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바보같은 사랑』과 영화『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공통점은 '이런 사람들의 사랑'이 아닐까.
사랑 따위는 사치일 것만 같은 그들도 불륜에 빠지고, 사랑 때문에 미치게 행복하고, 원치 않는 이별 때문에 통곡한다.
이젠 고인이 된 장진영씨의 팬이 된 것은『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보고서였다.
엄마 식당(고깃집)에서 간간히 일 거들며 동네 친구들이랑 노는 게 마냥 신나고 즐거운 백수와 동네 술집 아가씨.
남자는 연애가 하고 싶고, 여자는 사랑이 하고 싶다.
남자는 그 차이를 모르지만 여자는 그 차이를 안다.
그래서 헤어지는 것도, 삶의 터전이었던 곳을 떠나는 것도 모두 '독한' 여자의 차지다.
행인지 불행인지 남자도 여자와 연애만 한 게 아니라 사랑도 했던 것 같다.
약혼녀와 결혼을 앞두고 여자에게 그토록 찌질하게 굴었던 것은 아마도 여자에게 미안해서였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
어두운 술집 앞. 속을 게워내는 여자, 그 여자를 지켜보는 남자.
여기까지 이르면 "연애 참…"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렇다.
연애란, '연애, 참...'인 것이다.
화면 너머로 보기에도 참 힘들게 찍었겠구나 싶었던 영화였다.
해서 이 영화로 어느 영화제에서 그녀가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다행이다 했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해 여우주연상을 휩쓸어도 모자라다 생각했는데 부진한 흥행 탓인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그것이 한동안 안타까웠던 기억이 난다.
올해 들어 안타까운 소식이 연이어 들려온다.
미움과 원망과 저주를 모두 그분에게 몽땅 돌린다.
*포스터 이미지 출처: 네이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