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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1 bytes / 조회: 1,085 / ????.11.09 16:52
미국 대선을 보며


 

http://www.ddanzi.com/free/140978644

 

마이클 무어가 트럼프 당선을 예상한 글이에요.

자고 일어났더니 트럼프의 당선 유력 기사가 막 쏟아지네요.

::여러부운~ 이명박근혜 9년의 장점을 드디어 찾았어요! 매도 먼저 맞는 놈이 웃는다고, 우리집 다 태우고 이제 강건너 남의 집으로 옮겨 붙은 불을 구경하는 이거슨 쇼타임...?!

 

음.

몇 달 전이던가, 아마 썰전에서 본 걸로 기억해요.

아마;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미대선 공화당 경선의 '트럼프 후보' 얘기 중에, 국내 언론의 트럼프 보도가 너무 희화화에 치우쳐있다. 하지만 미국이 어떤 나라냐. 트럼프가 (경선)유력 후보이고, 자기 지지자가 있다는 건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어요.

위의 링크에도 유사한 내용이 있죠.

56번의 경선과 전당 대회에서 공화당 후보 16명을 물리친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라고.

 

마이클 무어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진보주의자이며 그의 작품 중 제가 본 건 <볼링 포 컬럼바인><화씨911>인데 잘 만든 국내 탐사프로의 영화화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가장 최신작은 <마이클 무어 인 트럼프랜드>인데, 트럼프월드가 아니라 트럼프랜드네요. 제목이 의미심장한데. 재미있을 것 같죠? 그러고 보니 국내 주상복합 중에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가 있죠. 삼순이 남친이 살던 바로 그 곳. 이건 웃으시라고, 그냥 우스개고요.

 

제가 '도널드 트럼프'라는 인물을 처음 인지한 건 미국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를 통해서였는데요. 당시 '리얼리티 TV쇼'라는 장르가 막 인기몰이를 하던 초창기라 다양한 리얼리티 프로가 우후죽순 등장했는데 제 전공과 관련도 있고 그 무렵 가장 재미있게 봤던 프로가 취업 리얼리티인 <어프렌티스>였습니다. 당시엔 저 양반이 미대통령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죠.

 

* 이미지: 마이클 무어 '마이클 무어 인 트럼프랜드, 출처. naver영화

 

 

웹서핑 중 읽은 '민주당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이유는 설명하면서도 힐러리가 트럼프보다 나은 점은 설명하지 못한다'는 문장이 유독 인상에 남는군요.

 

링크의 글에서 무어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유를 다섯 가지로 설명했는데, 사실 2-5번은 결과론적인 얘기죠. 다만 2번에 개인적인 의견을 부연하자면, 백인남성 분노의 방점을 '여성 차별'에 찍은 건 좀 의아하군요. 제 의견이지만 백인남성의 분노는 '여성'이 아닌 힐러리와 월가의 커넥션에 기인한다는 게 더 설득력이 있어보이거든요. 예전에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샌더스 글에도 썼지만 월가 시위(occupy wall street)에서 드러난 WASP의 변화와 균열을 힐러리 캠프가 너무 가볍게 다룬 게 아닌가 싶어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샌더스가 경선에서 선전한 데는 이유가 있죠. 힐러리가 보좌진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응? 뭐지 이 기시감은?) 힐러리 캠프가 제대로 일을 했다면 샌더스와의 경선에서 얻은 경험으로 월가와 거리두기를 했던가 최소한 그런 시늉이라도 했겠지요. 이런 이유로 저는 중산층 백인남성 지지 이탈의 핵심은 힐러리의 '여성性'이 아닌 親월가 행보에 있다고 봅니다. 의미없는 얘기이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샌더스가 당선됐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 다시 생각해도 참 아쉽네요.

 

각설하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무어의 '트럼프 당선 이유 5가지'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은 1번인데, 1번 내용을 간단하게 압축하면 '신자유주의를 포기하고 보호무역으로 가겠다'는 얘기입니다. 트럼프가 경선 과정과 대선 선거 운동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내세운 대표적인 주장을 한 단어로 하면 'made in U.S.A.'인데요, 이민정책, 인종차별, 보호무역이 모두 이 안에 있습니다. 무어의 글에도 있죠. '아이폰을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생산하게 하겠다(feat.트럼프)'.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新自由主義)

국가권력의 시장개입을 비판하고 시장의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시하는 이론. 1970년대부터 케인스 이론을 도입한 수정자본주의의 실패를 지적하고 경제적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출처. 두산백과

 

신자유주의는 한마디로 시장 경제를 무한자유경쟁에 맡긴다는 건데요, 제 기억으로는 신자유주의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 97년 쯤으로 알고 있어요(물론 그 이전부터 대세를 향한 지속적인 흐름은 있었겠습니다만). 그리고 세계 경제가 신자유주의를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21세기 초반 세계 경제의 주류는 신자유주의가 차지합니다. 故노무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의 발목을 잡았던 것도 신자유주의였는데요. 신자유주의 틀 안에서 움직였던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은 진보 진영이 참여정부에 등을 돌리게 했고 나아가 한미 FTA 반대여론과 저항이 거세게 일자 노 전 대통령은 '강대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서 경제적 정치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화문을 통해 토로합니다.

 

장하준은 대표적인 反신자유주의 경제학자로 신자유주의가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07년 이전부터 일관되게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사다리 걷어차기』와『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그의 이런 주장을 담고 있는데요. 이 중 '사다리 걷어차기' 개념을 짧게 설명하면, 먼저 사다리를 올라간 선발대는 후발대가 사다리를 오르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치워버린다는 것으로 특정 소수 집단의 부(富)의 사유화와 독점을 의미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힐러리와 트럼프를 보는 美유권자들의 정서가 '부패한 자보다 모지리가 낫다'였다고 한다죠. 이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소감을 조금 털어놓자면, 전 이번 美대선을 보면서 지난 우리 17대 대선이 자꾸 연상되더군요.

네가 전과14범인 거 알아. 비비큐인지 바베큐인지가 네 꺼라는 것도 알아. 네가 거짓말쟁이에 사기꾼인 것도 알아. 그래서 그게 뭐? 뉴타운 세워준대매? 재개발 해준대매? 전국토에 삽질도 할거래매? 아무렴 무능보다 부패가 낫지않겠어. 그러니, 널 뽑겠어!

제게 지난 17대 대선의 인상은 위와 같이 요약됩니다.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는 실제로 (당시)한나라당 이명박 대선캠프가 참여정부를 겨냥한 프레임이었고, 대다수 서민들이 이에 호응했지요. 그리고 압도적인 다수가 MB에게 대선 승리는 물론이요 옵션으로 거대여당을 안겨줍니다. 저는 한편으론 그런 의문이 들어요. "개돼지 소리에 화가 난다고? 왜? 개돼지를 자처한 게 누군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전 세계 증시가 일제히 요동친다고 합니다. 바로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보호무역을 갑옷으로 둘렀기 때문인데요. 對미 무역 구조가 일방적으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이제 앞날을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지요. 결론은, 투표 잘 합시다.

 

 

 

 

오늘 웹서핑 중에 건져올린 이미지예요.

최초 출처를 몰라 표기는 생략합니다. 출처를 알게 되면 표기할게요.

그나저나 무시무시하네요.

어느 네티즌의 '세계종말 걱정'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니... 아이고 참;

 

최근 국내외 정치를 보면서 새삼 나치즘과 파시즘에 대해 생각하는데요.

21세기에도 여전히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선동의 파급력과 장악력에 살짝 두려움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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