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신문의 사설은 '文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관심 없든 2018의 우리는 빚을 졌다'는 제목을 뽑았다. (아래 링크 참고)
오전 9시 30분 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열두 시간 내내 기적 같은 순간들이 이어졌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환송식 후반부였다.
오전부터 시작한 장면장면들은 낯설고 어색했던 기분이 점점 익숙한 것으로 바뀌어가더니 급기야 '판문점 선언' 발표에 이어지는 환송식의 감동이 남긴 여운의 끝은 의외로 '의문'이었다.
과정의 고단함과 지난함을 감안하더라도 저렇게 쉬운 걸, 저렇게 간단한 걸 뭐가 그리 어려워서 반 세기가 넘도록 못했나?
이 질문은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하루 동안 휴전 중인 남과 북을 보는 인식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알리는 지표이기 때문. 역사적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은 언제나 비약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아마 당장은 못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신하건데 어제를 기점으로 많은 것이 바뀔 것이고 이미 그 변화가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니 하고 싶은대로 다해
이 말랑말랑하고 낯간지러운 응원에 담긴 지지자들의 염원을 이제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19대 대선 다음날, 뉴스공장 오프닝에서 김어준이 그런 말을 했다. 아빠가 없다가 아빠가 생긴 기분.
코리아패싱, 굴욕적인 외교 협약, 전쟁 시나리오.
이 모든 것이 불과 1년 전 얘기다.
오늘 나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대한민국이 떳떳하고 자랑스럽다.
나는 그에게 두 번 투표했고 그의 따뜻한 손을 잡아봤고 어색하고 쑥스러워하는 모습에서 여전히 정치인보다 자연인의 정체성이 더 선명했던 그래서 안쓰럽고 애틋했던 그의 콘서트를 봤다.
살면서 했던 몇 안 되는 잘한 짓이다.
http://v.media.daum.net/v/20180428170119240?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