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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23:52
부활절 달걀
어제 오늘 받아온 부활절 달걀.
삶은 달걀을 별로 안 좋아해서 1개만 먹고 나머지는 집에 놀러온 동친에게 줬다.
옛날, 친구가 준 부활절 달걀이 너무 예뻐서 책장에 한 몇 달 장식으로 둔 적이 있다.
내가 예나 지금이나 기초상식이 좀 많이 부족한 인간이라.;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상상하는 대로...
그나저나 교회에 일찍 갔음에도 로비에서 어정거리고 놀다보니 막상 대성당에 올라갔을 땐 자리가 다 차서 가운데 열 제일 앞 줄에 앉아서 미사를 봤다. 문제는 부활초를 깜박 했다는 거. 신부님이 '초 안가져왔어요?' 속삭이시는데 정말x100 죄송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일 앞 줄을 차지한 다섯 신도 중 초를 켠 사람은 한 사람 뿐이었던지라...;
하여튼 제일 앞 줄에 앉은 주제에 주보도 없고, 초도 없고, 국악찬송 책도 없고.
여러모로 총체적난국이었지만 어둠이 있으면 빛도 있는 법. 제일 앞 줄에 앉은 덕분에 성수를 가득 맞았다.
(신부님이 사심을 담아 뿌려주셨을지도...)
이래저래 과정은 곤란했으나 미사 보는 내내 무척 기분이 편안했고, 좋았고, 그래서 집으로 오는 길위에서 히죽히죽 웃었다는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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