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의 크기 > 달콤한 인생

본문 바로가기
Login
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감나무가 있는 집
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2002 bytes / 조회: 722 / ????.05.17 16:25
가치의 크기


오늘 신문의 스포츠 섹션에 이런 기사가 났다.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FA컵 결승전 티켓 암표 가격이 2000파운드(약 386만원)까지 치솟았다.」

386만원... 고작 90분의 경기를 보는 대가치고는 대단히 억울한 가격이다. 이쯤 되면 '386만원'이라는 현실적인 가격에 "미쳤군"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미쳤군"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역설적으로 그 사람에겐 해당 경기의 가치가 그만 못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모 아파트 광고에 등장하는「보이는 크기보다 가치의 크기」라는 카피처럼 '가치의 크기'란 그만큼 주관적이고 개인적이고 관념적인 개념인 것.
상품의 가격이 철저하게 시장의 원리에 의해서 결정되고, 소비가 미덕인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돈으로 매길 수 없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가치는 엄연히 존재한다. 지난 달에 나는 이미 시장에서 사라진 한 권의 책을 구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 했고 거의 포기하기 직전까지 갔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문제의 책을 손에 넣었다. 그것도 중고가 아닌 누구의 손도 타지 않은 새 책으로(이 상황에 쓰기엔 조금 오버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은 예전에 내가 곤란한 상황의 딜레마에 빠져있을 때 친구가 해준 말인데 너무도 흔한 그 말은 당시 내게 큰 힘이 되었고 이후에도 내가, 드물긴 하지만, 어려운 벽에 부딪칠 때면 되새기게 되는 금과옥조가 되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있어도 손에 넣지 못 하는 무엇 - 그건 사람일 수도, 관념일 수도, 사물일 수도 있다- 때문에 밤 잠을 설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 '386만원'을 조금은 관대한 시선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 댓글을 읽거나 작성을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Total 643건 38 페이지
달콤한 인생 목록
번호 제목 날짜
88 no reason 2 ??.09.27
87 잡담 ??.09.25
86 공공도서관 활용에 관한... 6 ??.09.02
85 여름이 싫다 3 ??.08.28
84 하늘에서 비가 와~요~ 7 ??.07.01
83 새로운 말버릇 4 ??.07.02
82 미리 미리 하면 인생이 편안한 것들 2 ??.06.29
81 내가 바보같을 때 7 ??.06.06
80 푸념 8 ??.06.03
79 「같기道」 2 ??.05.30
78 무제 4 ??.05.27
가치의 크기 3 ??.05.17
76 4박 5일 7 ??.05.03
75 화요일 4 ??.04.28
74 [비밀글] 나의 소소한 이야기 6 ??.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