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Cinderella, 2015) >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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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6538 bytes / 조회: 6,875 / ????.07.22 17:21
[영상] 신데렐라(Cinderella, 2015)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릴리 제임스, 리처드 매든, 케이트 블란쳇 

 

 

이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건 감독이 케네스 브래너라는 사실이다. 영국 출신인 이 감독은 natrural born 연극인답게 셰익스피어 희곡을 여러차례 연극무대와 스크린으로 옮겼는데 <환생>으로 한때 내가 가장 좋아했던 배우겸 감독이기도 하다.

(설마 나 모르는 새 인종차별 발언이라던가 도덕적혐오와 관련된 사고를 치진 않았겠지;;)

 

감독으로서 케네스 브래너의 가장 큰 특징은 가능한 훼손 없이 원작에 가장 가깝게 스토리를 재현한다는 것인데 <신델레라> 역시 원전에 충실하게 찍겠다 공언했던 모양이다. 이 원전이 페로의 전래동화인지 디즈니 애니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하여튼...

 

영화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봤던 탓에 감독은 물론이고 출연배우도 몰랐는데 배우의 존재감이랄까 무게감이랄까, 새삼 감탄했던 케이트 블란쳇. 새엄마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케이트 블란쳇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영화에 확 몰입했던 건 역시 배우의 힘이다. 2000년 이전만 해도 멋지고 개성적인 연기에도 불구하고 외모와 화제성 때문에 캐스팅이나 영화제 시상에서 밀려났다는 소문이 곧잘 들려서 마음이 아팠는데 그사이 상복도 터지고 필모도 잘 쌓고 있는 것 같아 오랜 팬으로 보람이 느껴지는 배우다.

 

영화로 돌아와서...   

엘라의 계모와 콩쥐의 계모, 그리고 백설공주의 계모의 가장 큰 차이는 엘라/콩쥐 계모는 자신의 딸을 위해 - 왕자님 혹은 원님에게 딸을 시집보내려고, 못된 짓을 한다는 거고, 백설공주 계모는 순전히 자신의 욕망 때문에 못된 짓을 한다는 거다. 그런 의미로 보면 엘라 계모와 콩쥐 계모는 '엄마의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측면에서 연민이 가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특히 엘라 계모의 경우, 재혼한 남자가 여전히 죽은 전부인을 못 잊고 있으며 전부인 소생의 딸을 자신보다 더 애지중지 아낀다면 눈이 뒤집힐만도 하다. 게다가 못된 짓이래야 기껏해야 하녀로 부려먹고, 파티에 못 가게 하고, 예쁜 발코니창을 가진 운동장만큼 넓은 다락에 가두는 정도이니 연못에 밀어 빠트려 죽이고, 사냥꾼에게 살인청부를 하고 독사과를 먹이는 다른 두 계모의 악행에 비하면 엘라 계모의 못된 짓쯤이야 귀엽게 봐줄만 하다. 그 덕인지 다른 두 계모와 달리 비교적 그 끝도 평화롭다. 엘라의 용서를 받았고 기껏해야 나라 밖으로 쫓겨나기 밖에 더했나. 게다가 철없던 두 딸도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것 같으니 이 정도면 못된 계모의 결말치곤 해피엔딩인 셈.

 

케네스 브래너의 <신데렐라>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왕자'. 백마를 타고 짠! 나타나 예쁘고 착한 여자주인공을 구해주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신분차를 극복해야 하는 계급 갈등과 화친을 위해 이웃나라 공주와 정략결혼을 해야하는 약소국 왕자의 정치적인 입장이 '발단-전개-결말'로 이어지던 기존의 밋밋한 구성에 위기와 갈등을 살짝 보탠다. 그래봤자 말그대로 양념을 치는 정도지만. 어쨌든 이런 차이로 기존 동화에서 주변인물에 머물던 왕자의 역할이 중심인물로 보다 뚜렷해지는데, 매킨타이어가『덕의 상실』에서 정의한 것처럼 '성격'을 역할과 인격의 융합물로 본다면 신데렐라의 왕자는 이웃나라 공주를 마다하고 엘라를 선택함로써 '백마 탄 왕자'의 상징에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남자로서 매력적인 '성격'을 획득한다. 무엇보다 왕자는 엘라를 pretty girl도 beautiful girl도 아닌 'wonderful girl'이라고 부름으로써 엘라에게 동적인 인격을 확보해준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동화를 실물로 구현한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판타지'. 상상이 현실화되는 장면은 언제 봐도 즐겁고 신난다. 호박이 마차로, 거위가 마부로, 재투성이 아가씨가 공주님처럼 변신하는 장면은 말그대로 판타지가 실현되는 현장. 근작인 <토르>도 있지만 역시 케네스 브래너하면 셰익스피어 시리즈가 기억에 남는 탓에 동화적 판타지가 실현되는 이 장면은 더욱 남다르게 인상적이다.

 

재투성이 아가씨가 왕자님을 만나 에버에프터 하는 내용이야 이미 알만큼 아는 거고, 영화를 보는 사이사이 동친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를테면 이런 거.

 

<영화 시작 직후>

나무: 신데렐라와 콩쥐팥쥐가 표절이라고 생각해?

동친: 응. 인물구성이 똑같잖아

 

<아빠가 새엄마 얘길 꺼내는 장면> 

나무: 신데렐라나, 백설공주나, 콩퀴팥쥐나 아빠가 문제야. 재혼을 안 하면 아무 문제가 없잖아

동친: 그럼 아빠만 불쌍하잖아

나무: (안 들림)하물며 여자 보는 눈도 없어요

동친: …….

 

<숲에서 엘라가 왕자와 만나는 장면>

동친: 신데렐라가 안 예뻐

나무: 왕자도 딱히 뭐...


<엔딩으로 가는 막바지>

나무: 날아다니는 저 파랑새는 찌르찌르의 그 파랑새야?

동친: 그건 과잉해석이라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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