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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5627 bytes / 조회: 4,428 / ????.08.20 16:36
[영상] 라스트 모히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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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주년 기념으로 <라스트 모히칸>이 9월에 재개봉한다. cgv 단독이라고 하는데 개봉관, 상영기한이 따로 있는지 모르겠다.

 

You stay alive

I'll find you

no matter how far, how long it takes

 

"살아만 있어요, 내가 당신을 찾을 거니까, 얼마나 멀든 얼마나 걸리든." 이 대사로 호크아이는 지금껏 내게 최고로 멋진 남자주인공로 자리매김했다.

<라스트 모히칸>은 사실 주연배우를 비롯해 조연배우, 스케일, 촬영, 스토리, 주제 뭐 하나 버릴 게 없는 최고의 영화다. 메인 테마의 전주만 흘러도 가슴이 뛰고 날 것의 감정이 펄떡이는 <라스트 모히칸>은 배경음악이 영화의 주제와 녹아들면 그 감동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극치를 보여준다.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의 장편『모히칸 족의 최후』가 원작인데 정작 영화에 대한 감동이 너무 커서 소설은 읽어볼 엄두가 안 나는 아이러니. 원제는 '모히칸 족의 최후'인데 영화만 두고 얘기하자면 국내 개봉작 제목인 '라스트 모히칸'이 내용과 더 잘 어울린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인 의미가 다르다.

 

'모히칸 족 최후의 전투'라는 부제도 있지만 총기와 각종 화력으로 무장하고 미래의 땅을 식민지로 차지하고자 밀고 들어온 영국군과 프랑스군. 그에 맞서는 땅의 진짜 주인 토착 부족민들은 이미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선택으로 분열된 지 오래다. 그리고 영, 프 전쟁에 중립을 선언한 모히칸 족은 그들 싸움에 끼지 않으려고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영국인이지만 부모를 잃고 모히칸 족으로 성장한 호크아이는 추장과 추장의 외아들 웅카스와 함께 이동하던 중 영국군 사령관의 두 딸과 얽히게 된다. 

줄거리를 보면 영국인 백인 호크아이와 영국군 사령관의 딸의 러브스토리일 것 같은데, 물론 그런 스토리도 큰 줄기이긴 하다만 영화는 처음부터 하고자 했던 얘기, 제목 그대로 '라스트 모히칸'이라는 지향점을 놓치지 않는다. 줄거리를 쫓다 라스트 씬에 이르면 자연스럽게 이 영화의 주인공은 호크아이가 아니라 식민지로 전락한 땅의 원래 주인 '모히칸 족'이구나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런 점이 좋았다. 식민지 원주민이 침략자들의 들러리가 아닌 땅의 주인이자 주체로서 처음과 시작에 서있는 것이.

 

헐리우드에서 인디언이 등장하는 영화는 많았지만 인디언이 주인공이 아니라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늘 구설수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늑대와 춤을>이 그랬고, 명배우 말론 브란도는 헐리우드가 아메리카 원주민을 다루는 방식에 항의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부하는 시상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를 꼽으라면 여럿 떠오르지만 국내외 통틀어 단 한 명만 꼽으라면 단연 다니엘 데이 루이스다. 이 배우의 연기는 말이나 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 보고 느껴야 한다. 과작에 가까운 그다지 많지 않은 출연작 중 극중 인물이 아닌 배우가 보이는 영화는 단 하나도 없다. 그러나 메소드 연기의 정수를 보여주는 다니엘 D.루이스의 연기를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다. 몇 년 전 영화판을 떠나 구두수선공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참 놀랍다 했지만 이번에 정식으로 은퇴 선언을 했다고 하니 이젠 정말 이 배우를 더 이상 스크린에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정말 너무 서운하다. 아니 왜요? 구두수선하면서 가끔 영화도 좀 찍어주심 안 되나요? 와이?

 

작년인가 갑자기 부쩍 이 영화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봤는데 오래된 화질이 많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처음 봤을 때 그 감동이 전혀 훼손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새로운 감동이 더해져서 좋았는데 시간의 흐름에도 퇴색되지 않는 이 영화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번에 재개봉한다고 하니 화질이나 기술적인 부분에서 개선이 되었는지 궁금하고 기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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