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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2390 bytes / 조회: 1,236 / 2021.04.20 22:26
분노도 열정이 필요하다


책을 좋아하니 아무래도 웹서핑의 5할은 책 관련이다.

남의 리뷰를 읽고, 남의 서재와 남의 책을 구경하다 보면 더 열심히 읽고 쓰고 사야지 하는 동기가 활활 타오르는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발화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전의 일.

와... 나보다 책이 더 많은 것 같아, 와 이 사람은 책을 정말 많이 읽는구나 감탄하면서 즐겨찾기에 추가한 직후다.

목록에 이 양반 책이 왜? 싶은 책이 있어 제목을 누르고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내 기분은 점점 짜게 식었다.

표창장 위조, 연세대 의대에 청탁.

지인인지 이웃인지와 저 얘기를 하면서 세상의 부조리를 논하며 탄식하고 분노하는 댓글을 보니 가관이다. 표창장 위조는 피의자가 조작했다는 증거를 검찰이 결국 내놓지 못했고, 의대 청탁은 오보로 밝혀졌다. 화난다. 저런 사람들이 부동산 정책에 분노한다고 외치며 부동산 의혹이 가득한 자에게 시장이 되어 달라 표를 던졌겠지.

진심으로 한줄 댓글을 달고 싶었다.

위조? 청탁?

그리고 5초 쯤 후. 만사 다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노도 열정이 필요하다. 한때 키보드 워리어를 자청할 때도 있었으나 그짓도 몇 번 해보면 세상 쓸데 없는 소모요 낭비임을 깨닫게 된다. 깨달음의 가치를 생각하면 비교적 저렴한 수업료를 치른셈이다. 퍼거슨옹이 옳다. sns는 인생낭비다. 어차피 전원을 꺼버리면 사라지는 세계를 향해 내 귀중한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무어 있겠는가.

 

이어지는 시간은, 많은 책을 읽고 많은 리뷰(글을 쓴다는 건 생각한다, 즉 통찰한다는 의미) 를 쓰는 것에 관하여 이런저런 심란한 생각들로 채워졌다.

 

굳이 똑똑할 필요는 없다. 노란색을 보며 노란색이군, 파란색을 보며 파란색이군 하는 정도의 분별력만 있으면 된다.

그런데 그 간단한 분별력이 그리도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그 수많은 독서로도 가지지 못하는 분별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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