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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9829 bytes / 조회: 4,144 / ????.10.31 02:15
[영상] 마블 몇 편


아픈 김에 집에 틀어박혀 영화 감상 중.

뭘볼까 리스트를 뒤지다가 마블 시리즈 중 빠진 몇 편을 마저 보기로 결정.

다음은 관람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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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데드풀

화장실 유머+하드액션+키치의 향연.

서양식 19금 저질 유머 코드는 그럭저럭 소화하겠는데 신체가 잘려나가고 피가 사방으로 튀는 유혈낭자 고어 액션은 인간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공포영화를 볼 때처럼 분위기를 살피다 적당한 때에 눈을 감거나 화면을 일부 가려가면서 쿠키 두 개까지 간신히 클리어.

웹에서 스파이더맨을 검색하다 동인미 낭낭한 데드풀과 스파이더맨의 브로맨스 2차 창작물을 발견할 때면 귀여워서 막 물개박수를 쳤더랬다. but. 그건 <데드풀>을 보기 전의 얘기고 <데드풀>을 본 지금은, 데드풀과 꽁냥대는 너를 볼 때마다 귀엽다고 응원했던 누나가 미안했다, 피터!

사실 보이스카웃 피터와 악동 웨이드가 친구가 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이는 게 둘 다 무지무지하게 역대급으로 말이 많다. 의미 그대로 헤비 토커.

비록 시련은 있었지만 어쨌든 웨이드는 연인을 사수했고, 암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죽지 않는 불사의 몸도 가졌으니 승자다. 남은 건 그토록 염원하던 스파이더맨을 만나고 어벤저스에 합류하는 건데 이건 영 갈 길이 멀고 험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마블 시리즈 중 가장 취향이 아니었다.

감독이 광고쟁이 출신이 아닐까 싶게 화면이 감각적이고 화려하고 볼거리도 많았지만 문제는 액션이 너무 잔인했다. 적어도 나한테는.

이 한 편으로 기승전결이 꽉 차서 얘기의 완결성을 넘치게 이루었는데 2편이 나온다고 하니 무슨 내용일지 궁금하다. 다만 1편을 찍었던 감독이 하차한 건 제작진의 실수로 보인다. 어떡하든 팀 밀러를 붙잡았어야지. 저질 유머와 구질구질 키치한 이야기를 세련되게 포장한 건 어디까지나 감독의 역량인데 감독을 자르다니. 새 감독은 <존 윅>의 데이빗 레이치라고 한다. 뭐 평화적으로 헤어졌고 카메라 작업은 참여했다고는 하지만 그거야 전략적인 제스처일 확률이 크고. 이래저래 2편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드는 소식들이 들려온다.

솔직히 데드풀은 영화 자체보다 영화 외적인 화제가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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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앤트맨

영화가 끝난 직후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만듦새가 아주 뛰어나다는 거. 마블 솔로 에피소드 중 세 손가락에 꼽을 듯하다.

다만 주인공이... 너무 아재라... 아재한테 유감이 있다는 게 아니라 데이빗 듀코브니를 닮은 얼굴이 휙휙 날렵하게 공간을 가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주제가 가족주의이니만큼 이해는 하지만 아재도 여러 아재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폴 러드는 생김새도 분위기도 지나치게 스탠다드하다는 게 문제. 그러나 이건 내 취향 문제고 본토에선 다를 수도. 어쩌면 그런 괴리감이 앤트맨의 매력 포인트일 수도 있고. 여튼 스토리도 좋고 화면도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봄.

앤토니가 죽었을 땐 그만 눈물 찔끔했다. 마지막까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고 희망한 건 설마 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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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파이더 맨 :홈커밍

역대 피터 파커 중 제일 별로였다. 물론 다른 피터들은 고딩이었고 얘는 14세 중딩이다만 어쨌든 피곤한 건 피곤한 거라.

말포이를 향한 해리 포터 일행의 심정을 절감했달까. "제발 그 입 좀 닥쳐-" 라고 화면을 향해 성질을 부리다 보면 어느 새 엔딩이다. 아들 키우는 엄마 심정을 투어한 기분.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피터가 미국의 아이콘이 된 어벤저스의 수장 스타크에게 인정받고 싶어 고군분투하는 해프닝을 다룬다. 그런데 이 대책없는 십대 피터의 행각이 지나치게 민폐적립형이라 이 캐릭터를 좋아할래도 좋아할 수가 없다는 게 문제. 주인공인 히어로에게 애정이 안 가니 영화에 무슨 애정이 생기겠나. 내가 십대였다면 열광했을지도 모르겠으나 한편 그렇다고 이 영화가 틴에이지 무비는 아니지 않은가. 본토 영화팬들의 감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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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닥터 스트레인지

간혹 웹 커뮤니티에서 '(영드)셜록 홈즈 안 본 눈 삽니다' 운운하는 글을 보는데, 여기 있다. 셜록 홈즈 안 본 눈.

 but not for sale 입니다~! 시즌 끝나면 봐야지 하던 걸 여직 안 보고 버티는데 여하간에.

컴버배치가 출연한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처음인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계속 보고 자꾸 보면 잘 생겨 보이는' 꽃미남 파괴미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도 유효한 모양인지, '우와 특이한 외모!' 했던 감상이 영화가 끝날 때쯤 이르면 "오, 개성적인 외모"가 된다.

영화의 세계관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난해하다. 한번 더 봐야하나 싶기도 한데 어차피 영화에서 읽을 수 있는 세계관이라야 빠른 전개상 생략되고 압축된 것일 게 뻔해서 몇 번 더 본다고 달라질 것 같지도 않고. 차라리 만화나 텍스트를 찾아 읽는 게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효율적이다 싶기도 하고. 어쨌든 세계관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내용과 화면만 쫓아간 거라 고백하건대 실제로 내가 본 건 영화의 3분의 2 정도나 될까.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임 루프를 이용해 지구를 삼키기 직전인 도르마무와 흥정에 성공하고 지구도 구하고 홍콩도 구하고 죽은 웡도 되살리고. 해피엔딩인 건 좋다만 왜? 와이? 에인션트 원이 분명 타임 루프에 빠지면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했는데 근데 어찌하여?

닥터 스트레인지가 비록 에인션트 원의 제자가 되기에 충분한 잠재적인 능력 보유자라고는 하나 관객이 그것을 느끼기엔 그 과정이 지나치게 짧았고, 내용도 충분하지 않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프롤로그 격으로 닥터 스트레인지가 잘나가던 신경외과의사에서 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에인션트 원을 대신해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마법사가 되는 성장스토리이다. 그러나 세계관 설정이 차곡차곡 펼쳐지는 과정은 최대한 축소하고 마법사로 각성한 스트레인지로 곧장 이야기가 쭉 뻗어가다보니 호흡이 빨라 지루하진 않지만 대신 내가 방금 뭘 봤지? 요런 어리둥절한 기분. 시속 200쯤 되는 차를 타면 스릴은 느낄 수 있지만 창밖 풍경은 제대로 볼 수 없는 것과 같달까. 다만 이런 아쉬움도 SF세계관을 좋아하는 내 취향 때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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