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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14056 bytes / 조회: 4,315 / ????.08.21 01:58
[영상] 공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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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 감독: 김성훈| 출연: 유해진, 현빈, 임윤아

 

윤아(소녀시대)가 가장 인상적이다. 맡은 캐릭터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연기가. 기대치가 낮아서인지 연기가 좋았다. 

유해진은 기존에 자신이 잘 하던 걸 했고, 현빈은 그냥 막 다 어설프고.

나는 두 시간 동안 내가 뭘 봤나 싶고.

차라리 현빈, 유해진 투톱의 30초 짜리 CF를 보는 게 눈도 마음도 내 시간도 호강이었겠다 싶고.

가끔 궁금한 건데 영화 티저는 누가 뽑는 걸까. 맛보기는 그토록 재미있게 잘 뽑으면서 본편은 왜 다 그 모양일까.

재미있게 뽑는 걸 보면 '재미의 공식'을 모르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분단사회는 그 사회에서 예술하는 시민의 입장에선 좋은 소재다. 분단 국가에서 사는 시민의 사회적 정서는 아무래도 그 기저부터가 다르기 때문. 역시 <쉬리>가 물꼬를 텄나 싶지만 예전엔 분단 상황이 이념적 정치적 도구로만 쓰였다면 97년 이후 영화판에서 분단은 국가에서 개인으로 옮겨와 휴머니즘이 섞이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국가직 공무원이 뛰고 구르고 쏘고 활약하지만 그들이 사투를 벌이는 직접적 동기는 기존의 애국에서 한민족으로, 민족에서 형제애로 옮겨왔다는 얘기. 물론 그 속에 애국도 있다만 적어도 그것이 더 이상은 유일무이한 가치는 아니게 되었다는 얘기.

그래서 나는 분단의 특수상황을 영화의 배경으로 설정했다면 주제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했으면 하고 바란다. 도너스마르크의 <타인의 삶>까지는 안 바라지만 적어도 '북한군' 스테레오 타입은 이제 그만 벗어나야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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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딸 (2017) 감독: 김형협│출연: 윤제문, 정소민

 

예고편을 보면서 깔깔깔 웃었고 예고편이 전부이겠거니 각오했다. 그런데 의외로 본편도 그냥저냥 재미있었다. 어쨌든 하하하 웃으면서 봤으니까.

영혼 체인지가 기본 재미를 보장하는 소재이기도 하지만 역시 윤제문이 역을 잘 살렸다.

<나는 공무원이다>에서도 느꼈는데 이 배우는 찌질하고 소심하고 그러면서 은근 성깔있는 소시민의 생활연기를 참 잘 한다.

뒤바뀐 역할을 '성장'이라는 주제의식과 묶다 보니 기존에 보아왔던 '영혼체인지' 소재의 영화와 그닥 변별점이 없다. 아예 코미디를 하든가, 드라마를 하든가 양자 택일을 했으면 오히려 좋았겠다 싶은데 부녀를 화해시키려고 감동 코드를 넣다 보니 역시나 클라이막스가 산만하고 오글거리고 어색하다. 그래도 썩 나쁘지 않았다. '작은 영화'라는 본분에 충실한 스케일,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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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하루(A Day, 2017) 감독: 조선호│출연: 김명민, 변요한, 유재명

 

제목에 이 영화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일단 이 영화의 장르는 타임루프(Time Loop)물이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아마도 국경없는의사회 소속으로 짐작되는) 외과의사 준영은 귀국일이 하필 딸 하루의 생일이다. 준영은 공항에서 약속장소로 가지만 바로 눈앞에서 딸의 교통사고를 목격한다. 그리고 눈을 뜨는데 영화 시작 부분, 즉 귀국 비행기 안이다. 그런데 꿈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진행되는 상황이 똑같다. 그리고 또다시 교통사고. 준영은 이제 딸을 살리기 위해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지만 아슬아슬하게 비켜간 시간에 매번 눈앞에서 딸의 교통사고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신이 시간의 무한 루프에 빠졌음을 깨닫는다. 그런데 준영처럼 타임루프에 빠진 사람이 사고현장에 더 있다. 앰블런스 운전기사 민철이다. 민철은 사고접수를 받고 현장에 왔다가 사고차량 택시에 자신의 아내가 탄 것을 발견한다. 이제 두 사람은 각자 딸과 아내를 살리기 위해 협력하지만 역시 시간이 모자라다. 그 와중에 준영은 택시기사와 민철과 자신이 과거의 악연으로 얽혀 있음을 알게 되고 비로소 딸의 죽음을 반복해서 목격하는 무간지옥에서 빠져나오는 해답을 찾는다.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나쁘지도 않은 영화. 타임루프물인 만큼 같은 상황이 여러차례 되풀이되지만 의외로 지루하지 않았던 걸 보면 영화 속 속도감이 제법 훌륭했던 것 같고, 타임루프에 갇힌 인물을 1+1+1로 배열해 세 사람의 인과를 삼각형의 꼭지에 놓은 것도 영리한 발상이었다.

브라운관에선 반짝반짝 빛나는 김명민의 연기가 왜 스크린으로 오면 평범해지는지 여전히 불가사의이고. 반면 변요한이 스크린과 합이 잘 맞는 것도 발견했고. 최근 종영한 드라마 <비밀의 숲>으로 유명세를 얻은, 하지만 영화 개봉 당시만 해도 무명이었던 유재명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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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 Rogue-Nation (2015)

 

이번 불가능한 임무는 "베엔지이~" 로 시작해 "아이구 벤지야" 하다 "오, 벤지!" 부르다 끝났다. 누가? 내가.

