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굿모닝 프레지던트> >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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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3509 bytes / 조회: 5,424 / ????.10.28 22:04
[영상] 장진 <굿모닝 프레지던트>


내용도, 배우도 그닥 끌리는 요소는 없었으나 감독을 보고 선택한『굿모닝 프레지던트』
그런데 막상 영화는 기대했던 장진式 유머는 없고 대신 개콘式 유머가 가득하다.
짧게 평을 하면, <내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중년 버전쯤 되겠다.
줄거리는 알려진 대로, '이순재(임기말년) - 장동건(퇴임 1년전) - 고두심(당선 이듬해)'로 이어지는 세 대통령의 에피소드를 다룬 옴니버스식 구성.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감독의 이력답게 시나리오 보다는 희곡적 특징이 더 돋보이는 대본은 이번 영화에서도 여전하다.
이중 재미있었던 건 퇴임 몇 달을 앞두고 거액의 로또에 당첨되었으나 당첨되면 모두 사회 환원하겠다고 큰 소리친 과거의 이력 때문에 고민에 빠지는 대통령을 다룬 이순재 편이었고, 보통 사람인 남편의 사소한 실수로 정치적 공세에 몰려 이혼 위기까지 몰리는 고두심 편은 좀 지루했다. 에피소드 탓이 아니라 영화가 전반적으로 잔잔하게 흐르다 보니 마지막 고두심 편에 이를 때쯤엔 심정적으로 지루해진다.
장진의 영화는 조연들이 특히 좋은데 이번 영화에서도 주연들보다 조연들의 역할이 돋보인다. 주방장도, 경호실장도, 대통령 남편(임하룡)도 모두 영화에서 보석같은 존재들. (얼마 전부터 내가 볼매!를 외치는 류승용 아저씨도 나온다)
장동건 편에선 북/미/일이 우리 영해에서 군사대치를 하는 정치적 상황을 넣어 나름 긴장감을 조성하지만 영화 자체가 '드라마에 의한 드라마'를 작심하고 있어 이러한 긴장감은 잠깐 지나가는 소나기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재미없지는 않다. 특히 영화속 유머 코드가 익숙하고 쉬워서 중장년층이 보기에도 부담이 없을 듯하다.
실제로 좌석이 거의 꽉 찬 극장엔 중장년 분들이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불편한 상황들이 좀 있었다. 극장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인데 지금 내가 있는 곳이 극장인가, 어느 집 반상회가 열리는 거실인가 헷갈리는 시츄에이숑이 종종 벌어졌다. 뒷 좌석에 앉은 아주머니들이 어찌나 사이가 좋으신지 영화를 보는 내내 배우의 피부 품평부터, 2초 뒤에 나올 상황을 점치는 시간차 공격에, 웃기는 또 어찌나 잘 웃으시는지 개콘 방청석이 따로 없다.
영화를 본 날이 일요일인데, 목요일에 개봉한 영화를 쏟아지는 극찬만 믿고 일요일에 본다는 게 불안하긴 했다.
평점은 3.5/5.0
같이 본 친구는『국가대표』보다 못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 모두 "감독의 네임밸류"에 점수를 후하게 줬다.
영화를 보고 온 날, 엄마랑 통화했다.
"엄마도 극장 가면 스크린하고 대화를 나누세요?"
"아니. 나는 영화 끝날 때까지 한 마디도 안 한다."

요즘은 책이든 영화든 (하물며 화장품도) 후기를 참고할 때 그 후기에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잘 거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후기이벤트 등을 통해 경품을 걸어놓고 개인 블로그, 커뮤니티 사이트에 후기를 올리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이 만연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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