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 김훈 >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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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1967 bytes / 조회: 4,423 / ????.10.23 17:21
[도서] 칼의 노래 / 김훈


잡다한 취향임에도 그 안에 몇 가지 까다로운 요구는 여전히 존재한다. 가령 처세·실용서적, 인물 전기(傳記), 에세이는 일부러 마음을 먹어도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 이야기'나 '- 해라' 등의 마치 인생 지침서 같은 제목을 가진 자기 계발서는 곁눈으로도 잘 보지 않는다. (사실 요즘 베스트셀러 목록을 독차지하고 있는 처세·실용서적 쪽은 고전 중의 고전인 '탈무드' 한 권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지난 여름에 읽었던 '칼의 노래'는 숱한 주위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전기적' 소설이라는 이유 때문에 읽기를 망설였던 소설이었다.

건조한 문체,
아름다운 문장,
행간에 깃든 영웅의 허무, 고독...

어쩌면 문장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난세에 내팽개쳐진 영웅의 허무와 외로움이 지면을 벗어나 내게, 깊숙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에 어김없이 다가온 영웅의 죽음에,
기어이 콧날이 시큰해져버렸다.

<칼의 노래>를 읽는 내내, 읽고 난 후 '한국 문단에 쏟아진 벼락같은 축복'이라는 평에 가감없이 동의했다.
이번 부산行에서 망설임없이 집어든 것도 김훈의 단편 소설집 <강산무진>이다. 역시나 건조한 문체들. 행간을 흐르는 허무한 감정선. 이미 <칼의 노래>를 통해 그의 문체와 문장에 맛을 들인 후라 처음만큼의 감동이나 경외심은 물론 없지만 그것이 작가의 탓도 소설의 탓도 아닌, 단지 같은 작가의 어느 소설이든 먼저 읽은 것과 나중 읽은 것의 차이 정도일 뿐임을 안다.

한동안 '김훈'이라는 이름이 걸린 소설은 무조건적으로 구매하겠구나,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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