이번 M.I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일사. 전성기 때 애슐리 주드를 떠올리게 하는데 분위기도 비슷하고 닮았다. 딱 미국적인 느낌? 그게 뭐냐고 묻는다면 글쎄라고 밖에는...;

어쨌든 일사는 멋졌고 계속 나올 것 같다 싶더라니 18년 개봉 예정인 6편에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반면 제레미 레너는 마블 시리즈로 스케줄이 꽉 차서 빠진 것 같고. 웬 헨리 카빌? 악역인가? 설마~ 했더니 아마 제레미 레너가 빠진 자리에 투입되는 듯 하다.

실컷 썼는데 영화 얘기는 없고 배우들 얘기만 잔뜩...;

영화 얘기를 좀 해보자면, 배우가 나이드는 건 멋있고 매력적인데 캐릭터가 나이 먹는 건 어떻게 봐야하나 당황스러운 전개가 곳곳에서 튄다. 이든 헌트 답지 않게 질척대고 미련 많고 하지 않아야 될 실수를 하고 판단력도 흐리고. 무어 그것까지 다 포함한 게 이든의 능력이지만(이든에게 유리하게 진행된다) 솔직히 주인공이니까...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로그네이션>은 별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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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Secret Agent, 2015)

킹스맨 하면 '해리', 해리 하면 '콜린 퍼스', 콜린 퍼스 하면 '수트'. 영화를 보니 그 의미를 알 것 같다.

<킹스맨>을 본 후 깨달은 게 있다면 '영화도 유행이 있다'는 것.

이 영화가 한참 세간에 화제일 때 보지 않았던 나는 당시엔 그 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했고(당연하지), 이제 곧 2편이 개봉될 마당에 혼자 1편을 보려니 뭔가 김이 좀 샌다고 할까.

가끔 TV예능에서 들리던 배경음악이 <킹스맨>의 OST인 걸 이제야 알았다는 것도 웃기고. 그 사이키델릭한 기계음이 나올 때 나만 "뭐여"71.png 한 거라니. 그런 거라니.

 

콜린 퍼스는, 이 배우는 어떤 역을 맡아도 콜린 퍼스구나 싶다. 필모를 보니 그의 출연작 중 내가 제일 처음 본 영화는 <잉글리쉬 페이션트>인데 조연이어선지 기억 안 난다. 주연작 중 제일 처음 본 영화는 <피버 피치>인데 역시 기억 안 난다. 주연인데 왜 기억 안 날까 궁금해서 이미지를 찾아보니 기억 못 하는 게 당연했다.71.png

그럼 콜린 퍼스라는 배우를 내가 제일 처음 각인한 영화는 뭘까? 역시 <브리짓 존스의 일기>다.

 

왜 갑자기 배우의 필모 타령인가 하면, 내게 콜린 퍼스는 맡은 배역과 작품 배경에 상관없이 언제나 브리짓 존스의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연인 '마크 다시'로 보인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다. 이 영화를 보고 너무 좋아서 그가 '미스터 다시'로 출연한 영국 TV미니 시리즈 <오만과 편견> 6부작도 찾아봤을 정도. 그래선지 콜린 퍼스가 마이크 앞에서 울렁증을 가진 대영제국의 왕이든, 우산을 들고 '매너가 남자를 만든다'고 멋드러지게 읊든 나한텐 언제나 마크 다시처럼 보인다. 다른 게시물에서 매소드 연기의 달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언급했는데 연기론에서 그 대척점에 있다고나 할까. 대체할 수 없는 캐릭터를 가졌다는 건 어쨌든 배우에게 큰 자산이다.

 

2부 제작 얘기가 찌라시처럼 나돌 때 콜린 퍼스도 나오냐는 질문이 가장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이건 아마 우리나라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었던 듯. 죽었던 사람 살려내는 거야 헐리우드 장기 아냐? 했는데 역시 영화를 안 봤으니 저런 무식한 소리도 할 수 있는 거였다. 아니, 감독님? 어쩌자고 그렇게 인정사정 없이 머리에다 대고 총을 쏘게 하셨나요? 해리가 사망하는 장면만 보면 제작사는 2편을 제작할 생각이 전혀 없었거나 혹은 생각이 있었더라도 해리를 빼고 가려고 했던가 였던 것 같다. 뭐 하여튼 그랬던 게 아닐까 싶다. 그만큼 가차없이 시간차 없이 '탕!' 쏜다.

 

음. 영화에 대한 얘기가 별로 없는데, 사실 할 얘기가 없다.

<킹스맨>의 성공은 순전히 캐릭터의 성공에 기반한다. 스토리로 들어가면 좀, 총체적인 부실공사가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제작사는 이 영화의 흥행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그닥 높지 않았던 것 같다. 관객의 눈에도 보일 만큼 영화에 들인 공이 그닥 정성스럽지 않다. 무엇보다 영화가 굉장히 자극적이다. 이건 관객수요층에 대한 고려가 약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자극의 코드가 '고어'라는 건데, 심하게 잔인하다. 가젤이 다리를 펼칠 때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세상 멋쟁이처럼 보이던 나팔바지도 유행이 지나면 촌스럽듯, 개봉일로부터 2년이 지나 뒤늦게 영화를 본 탓에 당시의 흥에 어울리지 못한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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