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vs 전자책 > 달콤한 인생

본문 바로가기
Login
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감나무가 있는 집
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10776 bytes / 조회: 1,076 / ????.01.05 22:15
종이책 vs 전자책


::: 종이로 읽을 때 vs 모니터로 읽을 때 이해도 차이 :::

출처: http://www.ttimes.co.kr/view.html?no=2016062118327756834


 

 

 

 

 

 

 

 

 

 

 

 

 

'LP가 CD에게 자리를 내주었던 것처럼 종이책 역시 전자책에 밀려 사라질까' 는 아마 책을 소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질문일 텐데, 나는 이 질문을 '두 번' 아주 심각하고 진지하게 한 적이 있다. 두 번 모두 '전자책 단말기'와 관련있는데 한번은 아마존이 파격적인 Kindle 패키지 행사를 했을 때, 또 한번은 국내 온라인 서점이 경쟁하듯 단말기 패키지 행사를 했을 때(국내는 지금도 유효)다. 그때마다 질문을 했던 대상이 M이 아닌 다른 사람, 이를테면 전자책 선호자였다면 아마 나도 전자책 세상에 보다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지 않았을까 싶지만, 어쨌든 나는 M에게 질문을 하였고 IT의 혜택을 200% 누리면서 누구보다 IT에 냉소적인 M은 단칼에 '사지마'라고 내 사행심을 꺾었다.

  

종이책 예찬론자로서 링크의 내용 중 공감하는 부분은, 플랫폼의 차이가 텍스트를 수용하는데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이다.

실제로 언젠가 논문을 모니터로 보려고 시도하다가 때려친 적이 있는데 말하자면 단락은 읽히지만 정작 텍스트 읽기의 기본인 전체 흐름을 개관한다거나 개괄하는 데서 곤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깨달은 건 모니터를 통해 읽는 행위는 사전식 정보 습득에는 유용하지만 추론적 텍스트 읽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간혹 종이신문이 인터넷신문으로 대체되는 것에 빗대어 종이책 역시 그럴 것이라는 주장을 보는데 빠르고 신속한 정보 전달이 신문의 역할임을 새겨보면 기실 '기사'가 종이에서 모니터로 옮겨가는 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종과 속보가 뉴스 기사의 속성이고 보면 오히려 제 물을 만났다고나 할까. 요는, 컨텐츠의 속성을 보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니 종이책과 전자책의 차이를 전자잉크가 눈의 피로를 얼마나 줄이는가, 전자책이 종이책과 얼마나 유사한가의 문제로 보는 건 이미 지엽적이고 소모적인 얘기로 보인다. 그보다는 소비재로서 컨텐츠를 수용하는 범위에 대해 고민하는 게 보다 생산적이지 않을까. 보다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일련의 경험으로 나는 문사철을 모니터로 읽는 것에 회의적이다. 반면 요즘 인기를 끄는 웹툰, 웹소설 나아가 로맨스/무협/판타지 등의 대중문화 서브 장르는 플랫폼의 영향을 거의 안 받을 뿐만 아니라 '킬링타임 소비재'라는 속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수혜자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종이책 사용자와 전자책 사용자의 구분은 종이냐 기계냐 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컨텐츠의 차이로 분류될 것이고 이런 차이는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 본다. 

 

킨들(kindle)로 업계에서 전자책 시장을 선도했던 아마존이 전자책 시장이 정점을 찍었다고 발표했던 게 아마 15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한길사 김언호 대표가 올 초 <세계서점기행>을 내면서 역시 비슷한 얘기를 했고. M은 100년 안에는 종이책의 우위가 안 바뀐다고 장담했다. 실제로 전자책이 등장했을 때 일부에선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었으나 전자책이 완전히 안착한 이후 출판의 흐름과 추세를 봤을 때 종이책은 여전히 가장 유효하고 지지를 받는 플랫폼이며 이러한 위치는 적어도 내 세대에서는 안 바뀔 것 같다. 문제는 경기, 그러니까 '돈'이다. 출판계를 위협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불황이다. 그리고 불황은 종이와 기계를 가리지 않는다.

 

종이책과 비교해 전자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공간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종이책 한 권 크기의 단말기에 수 백, 수 천 권을 담을 수 있으니 가히 혁명적이다. 다음으로 보관의 편의가 있다. 종이라는 물성이 없으니 책이 망가질리도 없고, 휴대성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긋지긋한 책벌레로부터도 해방될 수 있다. 전자책의 이러한 장점에도 종이책을 포기 못하는 이유 역시 아이러니하지만 '물성(物性)' 때문이다. 뭐든 일장일단이 있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의 댓글을 보다 보면 난독증인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현장을 최근들어 부쩍 자주 본다.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동문서답하는 댓글의 대부분은 본문의 글을 제대로 안 읽기 때문인데 이는 문자를 접하는 통로가 모니터인가 종이인가의 차이도 크다. 유무(有無)를 논하는 게 아니라 오독(誤讀) 확률의 얘기다. 랜선으로 연결되는 순간 읽을 거리가 무궁무진 펼쳐지니 '빨리빨리 정신'을 실현하느라 문자를 읽는 행위가 상대적으로 게을러지는데 그러다보니 무의식 중에 속도전을 벌이고 그 결과로 띄엄띄엄 선택적 읽기를 하는 것이다.

글을 읽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습득의 형태를 취한다. 다만 종이로 습득한 글이 논리적 추론을 거치는 것과 다르게 모니터로 습득한 글은 즉각적이고 즉흥적인 해석을 거치는데 말하자면 이런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현장이 sns다. sns공간에서 소통은 말하자면 개인간 1 대 1 대화 방식과 유사하다. 즉 반응 대 반응으로, 말로 하는 대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댓글 대화는 기록이 남는다는 것이다. 말로 할 때는 상대의 말을 못 알아듣거나 놓치거나 오해해도 서로 적당히 넘어가고 대화를 진행해도 무리가 없지만 문자 대화는 기록이 남으니 진위여부를 따지는 과정이 생겨나는 것이다.   

 

몇 달 전에 문해력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문해력과 문맹은 다른데, 사전적 의미를 빌려오면 문맹은 '글을 읽거나 쓸 줄 모름'을,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문해력은 산문문해, 문서문해, 수량문해의 이해도로 측정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본문맹률은 세계최저이나 중장년층의 실질 문맹률=문해력은 OECD국가 중 꼴찌라는 통계가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16-24세 연령의 문해력은 최고 수준(세계 4위)라고 한다. 음. 사실 나는 전자제품 특히 IT 관련 기기를 샀을 때 메뉴얼을 읽는 걸 무척 귀찮아하는데 이런 행위도 넓은 의미에선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봐야하지 않나 싶다.

 

 

* 댓글을 읽거나 작성을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Total 643건 17 페이지
달콤한 인생 목록
번호 제목 날짜
403 처키가 꿈에 2 ??.03.27
402 더민주 경선 TV토론 1차-9차 시청 후기 4 ??.03.26
401 문재인 전 대표 북콘서트 늦은 후기 ??.03.25
400 넘 오랜만이에요... 4 ??.03.25
399 근황이랄지... 2 ??.03.11
398 생존신고 3 ??.02.28
397 설 연휴 전후 ??.01.31
396 알폰스 무하 外 잡담 ??.01.20
395 그냥 잡담 2 ??.01.18
394 17년 새해 첫 잡담 2 ??.01.10
종이책 vs 전자책 2 ??.01.05
392 지록위마 ??.12.18
391 단문 4 ??.12.16
390 촛불혁명 ??.12.10
389 You’ve come a long way, baby ??.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