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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4 bytes / 조회: 3,340 / ????.12.18 23:59
[영상] 헌터 킬러 Hunter Killer(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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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뱀발부터.

 

1895년 뤼미에르 형제의 첫 무성영화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1927년 워너Bros의 '재즈싱어'가 본격적으로 유성영화의 시대를 열었으니 영화 역사가 길게는123년, 짧게는 91년에 달하는데 어찌하여 영화 포스터는 발전이 없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 아니, 그냥 모를 일이다.

기록사진으로나 볼 수 있는 단성사 벽화랑 차별점이 없는 2018년 개봉작 <헌터 킬러>의 포스터는, 좋게 말하면 클래식하고 나쁘게 말하면 식상하다. 한마디로 포스터에 눈길이 안 간다. 덧붙여 왠지 부끄러운 '절찬상영중'...71.png

근데 이런 불평이 무색하게 포스터 지면을 가득 메운 저 많은 문구 중 어느 하나 틀린 게 없다. 저중에 하나를 뽑자면 바로 이것, "압도적인 몰입갑! 보는내내 긴장감 최고!"

시쳇말로 넋놓고 영화에 몰입하다 염통이 쫄깃해지는 순간이 지뢰처럼 등장한다.

주연은 <300>의 "스파르트아아!" 지르던 제라드 버틀러. 의도하고 계산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연기가 섬세하지 않고 투박한데 나중엔 그조차도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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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후 M한테 적극 추천했다. 어떤 영화냐고 물어서 "델타포스+붉은10월이야" 라고 설명했다.

솔직히 제목만으론 장르를 짐작하기 힘들다. 헌터 킬러라니, 스나이퍼 영화인가 애니극화인가 헷갈린다. 물론 밀덕은 제목을 보는 순간 잠수함을 떠올렸을 것 같지만.

 

내용은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해군 제독의 쿠데타로 자국 해군기지내에 감금되고 제독은 전쟁을 일으킬 명분을 만들기 위해 근해에서 격추된 미/러 잠수함을 이용해 덫을 만든다. 미국 펜타곤은 본국 잠수함이 실종된 지역으로 공격형 잠수함 헌터 킬러를 보내고 헌터 킬러의 함장 조 글래스는 실전에서 다진 감각과 판단으로 상황을 장악해나간다. 와중에 네이비씰 대원 네 명은 러시아 대통령을 구출하기 위해 본진에 잠입한다. 작전은 인질이 된 러시아 대통령을 구출해 헌터 킬러에 승선하는 것.

 

전체적으로 설정 과잉이다 싶은 전개도 있고 의외로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전개도 있는데, 러시아 내정에 미국이 개입하는 상황은 영화적 오락성을 감안해도 패권주의 감성이 오글거린다. 반면 네이비씰이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은 예상을 비웃듯이 현실적이다. 오차 범위 없이 정밀하게 짜맞춘 동선을 따라 착착 완성되는 작전 같은 건 이든 헌트가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할 때나 가능한 거고, 현실은 안 되면 되게 하라도 아닌 안 돼도 한다 정신이다. 작전이고 뭐고 닥치면 그냥 들이박아야 되는 현장이 제법 현실적이다.

 

영화가 중반 쯤 진행되면 '아, 이거 작정하고 만든 밀리터리 액션 영화구나' 싶은 감이 오는데 지루한 지점이 없다. 특히 잠수함 헌터 킬러와 네이비씰 대원들을 오가며 완급조절을 잘한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지휘관의 리더십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판단을 내린다는 건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매순간 판단을 해야 하는데 매순간 옳은 판단만 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마지막 순간 망설이고 움츠러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 하물며 그 판단에 수십, 수백명의 목숨이 달려있다면 판단을 내리는 행위가 당사자에겐 이미 재앙 수준일 거다.

헌터 킬러의 함장 조 글래스는 사관 출신이 아니다. 한마디로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고 현장에서 실전을 겪으며 성장한 군인인데 이런 배경으로 추측할 수 있는 건 조 함장이 변칙적인 작전에 능하리라는 것. 조 함장은 실제로 그렇게 했고 결과적으로 그의 판단이 옳았다. 그렇다. 왕관을 쓰려는 자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리뷰를 쓰다 보니 명장으로서 한니발과 카이사르가 치렀던 전투/전쟁을 정리해보고픈 생각이 든다. 생각만 했는데도 벌써부터 재미있다.

 

해상 밀리터리 영화 중 개인적으로 최고봉으로 꼽는 영화는 <붉은 10월>. 잭 라이언 시리즈로 유명한 톰 클랜시의 소설이 원작인데 잠수함이라는 좁은 공간이 영화 매체의 틀 안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치의 긴장감을 끌어낸다. 특히 클라이막스는 지금 봐도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여담이지만 한때 열심히 모았던 톰 클랜시의 원서는 지금도 책장에 잘 있다. 톰 클랜시 하면 FST(1인칭 슈팅게임) '레인보우 식스'를 빼놓을 수 없다. 어렸을 때 오빠한테 욕먹어가면서 모니터에 코박고 쉴새없이 총을 장전하던 슬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결론은, 오랜만에 남는 앙금 없이 재미있게 본 상업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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