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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6553 bytes / 조회: 928 / ????.12.09 04:57
잠이 오지 않는 밤


잠도 안 오고.

동지는 아니지만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베어내 이것저것 심심풀이를 하고 있어요.

 

남초사이트에서 화제가 된 드라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종영됐다길래 보기 시작했는데, 일단 1회가 재미있어서 全편을 보기로 했어요. 과장없는 시트콤 같은 장면에서 현웃음이 여러번 터졌는데 마지막까지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얘기가 나온 김에, 이거 나만 그런 건지, <푸른 바다의 전설> 이번주 방송을 보는데 前회 내용이 기억 안 나는 거예요. 실은 새 회차를 볼 때마다 앞 내용이 뭐였더라? 왜 기억이 안 나지? 이상했는데, 7회를 보다가 이유를 알았어요. 이 드라마는 매 회 시작과 엔딩에 전생과 에필로그(숨은 장면)을 넣는데 앞뒤를 자르는 만큼 본편 할당량이 줄어들면서 본편 내용이 에피소드 중심이 된 거지요. 시트콤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비교하면 단거리 주자는 풍경을 못 보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즉슨 결론은, 줄거리 요약이 안 되고 그래서 기억이 안 났던 것임. 그닥 좋은 구성은 아닌 것 같아요.

 

요즘 소위 진보언론으로 불리는 몇몇 언론에 대한 비판글이 많이 보여도 그런가보다 했어요(요즘 만사가 귀찮음). 그러다 뉴스룸에서 타블렛PC와 관련하여 고영태의 청문회 증언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타언론 기자의 발언이 언급되는 걸 보고 새벽에 문득 자세한 내용이 궁금해서 검색해봤어요. 키워드는 '한겨레 노무현'. 검색하니 경향도 교차검색에 걸리네요. 2MB 집권 이후 공중파TV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로 신문 포함 거의 모든 주류 언론에서 관심을 접었는데, 음… 찾아보지 말 걸 그랬어요. 외부인은 알 수 없는 내부 사정이 있었을 것이고, 의도와 다른 진행도 있었을 것이고, 시스템 유지를 위한 공학적인 선택도 있었을 것이고 기타등등 그들만의 스토리가 있을 것임을 감안한대도 자성과 반성 없는 퇴행성은 그동안 진보언론에 호의적이던 제게 고민을 던져주는군요.

예전에 M과 얘기 중에 '사실'의 진위를 따지는 대화는 대개 다음과 같은 양상을 띠곤 했어요.

 

감: 신문에서 기자(or 전문가)가 그랬어

M: 기자(or 전문가)가 말하면 다 옳고 진실이야?

감: 당연하지

 

물론 '기자와 전문가의 말은 옳고 진실'이라는 순진한 믿음은 버얼써 시궁창에 갖다버린지 오래됐습니다만, 여튼, 언제부터인가 별의별 음모론이 도가 지나치다 싶게 판을 친다 싶더니 황색저널리즘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순기능을 상실하고 혼탁해진 주류 언론 때문이었군요. 덕분에 광장여론이 언론의 대안으로 등장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판 글을 읽으면서 '주은'이라는 표현을 자주 보는데, 맞춤법 오기군, 하고 말았거든요.

그런데 어제 뉴스룸을 보던 중에 자막으로 '주은'이 등장. 어, 혹시 그동안 맞춤법 개정이 있었나? 허둥지둥 검색했는데 주은이 아니라 주운이 맞고요. 기본형 '줍다'에 접미사 '은'이 활용되는 과정에서 불규칙용언 '주운'이 된 거고요. 이상, 이렇게 또다시 언론에 의문의 1패를 당한 1인이었습니다.

 

오늘 기대했던 <썰전>은 재미없었어요. 거의 전원책 변호사의 원맨쇼 느낌이었는데 지난주에 대활약했던 유시민 작가는 상대적으로 발언이 적었고요.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고, 방송 중에도 실검 단어를 생성하는 영향력을 봤을 때 아마도 탄핵 투표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발언을 자제하는 듯 느껴졌어요. 노유진 특집방송에서 '얼굴이 네모든 세모든 지금은 탄핵에 찬성을 찍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발언도 하셨죠. 사실 유시민 작가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8일 저녁 국회 앞 노유진 특집 생방송(팟빵)에서 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이유로 다음주 방송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kyobobook.co.kr

 

막장드라마보다 리얼리티 예능보다 더 재미있는 시국에 정신이 팔린 동안 교보와 출판사의 콜라보인 리커버 4차 분이 나왔네요. 이번엔 열린책들의 카프카 / 헤밍웨이 / 도끼입니다. 장편과 단편이 섞여있어요. 

 

새벽에 여기저기 웹서핑을 하다 흥미로운 국민 여론조사 비교를 봤어요.

2004년 대통령 탄핵 반대 78.2% (당시 여론조사)

2016년 대통령 탄핵 찬성 78.2% (최근 여론조사)

아직도 4%가 혹은 11%가 지지한단 말인가, 하는 분도 있지만 이건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지요.

 

故노무현 전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는 '경제 파탄', '선거개입(특정당 지지 발언)에 의한 공무원법 위반'이었다고 합니다. 

 

 

밤사이 비가 그쳤네요.

오늘, 과거의 적폐를 청산하는 신호탄이 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현장을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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