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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5794 bytes / 조회: 1,178 / 2020.12.20 04:46
새벽감성에 쓰는 단상 혹은 근황


1.

그동안 자유게시판 두 개의 정체성이 불분명해서 혼자 갈팡질팡 속을 좀 끓였는데 홈을 재오픈하면서 경계를 정리했어요.

'생활의 발견'은 이미지를 첨부,

'달콤한 인생'은 텍스트로만.

 

진작에 이럴 것을.

계기는 물론 '생활의 발견'이 화장품 전용 게시판이 된 게 가장 큰데요. 사실 전 화장 안 합니다. 예뻐서 사고, 이 분야 전문가가 좋다니까 사고, 남들 다 사니까 사고, 남들 다 못 사니까 사고... 그렇게 쌓아놓은 게 아까워서 외출할 때 의식적으로 의무적으로 찍고 발랐는데 그나마도 요즘은 코로나 정국에 마스크 쓰고 모자 쓰고 얼굴을 다 가리니 세수만 간신히 하는 수준이라 유통기한만 야금야금 줄어들고 있네요. 다른 한편 관리자님 보기에 민망한 이유도 큽니다. 잊을만하면 그래서 언제 예뻐지냐고 묻는 M도 귀찮고. ......음... 내용의 기승전결이 왜이럴까요. 어째 노래 두 개를 섞어서 부른 느낌인데; 

 

그러니까 자유게시판 두 개의 정체성을 정리했다는 얘깁니다!

 

 

2.

그러니까 정확하게 11일 새벽이겠네요. 새벽 4시 즈음? 이후로 정치/시사 관련하여 눈과 귀를 완전히 닫았습니다. 제목으로 내용을 유추할 수 있으니 즐겨가던 커뮤니티도 발 끊었어요. 포털에 뭘 검색하면 실검 뉴스가 같이 뜨는 것 때문에 포털 시작페이지도 구글로 바꿨습니다. 덕분에 전 요즘 반 장님 상태입니다. 코로나 방역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날씨가 어떤지 아무 것도 몰라요. 중요한 사건 사고가 있으면 주변에서 알려줄테니 사는 데 불편은 없습니다. 그리고 유의미한 변화 몇 가지가 생겼습니다.

첫째, 세상 평화롭습니다.

둘째, 시간이 남아돕니다. 

셋째, M의 세계도 평화롭습니다. 제가 쟤네들 왜 저러는지 설명 좀 해보라고 맨날 닦달했거든요.

넷째, '둘째'의 결과로 홈에 그간 미루고 있던 게시물을 열심히 채우고 있습니다.

 

 

3.

요즘 장을 안 봤더니 냉장고가 텅 비었어요. 계란도 떨어지고 우유도 떨어지고. 마트에 가야 되는데 춥고, 귀찮고, 코로나도 무섭고. 덕분에 냉동실에 장기투숙하던 식재료를 하나둘 도장깨기 하고 있습니다. 이래서 부자 망해도 삼 년 가는구나 합니다.

 

 

4.

사람들이 생각보다 코로나를 독감, 급성 폐렴 정도로 쉽게 생각해서 충격을 받았어요. 전 코로나 바이러스가 정말 무섭거든요. 보건당국이 전염병이나 질병으로 시민에게 지나치게 공포를 심는 것도 문제지만 심각성을 제대로 전달 안 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확진자가 격리시설을 빠져나와 거리를 돌아다니고, 야외이니 괜찮다고 스키장이 붐비고, 연말이니 회식을 해야하고... 정말이지 정신나간 것 같아요. 그중에 제일은 교회라고 생각해요. 전 성당에서 계속 문자 메시지가 오는데 거리두기에 맞춰 미사 인원을 축소한다는 내용입니다. 본당에 20명 내외라고 하니 정말 띄엄띄엄이죠. 저희 이모님들 가시는 성당의 신부님은 '모이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고 강론 때마다 강조하신다고 합니다. 사회에 위기가 닥치니 리트머스 종이처럼 이기적인 인간을 분별하는군요.

 

 

5.

유튜브를 보다 보면 내가 흥미를 느낄 만한, 관심을 가질 만한 영상을 유튜브가 추려서 추천 동영상으로 리스트업하는데 그 알고리즘에 매번 놀랍니다. 빅브라더한테 감시당하는 것 같아 좀 으스스하기도 하고, 내가 빅데이터의 한낱 이진수로 전락한 것 같아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그치만 기분 나쁜 건 나쁜 거고 영상을 보는 건 보는 거라 막상 클릭할 땐 거리낌이 없죠. 그 리스트업 중에 사주, 점을 보는 영상이 있었는데요. 아마 매개는 '인물'인 것 같은데 하여튼 역학은 원래도 재미있어하던 분야라 한동안 관련 영상을 섭렵하다시피 쭉 연이어 봤는데요. 영상을 본 소감은 '정말 못 맞추는구나'였습니다.


당신 집 마당에 커다란 나무가 있어?

없는데요

그러니까. 나무가 있었으면 큰일 치를 뻔했어.

 

딱 요런. 

예시는 실화인데, 문전성시라 2주 전에 미리 예약해야 되는 광화문 점집에 친구 따라 가셨던 엄마가 옆에서 듣고 코웃음쳤다던 얘기예요. 집 마당에 나무를 안 키우는 저 분은 딸아이 진로 문제 - 이과냐 문과냐 물어보러 갔다고 하네요. 솔직히 점을 보러 온 사람의 연령만 봐도 대충 감을 잡죠. 20대는 취업, 연애. 30대는 취업, 이직 등 경제. 50대는 남편, 자식. 뭐, 좀 오래된 얘기이긴 합니다만 유튜브 사주 영상을 보니 그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위에서 빅데이터 얘기를 했는데 구글 빅데이터를 풀면 아마 획기적으로 잘 맞출 듯.

 

 

-

 

바야흐로 코로나 시대입니다. 코로나 시대의 사랑까지는 못 하더라도, 부디 다들 자기 건강 자기가 알아서 잘 챙기는 현인이 되어보아요.

 

많이 춥네요. 다들 따뜻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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