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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8100 bytes / 조회: 945 / ????.10.16 22:16
그냥 잡담


요즘 '이대' 상황을 보면서


이화여대가 모교인 지인들이 많고 무엇보다 소울메이트인 친구의 모교이기도 해서 눈여겨 보고 있는데요. 친구의 '외로워 심심해' 눈빛에 넘어가서 내 전공과 하등 상관도 없는 방학 특강을 청강하고, 우리 학교보다 이대 앞에서 더 많이 놀고(학교 친구들을 이대 앞으로 불러 만나는 일이 비일비재), 멀쩡한 우리 학교 도서관 놔두고 이대 도서관에서 시험공부하고. 실토하자면 도서관 출입은 동대학원생인 친구 언니 학생증을 빌렸어요. 

'얼굴이 다르다고 쫓아내면 어떡해?' '성형했다고 해.' 깔깔깔- 이런 대화를 나눴던 게 아직도 생생하네요ㅎㅎ 

때문인지 요즘 이대 기사를 보면서 더더욱 놀랍고, 놀랍고, 놀라운 건지도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친구가 학사 관리 때문에 끙끙 대던 걸 옆에서 실시간 지켜봤으니 더 그런 것이겠지만 입시가 성역인 대한민국에서 저런 일이 가능하다니 유사 이래 최고의 금수저가 아닐까, 단정해봅니다. 한편 부러운 것도 사실이고. 히말라야 정상에 꽂힌 바늘 끝 같은 교수님이(대학원생 조교였던 다른 친구 피셜) 저렇듯 과외아줌마처럼 절절매주시니 안 부러울리가.

 

 

Lay me down


올 초에 샘 스미스를 참 열심히 들었는데 슈스케에 김영근이라는 친구가 이 노래를 불렀더군요. 그리고 전 요즘 샘 스미스보다 김영근의 lay me down을 더 많이 듣고 있어요. 세 차례나 2차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던데 그때 영상이 궁금해지더군요. 이 친구에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해외여행 중 


최근 해외여행이 국내여행만큼 흔한 것이 되어서 해외 현지에서 겪은 경험담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을 곧잘 읽는데 최근에 읽은 것 중 눈에 띄는 게 있어서 썰을 붙여봅니다.

 

먼저. 캐나다 입국심사가 까다롭다는 부분. 그랬군요, 캐나다가 원래 까다로웠군요.

몇 년 전에 밴쿠버에서 현지지인 및 친구분들과 합류해 여행하시고 LA로 가는 일정으로 출국하는 엄마를 공항 배웅갔다가 '혼자 열 몇 시간 비행 심심하다 너도 같이 가자' '그럴까요' 엄마랑 장난처럼 얘기하다가 얼떨결에 현장에서 비행기표를 발권해서 밴쿠버에 간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입국심사대에서 실랑이가 발생했습니다. 엄마랑 같이 입국심사대에 섰는데 직원의 질문이 점점 묘해지는 거예요. 요약하면,

 

직원 - 왜 이날 티켓 끊었어?

나무 - 응?

직원 - 티켓을 왜 이날 끊었느냐고

나무 - 응? 그게 왜? 니 말이 뭔 뜻인지 모르겠어

직원 -  출발 당일날 표 끊었잖아. 이유가 뭐냐고

나무 - (슬슬 열 오름) 당일날 끊으면 안 돼? 당일날 끊을 수도 있지. 그게 뭐?

직원 - 너 그리고 너. 오피스로 가

 

그리하여 내 생애 두 번째로 이민국 오피스행. 옆에 있던 엄마는 아무 것도 모르고 덩달아 끌려감.

