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제 근황의 모든 것 > 생활의 발견

갑자기 사라졌던 감나뭅니다.
지난 여름, 제 행적이 아래 사진 두 장에 모두 담겨있어요.

알고보면 제가 '포도밭 그 처자'였다는... 후후훗-

↑ 청개구리를 찾아보세요~

사연을 요약하자면 지금까지 해당지역에 사는 분께 포도밭을 맡겼는데, 작년 추석 수확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그 분(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하우스를 맡기지 않고 그때 그때 놉을 주고 제가 직접 관리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여차저차... 복잡하다면 복잡하고 단순하다면 단순한 과정을 거쳐 수확을 앞두고 제가 직접 포도를 따러 내려가게 됐습니다.
결론만 정리하면, 제가 '평생 했던 노동을 다 합친 것보다…' 라는 비유를 드는 것이 억울할 만큼 실컷 일하고 왔습니다.

애초에 수확하면 저랑 주변사람들이 먹을 생각에 농약을 아예 안 치고 되는대로 했더니 포도 익는 게 제각각이에요~;; 원래 제 생각은 '되는 대로, 열리는 대로 내가 다아- 먹겠다'였으나 막상 현실은 또 그렇지가 않더군요.
게다가 약을 친 다른 농가는 보름만에 끝낸 수확을 저희집 포도는 무려 두 달이나 걸렸고 덩달아 저도 일이 늘어나고. 엉엉엉
평소 수확량의 절반 밖에 나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무농약이라 당도나 맛은 두 배라고 주변에서 감탄이 자자했어요.^^
수확하면 다방회원분들과 나눔 계획이 있었는데 배송이 여의치않아... 내년엔 힘써 볼게요. ㅠㅠ
참, 내년엔 거봉을 한 번 심어볼까 계획도 있어요. 아직은 계획만...

여튼 수확 후 '바라'(판매상품으로 쓸 수 없는 하품. 이번 기회에 농사 관련 여러 표현들을 많이 배웠습니다)는 삶아 먹고, 식초로 담그고... 등등 하려고 몽땅 챙겨왔습니다. 
그 과정을 잠깐 공개하면, 일단 부산에서 깨끗하게 세척한 다음 일괄 1.5kg씩 지퍼백에 담아 1차 냉동시킨 다음, 20kg용 스티로폼 박스에 12개씩 담고, 총 18박스 324kg을 택배로 배송하고 저는 당일 오후 집으로 상경, 이튿날 점심 무렵 집에서 냉동고와 포도를 두 시간 간격으로 차례로 배송 받았어요.
이상, 포도와 함께 한, 개인적으로 잊지못할 대단한 여름이었습니다.



업소용 냉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