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브래드버리 <시월의 저택> > Review

본문 바로가기
Login
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Review
-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2288 bytes / 조회: 3,906 / ????.10.15 22:29
[도서] 레이 브래드버리 <시월의 저택>


20181015222359_6bbf3b90157370d000c0de3c930d6b18_eenc.jpg

 

읽은 지는 좀 됐는데, 뭐랄지... 좀 묘한 소설이다.

감상을 막 쓰고 싶기도 하고, 막상 쓸 게 없는 것도 같고.

결국 '쓰자, 감상!' 하고 창을 띄우긴 했는데 역시나 난감하다.

 

레이 브래드버리의 소설을 읽는 동안 가장 지배적으로 머리속을 채웠던 생각은 '자신을 안 꾸미는 미인'.

가끔 그런 연예인이 있다. 너무 예쁜데, 참 예쁜데 근데 왜 저렇게 미모를 낭비할까 싶은.

 

작정만 하면 얼마든지 독서의 쾌감을 줄 수 있는 작가가 도통 그럴 마음이 없다.

정작 브래드버리는 이 소설을 쓸 때 굉장히 즐거워했을 것 같다. 익숙한 서사의 길을 가지 않고 펜 가는 대로 마음껏 썼다는 의심이 드는 이 소설은 까놓고 스토리랄 것은 없고 문장만 있다.

서사가 없는(부족한) 글은 문장을 쫓아가기가 힘들다. 이정표만 가득하고 길은 없는 사막을 걷는 기분이랄지.

그런데 가끔 발견하는 오아시스가 또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오아시스에 속아서 맥락 없는 사막을 또 걷는 거지.

  

때려칠까, 읽자, 때려칠까, 읽자... 끊임없이 반복하다 그럼에도 결국 완독에 이르게 했던 동력은 의심의 여지 없이 세시와 톰이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과연 만나게 될까 확인하고픈 오기가 결국 책을 끝까지 읽게 했다.

 

환상 소설의 의미가 '실체도 없고 맥락도 없고 이벤트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꿈'이라면 이 소설은 제대로 환상소설이 맞다. 작가의 머리 속에서 (독자가)길을 잃는다는 의미에서 알레한드로의 <수면의 과학>이 떠올랐다. 

 

 

* 댓글을 읽거나 작성을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Total 349건 7 페이지
Review 목록
번호 분류 제목 날짜
259 영상 헌터 킬러 Hunter Killer(2018) ??.12.18
258 영상 보헤미안 랩소디 ??.12.17
257 영상 변혁 <상류사회> ??.10.15
도서 레이 브래드버리 <시월의 저택> ??.10.15
255 영상 베니스의 상인 The Merchant of venice ??.07.21
254 영상 독전(毒戰) : Believer 혹은 Drug War 4 ??.06.27
253 영상 타임 패러독스(Predestination, 2014) 스포가득 ??.06.17
252 영상 스파이 브릿지 'Bridge of Spies' ??.05.18
251 영상 레드 스패로 'Red Sparrow' ??.05.14
250 영상 걷기왕 / 브릭 맨션(Brick Mansion) ??.04.09
249 도서 안톤체호프처럼 글쓰기 /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 ??.03.02
248 영상 이웃집스타/기억의 밤/킹 아서/저스티스리그 2 ??.01.13
247 영상 내부자들 (Inside Men : the original) ??.11.11
246 영상 마블 몇 편 4 ??.10.31
245 영상 게리 쇼어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Untold)> ??.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