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식단을 끝내고 소회 > 달콤한 인생

본문 바로가기
Login
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감나무가 있는 집
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3321 bytes / 조회: 925 / ????.02.08 18:31
덴마크 식단을 끝내고 소회


덴마크 식단이 드디어 끝났습니다아~, 오올레!!!

정확하게는 일요일 점심까지 했어요.

도중에 두 끼를 외식했거든요.

한 끼는 삼선짬뽕, 한 끼는 치킨...;

짬뽕은 단골집에서 1일 쿠폰을 문자로 받은 제가 꼬셔서, 치킨은 동친이 보는 드라마마다 치킨이 나온다고 꼬셔서 먹었습니다. 흑_

 

예전에 두 번 했을 땐, 식재료를 대체하고 적당히 대충 한 터라, 제대로 식단을 지켜서 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그러다 보니 아주 사무치게 느낀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일단, 도중에 짬뽕과 치킨을 먹을 때 느낀 건데 정말 혀 끝에 스치는 양념 하나도 귀하게 음미하며 먹었습니다.

덴마크 식단이 무염, 무당질인데 오랜만에 양념을 한 음식을 먹으니 말그대로 오미(五味) 하나하나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고요. 아울러, 모든 음식은 양념 맛이구나 새삼 깨달았습니다. 식재료는 거들 뿐, 진정한 맛은 양념에서 나오는 거지요.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구속 당하고 얽매이는 것을 숨막혀하는 본인 성향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전 가끔 부모님께 다른 부모와 달리 자식을 대학에 참 쉽게 보내셨다고 자화자찬을 빙자한 생색을 내곤 하는데, 전 입시생 때 학원을 포함한 과외를 전혀 안 했습니다. 체질적으로 '언제, 어느 때'라는 약속을 못 견디기 때문에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거지만 어쨌든 그 흔한 과외 한번 안하고 입시를 치렀습니다. 본인 성격을 일찍부터 파악한 저는 중딩 때 일찌감치 '전 나중에 공부를 끝내도 조직 생활은 절대 안 합니다' 되바라진 선언을 할 정도였는데요, 그런 성향이고 보니 어제 저녁에 같이 덴마크를 하던 동친을 붙잡고 "해방된 것 같아!!!!!" 만세 삼창 코스프레를 했습니다. 참고로, 덴마크를 끝내고 첫 식사는 잔치국수였습니다. 원래는 외식을 하기로 했는데 연휴 전날 마땅히 영업 중인 식당도 없을 것 같고 동친이랑 뭘 먹을까 고민하다 집에서 국수를 먹기로 했어요. 제가 유일하게 잘 하는 음식이 잔치국수와 계란찜이거든요. 어엄청 맛있었습니다.

여튼 덴마크를 하는 동안에는 몰랐는데 은근히 압박감이 심했던가 봐요. 끝났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네요. 대학 합격자 발표날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덕분인지 부엉이 생활 청산하고 초저녁부터 일찌감치 푹 잘 잤습니다.

 

중요한 결과는, 2kg 정도 감량했어요. 이 2kg이 저한텐 난공불락의 숫자였기 때문에 그걸 깬 것에 의미를 두려고 합니다.

 

민족설이네요.

全세대를 막론하고 이래저래 스트레스 받는 날이기도 하지요.

긴 연휴 동안 맛난 음식 많이 드시고 재충전하면서 편안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 댓글을 읽거나 작성을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Total 643건 21 페이지
달콤한 인생 목록
번호 제목 날짜
343 4.10, 일요일, 광장 ??.04.11
342 조삼모사 ??.04.01
341 부활절 달걀 ??.03.27
340 활자중독 단상 ??.03.05
339 필리버스터 ??.02.29
338 이러고 산다 ??.02.26
337 필리버스터 김광진 의원 ??.02.23
336 Eric Benet '정말 사랑했을까' ??.02.22
335 한눈에 보는 오스카 ??.02.19
334 이런저런 잡담 ??.02.13
333 드롱기 아이코나 모터 펌프 교체 ??.02.13
덴마크 식단을 끝내고 소회 ??.02.08
331 Brother, can you here me? ??.02.05
330 이러고 산다 ??.02.02
329 빅마켓 바나나칩 ??.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