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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8636 bytes / 조회: 941 / ????.07.28 22:06
not my business


어제자(16.07.27) 뉴스룸의 메갈리아 보도를 보면서 보도 방향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두 가지 이상의 사안이 복합적으로 얽힌 이슈를 지나치게 단순화 시켜 한 가지 사안으로 해석하고 결론 짓는 보도 행태 때문.

기본적인 사실관계만 확인했어도 저런 보도가 안 나올텐데.

그리고 오늘 진중권 교수의 기고문을 읽고, 뒤늦게 깨달음이 왔으니.

그러니까, 요는, 최근 티셔츠로 인해 불거진 여혐 vs 남혐 vs 여혐혐 문제에 한마디로 그들은 관심이 없는 거다. 그러니 '팩트 체크' 없이 대충대충 보도하고, 기고문 쓰고 그런 거지.

 

단적으로 현재 웹툰 사이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웹툰 작가 보이콧에 대하여.

뉴스룸은 웹툰 여성 작가들이 여혐 일베회원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 중이라고 보도하고, 진교수 기고문은 웹툰 독자들이 메갈리아를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작가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보이콧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들이 잘못 알고 있는 일부 웹툰 작가들과 독자들이 대립하게 된 양상은 실은 이렇다.

(참고로 웹툰 및 서브컬처 창작자들은 트윗을 활용해 관계자 및 독자와 소통한다.)

 

작가들, 김자연 성우 지지, 넥슨 비난 및 보이콧 시사

독자들, 메갈리아의 혐오성향을 이유로 들어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작가들에게 항의

작가들, 메갈리아를 반대하는 독자 니들은 여혐종자, 독자 위에 작가 있다 등 막말

독자들, 막말 작가 리스트 작성 및 웹툰 별점 테러 및 웹툰 작가 최대 보유 사이트 레진코믹스 탈퇴

작가들, 막말 수위 높아짐. 독자 니들 없어도 웹툰 돌아간다 식의 선민의식을 드러낸 독자 조롱 및 비하. 

자들, 예스컷 노쉴드 공세 및 레진코믹스 탈퇴 러쉬, 오프라인에서 서브컬처 전반을 향해 공격적인 보이콧 진행 중

 

즉 웹툰계 작가 vs 독자의 대립은 진즉에 젠더 문제를 떠났으며 현재는 시장의 공급자와 소비자로서 대립하는 양상을 하고 있다. 이후 몇몇 작가들이 휴재 및 연중을 하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미 너무 멀리 간 분위기.

 

인터넷에 검색하면 10분이면 전말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을 뉴스룸이나 진중권 교수나 왜 다들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는 걸까.

하물며 진교수는 기고문 말미에,

 

듣자 하니 이들이 자기와 견해가 다른 웹툰 작가들의 살생부까지 만들어 돌렸단다. 그 살생부에 아직 자리가 남아 있으면 내 이름도 넣어주기 바란다. 

 

(출처.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36285&yy=2016)

 

라고 썼다. '듣자 하니 ~ 돌렸단다' 라는 걸 보니 직접 확인도 안 하신 듯. 왜그러셨세요;;;;;;

 

자기와 견해가 다른 작가들의 살생부를 만든 게 아니라 상생해야 할 시장에서 일방적으로 문화권력을 휘두르려는 작가들의 작가부심 갑질에 독자들이 그럼 나도 내 소비 주권을 행사해야겠다고 맞불을 놓은 건데, 이를 뉴스룸은 웹툰 여성 작가 vs 여혐일베, 진교수는 여혐 vs 여혐혐으로 단순화시켜 자의적인 해석을 내린 것. 비유하자면 안 읽은 책을 키워드만 보고 리뷰를 쓴 것과 같다.

그러니 이틀 동안 주류언론과 진보지식인이 내놓은 입장을 보면서 내리는 결론이래야 '아, 이 양반들은 여기에 관심이 없구나' 일 수 밖에.

 

하나 더. 기고문에서 진교수는 '나는 한남충, 개저씨가 맞다'고 썼는데 이건 쿨한 자기긍정이 아니다. 그에게 한남충, 개저씨라고 부르는 순간 그 역시 여성을 향해 김치녀라고 부를 권리를 획득하는 것이므로.

 

그나저나 정의당은 도대체 어쩔...

이번 티셔츠로 야기된 논란 이후 가장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는 곳은 정의당 게시판인데 여긴 1일1병크 갱신 중.

특히 이번 논평을 내면서 도마에 오른 문예위 부위원장이 오늘 새벽에 올린 글은 참... 남의 당이지만 뭐라고 할 말이... 유구무언...

 

 김효진 씨는 이아롬 당원 집에서 집밥을 얻어먹을 정도로 한때 친하신 분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정무직인 저나 권혁빈 부위원장과 달리, 이아롬 당원은 정무직도 아닌 그저 저희와 함께 일하는 평당원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지인​의 남편인 김수빈 기자의 직업윤리에 먹칠을 하고,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하여 한 당원의 가족관계를 들먹이며 마녀사냥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도의적"으로 가능한 일일지는, 당원 여러분들이 판단하실 것입니다. 비판을 하시려거든 정무직인 저나 권혁빈 부위원장을 향해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원문: http://www.justice21.org/70154

 

이틀 전인가 김효진 씨가 권혁빈 부위원장이 인터뷰한 기자(김수빈)가 평당원(이아롬)의 남편이라고 게시판에 밝혔는데 그를 두고 당원 게시판에서 저렇게 공식적으로 저격한 것.

특히 형광으로 표시한 부분은 선동적이고 취사선택적인 레토릭이 너무 대놓고 노골적이라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정의당과 1도 상관 없는 내가 다 부끄러울 지경.

지금 진보정당의 주축 세력은 8,9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소위 '386세대'로 불렸던 이들이다. 진보세력은 원래가 진영 간의 다툼을 광장으로 끌어내 투쟁하는 과정에서 정체성을 다지고 세력을 규합하고 세력 존속의 당위를 획득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하는 진영논리인데 자승자박이라 결국 스스로 프레임의 덫에 갇히는 꼴이다. 전국 정당 지지율 7% 전후의 소수약체정당의 생존 문제이니만큼 한편으론 이해하지만 이래서야 앞으로도 진보정당에게 당내 민주주의는 영 요원해보인다.

 

...이제껏 비례는 진보정당에 표를 줬는데 글쎄 이젠 모르겠다. (통진당엔 표 안 줬다.)

새삼스러운 얘기도 아니고 이미 다 알고 있던 것들인데 지금껏 알면서도 속아줬다면 이젠 지친달까. 부모님 세대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보수화되신 건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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