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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9247 bytes / 조회: 781 / 2021.12.24 19:09
오늘 저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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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그렇다고 합니다.

올 하반기를 정신없이 보내다보니 도끼옹 200주년도 그냥 지나갔네요...(하아 현생_) 

아직 화룡점정이 남았지만 일단 지난주를 끝으로 진행 중이던 일이 얼추 끝나서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생기자마자 온라인서점을 둘러보니 알라딘이 열린책들과 콜라보로 북펀드를 진행한 도끼옹 세트가 짜잔~

도끼옹한테 진심인 열린책들은 도끼 탄생 200주년을 맞아 특별판(2천 부 한정이라고 함)과 알라딘 북펀딩을 한 컬렉션 두 가지 버전을 냈는데, 특별판은 김윤섭 화백의 표지가 내 취향은 아니어서 알라딘 북펀딩 특별판을 주문했어요. 참고로 컬렉션은 목록에 『가난한 사람들』이 추가됐습니다. 이 컬렉션에 없는 목록은 다른 출판사 본으로 천천히 추가 구입 예정이고요.

 

- 저녁을 먹던 중에 복도에서 쿵- 울리는 소리를 듣고 '악, 내 도끼!' 했다는 실화. 다행히 박스가 무사하네요.

 

- 주문 전, 출판사 측의 '성평등 감수성 반영'이 뭔가 궁금했는데 이를테면 오빠한테 존대말을 하던 여동생의 어투를 맥락에 맞추어 반존대로 수정했다고 합니다. 혹 이 내용에 찜찜함을 느끼신 분이 있다면 참고가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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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캡슐을 기다리는 동안 드립커피를 마시고 있어요. 집에 커피 머신이 다양하게 있지만 안쓰던 기계를 쓰려니 귀찮아서 드립을 하게 되네요. 쌓여있는 원두를 다 소진하긴 해야 되는데 요즘 번아웃 만사귀차니즘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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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을 안 사고 있어."

이는 한창 바쁘던 때, M에게 내가 얼마나 바쁜지 증명하기 위해 했던 말.

 

바쁘던 시기가 끝나고 밀린 숙제를 하듯 책을 연이어 주문했는데 정지돈 작가의 산문도 그중 하나예요. 추천 신간에서 발견하고 미리보기에서 읽은 '미래'에 관한 작가의 한 줄 비꼼이 맘에 들어 도서관에 접속 - 비치된 작가의 책 리스트를 뽑고, 도서관에 없는 신간은 주문. 이상의 과정은 신간 미리보기도 그렇지만 해당 페이지의 리뷰어들의 작가 찬양글에 낚인 바가 큽니다. 이미지는 대출한 책 중 지금 읽고 있는 『영화와 시』

 

이 책을 손에 든 이후 세 번 놀랐는데 먼저 책 크기에 놀라고(146페이지), 책 가격에 놀라고(정가 15,000), 작가의 글쓰기에 놀라고.

 

읽다가 모 작가의 중2 버전 같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그 '모 작가'가 누군지 잊어버렸습니다. --;

 

책을 읽는 동안 작가의 신간을 주문하고, M에게 두 번 낭독해주고(근데 M이 리액션을 너무 잘해줘서 계속 의심함. 진실은 통신망 저 너머에...)

 

이 에세이 관련 블라블라는 책 게시판에 남길게요. (게시판 잉여를 막기 위한 눈물나는 노력...ㅠㅠ)

 

 

 

이하, 정치 얘기이니 불편하신 분은 안 읽으셔도 됩니다...

오랜만에 홈에 컴백했는데 첫 얘기가 정치 관련이라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만 오늘 종일 온오프를 달구었던 얘기가 박근혜 사면이라 아무래도 한 마디 언급하고 싶어서 씁니다.


제 경우 6,70대 대구경북/ 부산경남 어르신들 정치적 정서를 얻어듣는 통로는 대개 엄마통신인데요. (어차피 해먹는 거 민주당놈보단 자유당놈이 먹는 게 낫다는 아빠통신은 제외하기로 함)

 

여론조사에서 분석하는 윤 지지 이유가 '문재인을 감옥에 보낼 인물'이라는, 도시괴담 같은 이 얘기는 현실입니다. 왜 문통을 감옥에 보내야 된다는 건지, 앞뒤좌우 다 따져봐도 콘크리트 논리가 제 상식으론 도무지 이해가 안 가지만 어쨌든 그분들 주장은 그렇습니다.

 

문통의 박근혜 사면에 대해 실망하고, 좌절하고, 분노한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 조국 전 장관을 지옥 같은 사법농단의 개미굴에 빠트리고 사법적폐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단초가 된 일련의 과정들, 그러니까 윤을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에 임명하기까지 조국과 추미애를 희생시키며 결과적으로 윤이라는 괴물을 키운 과정에 이미 깊이 의문을 가진 바 있어 오늘 박근헤 사면은 오히려 그냥저냥 담담했어요. 그러니까 소식을 접하고 첫 1시간은 무중력 공간을 떠도는 기분이었지만 점점 무뎌지더니 오후들어 박근혜 입장문을 듣고선 완전히 평상심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박근혜 사면에 관하여 종일 생각한 제 결론은, 문통이 평생 걸어오신 길을 돌이켜봤을 때 많은 분들이 의심하고 짐작하는 것처럼 문통이 정치공학적 고려를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사면이 문통의 인권변호사로의 정체성에 기반한 결정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지자들의 비판/비난과 반대 세력의 냉소를 무릅쓰고 문통을 움직인 동력은 인권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념과 자기 확신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실체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작금에 박근혜 사면을 결정했을 대의가 분명 있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다만 사면을 두고 세월호 유가족과 미리 공감이 없었던 부분은 많이 애석하네요.

 

세월호 유가족과 피해자분들, 추운 겨울 거리에서 함께 촛불을 들었던 수많은 시민과 단체들. 그 모든 분들을 앞에 두고 힘들고 어려운 결정을 하셨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묵묵한 지지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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