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정말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주연 : 김원희, 정준호, 고은아
등장인물의 캐릭터에 기대어야할 이야기가 등장배우의 캐릭터에 기대었으니 어디서 본 듯한 영화의 짜집기를 보는 기분. TV단막극용으로는 딱인데 왜 굳이 돈 들여서 극장용으로 만들었을까 궁금.
만남의 광장 주연 : 임현식, 임창정, 박진희
그렇고 그런 코미디겠거니 하고 봤는데 대박. 이 영화의 주연은 누가 뭐래도 이장님(임현식)이다. 여느 코미디가 그렇듯이 이런 영화는 캐릭터가 중요한데 이장님은 물론 '저런 꼴통을 봤나'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는 영탄(임창정)의 캐릭터도 좋다. 몇 장면에서 언뜻 보여지는 블랙코미디의 냄새 때문에 최근 한국 코믹 영화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어쨌든 난 좋았다.
리턴 주연 : 김명민, 유준상
의학스릴러인데, 사실 이 정도의 트릭이나 반전은 이제 너무 흔해져서 새로운 재미를 기대했다면 실망한다. 트릭 자체보다는 이야기에 기대었으면 더 좋았을 걸, 아쉬운 생각이 든다. 의학스릴러라는 긴장감과 관객을 속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개연성이 부족한 장면이 몇 있다.
황진이 주연 : 송혜교, 유지태
한 마디로 할 말이 정말 많다가, 다음 순간 할 말이 정말 없어지는 영화.
1. 무슨 영화가 이렇게 긴가...
2. 원작을 읽어보지 못해서...
3. 작가는 소설 속의 인물들을 지나치게 아껴서는 안 된다. 감독도 마찬가지다. 감독이 배우를 동지섣달 꽃 보듯이 하면 어찌 하나. 영화 속, 기생년을 그리 어렵게 품는 사또와 뭐가 다른가. 한낱 여배우를 어찌 그리 귀하게 다루시던지. (영화 홍보를 하면서 감독님왈 '송혜교씨의 청순함은 여전히 안전하다' 라고 하셨던가...)
결론은,
황진이는 기생이고, 기생이어서 유명한 인물이므로 황진이를 이야기하려면 기생 명월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데 영화 <황진이>에는 기생 명월이 없다. 당연히 영화가 재미없고 지루할 수 밖에. 차라리 '황진이'를 빼버리고 대가집 규수가 기생이 된 사연 정도로 영화를 만들었어도 됐을 것을. 김탁환의 <나, 황진이>를 한 번 더 읽는 것이 나을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