이민국 직원한테 뭐가 문제냐 물으니 여권을 뒤적이던 직원이 입국심사대와 다르게 아주 평화로운 어조로 아무 문제 없어, 잘 왔어, 잘 가~

 

사실 질문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어 제가 울컥하는 바람에 입국심사 중에 실랑이는 좀 있었지만 그닥 험악하진 않았고 오피스에선 공기가 아주 훈훈했으니 결과적으로는 나쁜 추억은 아니었습니다만 이날의 진실은 2,3년 쯤 지나 밝혀졌어요. 엄마가 비슷한 사례를 겪은 다른 분에게 듣고 제게 전해주신 건데 당일날 발권해서 입국하면 입국 목적이 불순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민국에서 분류한다고 해요. 그러면서 엄마가 덧붙이는 말씀이, "난 지금껏 우리딸이 영어를 잘 못해서 사달이 났구나 생각했다" 고. 그날 제가 그랬거든요. 표 끊은 날짜로 저 놈이 시비를 걸었다고. 그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신 엄마는 제가 커뮤니케이션이 안 된 게 민망해서 둘러대는 거라고 생각하셨다고...

 

다음은 일본 지하철 얘기인데요.

일본내 혐한 분위기로 인해 요즘 부쩍 관련 에피소드가 많이 올라오는데 지하철에서 차별적이고 위협적인 경험을 했다는 글이 있어 잠깐 제 경험을 써보면.

일본 지하철은 민영화로 7개 노선이 모두 회사가 다릅니다. 당연히 관리주체도 다르고, 티켓도 다르고, 가격도 달라요.

우리는 표 한장으로 1호선에서 9호선까지(9호선은 민간회사라 예외인가요?) 제약 없이 환승하지만, 일본 지하철은 그게 불가능해요. 이를테면 우리 2호선에 해당하는 야마노테 노선의 티켓을 끊으면 야마노테 노선만 탈 수 있는 거죠. 당연히 이런 사실을 몰랐던 저는 우리나라에서 하듯 표 하나를 끊어 다른 노선으로 환승하려고 했다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는데요. 다음은 역무원과 나눈 대화 요약.

 

나 - 티켓 통과가 안 된다  

역 - 이거 우리 노선 티켓이 아니다 

나 - 그럼 어떡하냐? 내가 돈을 주면 되냐? 

역 - 기다려봐라(아마 지위가 높은 다른 역무원을 불러옴, 한참 의논하더니) - 해결해줄게 

 

하여 일단 해결은 됐는데. 그 이유나 해결 과정을 당시엔 얼추 짐작했는데 지금은 잊어버렸어요. 흐릿하게 기억나는 건, 해당 노선으로 들어왔으면 해당 노선으로 나가야 된다- 가 원칙이던가 그랬을 거예요. 여튼 추가 결제 없이 다른 노선으로 환승했는데요. 회사가 달라서 안 되는 거면 그냥 간단하게 표 값을 다시 치르면 안 되나, 싶지만 그쪽은 그쪽의 절차가 있는 건지 하여튼 아주 어렵게(시간이 한참 걸렸으므로) 해결했어요. 그 과정에서 내내 두 역무원 모두 아주 친절했고 일본에서 민간 커뮤니케이션의 기억은 대체로 좋았던 탓에 요즘 올라오는 일화를 보면 어쩌다가? 싶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덧.

입국심사대(immigration)에 서다 보면 흔하진 않지만 드물게 "이 양반이?" 싶은 때가 있어요. 그래도 긴 시간 날아온 국경을 통과해야 하는 '을'입장이라 무조건 스마일스마일 해야 되는데 제가 울컥하는 성미가 있어서; 이를테면,

 

Immi - 캐쉬 얼마나 가지고 왔어?

나무 - 요오만큼 가지고 왔지!

Immi - 그거 가지고 되겠어?

나무 - 왜 안돼? 신용카드 쓰면 되는데. 카드 보여줄까?

 

뭐 요런... 그래도 대화의 끝은 언제나 "잘가", "고마워, 너도 좋은 하루" 이렇게 에블바뤼해피하게.

경험상 오전 일찍 입항하면 대화가 길어지는 것 같아요. 그쪽도 심심하니 한가한 김에 붙들고 요런조런 말꼬리를 잡는 건가 싶고.

반면 입국심사대에 서자마자 "노 잉글리쉬!" 당당하게 외치는 저희집 어르신들은 하이패스 통과하시고요. 걍 입다물고 '아몰랑'하는 게 최고인데 열린 게 입이라고 그게 또 안 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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