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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5176 bytes / 조회: 968 / ????.05.21 02:24
올만에 이런저런 요런조런 잡담


부산으로 가려던 일정이 이틀 미뤄져서 다방에서 놀고 있습니다용~

1. CCTV
조지 오웰은 1949년에 발표한『1984』에서 빅브라더가 사회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도구로 텔레스크린과 마이크로폰을 등장시켰는데 이를테면 오늘날의 CCTV 같은 거죠. 그런데 감시와 통제라는 기능은 빅브라더의 그것과 차이가 없는데 정작 현대사회에서 CCTV의 사회기능적인 위치는 조지 오웰이 걱정했던 것과 달리 보다 낙관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실제 현대사회에선 이런 기술적인 부분들이 부정적인 요소보다 긍정적인 요소로서 그 기능과 역할을 더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인데 근데 이게 생각해보면 좀 묘합니다.
작년에는 유난히 커뮤니티 게시판이 '신문고' 역할을 하면서 '나 억울해요' 류의 글들이 인터넷 여론을 타고 퍼져나가면서 시끄러운 일이 많았습니다. 우선 기억나는 건 국물녀 사건, 채선당 사건인데 당시 CCTV 녹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향방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젠 보편화된 차량 블랙박스 설치로 보험사기범을 가려내는 일이 흔한 광경이 됐고, 최근에는 남양유업의 갑을 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난 녹취가 공개되면서 사회적인 파장이 컸습니다.
증거제일주의는 이젠 법정 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적용되는 세상이 된 걸까 싶지만, 현상만 놓고 보면 눈 뜨고도 코 베어가는 억울한 일이 워낙 많아진 요즘 사회이고 보면 이런 발전된 감시 도구들의 등장이 아주 기꺼운 것이 됐습니다. 약간의 불편함만 감수하면 안전을 보장 받는 것이니까요. 실제로 CCTV가 있는 곳에 있으면 안심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편으론 CCTV의 감시 기능이 통제가 아닌 안전과 보호 역할을 하는 지금 사회가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가 의구심도 듭니다. 감시를 통한 통제 역할을 하는 사회기능적인 요소를 찾아보면 단순히 CCTV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굉장히 다양하고 많거든요. 흔하게는 지문날인, 공항검색대 스캔, 사회보장번호(국내는 주민번호)로 개인 기록을 열람하는 것 등등이 우선 떠오릅니다만. 이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단기적으로는 CCTV 등의 감시 기능이 긍정적인 듯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감시가 없이는 보호를 못 받는 그래서 안전을 담보로 자발적으로 감시와 통제의 수갑을 내 손목에 채우는 괴상한 세상이 되는 게 아닐까, 좀 비약적인 생각을 해봤어요. 물론 어떤 요소든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을 것이고 이 글은 순전히 감시와 통제의 역기능의 측면만 바라본 얘깁니다. 
누가 알겠어요. 미래가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


2. 책 값이 올랐어요!
책 값이 올랐네요. 전반적으로 물가가 올랐으니 책 가격 역시 올랐으려니- 하면 그만이지만 그런데 이게 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일단 (온라인서점 한정) 최근 신간 출간후 경향이랄지, 책 값이 오른 대신 신간 적립금이 2,000~3,000원 정도로 꽤 큰 것이 눈에 띕니다. 일례로 김별아의 신간『불의 꽃』을 들어보면, 이 소설은 기간 한정 이벤트로 신간적립금을 무려 4,000원을 줬습니다.
그럼 대한민국민으로서 경우의 수를 따지는 의무에 충실하여 한번 계산해볼까용~
우선『불의 꽃』출고 정가는 13,800원이지만 신간 10%할인을 적용하면 실제 판매 금액은 12,420원입니다. 여기에 마일리지 10%가 적용되어 1,250점이 적립됩니다. 그리고 통큰 신간적립금 4,000원을 더하면 실 결제 금액은 7,170이 되는데, 회원 마일리지 등등 ±α 대충 가감하면 최종 7,000원 정도가 됩니다.
이쯤에서『불의 꽃』의 사양을 보겠습니다. 340p, 양장, B6 판형입니다. 비슷한 사양 320~400p, 양장, B6 판형으로 2012년 출간년도 기준 열린책들의 세계문학 시리즈는 출고 정가10,800원, 신간 10%할인 적용 9,720, 10%마일리지 적용하면 8,740원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마일리지 적립하고 등등 하면 좀 더 낮아지겠지요.
서두가 길었지만 결론은 '책 값이 올랐어요'입니다.
이건 시장의 원리인데, 여기에 두 상품이 있습니다.
A의 가격은 10,000원이고 할인쿠폰은 없습니다.
B의 가격은 12,000원인데 2,000원 할인쿠폰을 줍니다. 거기에 기간한정 쿠폰 증정이라는 타이틀이 살짝 붙어 있습니다.
과연 어느 상품이 더 많이 팔렸을까요.

제가 어지간히 심심한가 봅니다. 이 새벽에 그 못하는 산수를 하고 있는 걸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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