신비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녀석이 사색에 잠길 때입니다.
가끔 묘령이는 혼자 깊이 생각에 잠길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정말 '사색하는' 포스가 느껴져요. 게다가 어떤 때는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다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은지 쪼그만 녀석이 가슴과 어깨까지 들썩이면서 한숨을 푸욱- 내쉬기도 합니다. 정말 사람처럼 푸욱- 내쉽니다. 그럴 때면 이 녀석은 무슨 생각을 저렇게 골똘히 하는 걸까. 녀석도 사유(思惟)라는 것을 하는 걸까...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본의아니게 녀석의 사색을 방해하곤 합니다. "묘령아~" 부르면서 말입니다.
저번에 잠깐 언급했는데, 묘령이는 아무리 바빠도 이름을 부르면 반드시 달려와서 제 얼굴을 보여주는 의무감이 충만한 녀석입니다. 개인 용무(;;)가 바빠서 달려올 수수 없으면 하다 못해 소리를 높여 대답이라도 해 줍니다.
그런 녀석이 생각중일 때만큼은 자기를 부르면 꼬리만 흔들뿐 방해하지 말라고 귀찮다는 눈치를 줍니다. 하지만 이건 드문 경우이고 역시 대부분의 경우 기꺼이 생각을 멈추고 나와 눈을 맞춰줍니다. 그리고 "아우웅~?(왜?)"하고 대꾸해줍니다. 그런 이유로 녀석에게 인간의 언어를 가르친다면 제일 처음 제가 묻고 싶은 것은, "너도 생각할 때 방해받으면 싫으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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