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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4584 bytes / 조회: 787 / 2022.01.10 18:44
커피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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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 비교.

프랜차이즈 테이크아웃 전문점 '카페 051'. 부산 지역 통신 번호를 연상케하는 숫자이고 보니 토속 기업인가 싶지만 물론 이건 추측이고.

 

센텀점에서 처음 마셨는데 원두가 맛있다고 생각했던 몇 안 되는 프랜차이즈 커피였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가맹점이 거의 없어 센텀에 갈 때나 마셨는데 어느새 가맹점이 쑥쑥 늘어나더니 우리 동네에도 생겼다. 지점 차이가 있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맛있다. (개인 입맛이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디저트39 투샷과 비교하면 샷이 훨씬 진하고 맛있음. 디저트39 투샷은 너무 연하다. 3샷은 비싸고.

 

추위를 못참는 체질이라 솔직히 지금껏 '얼죽아'를 이해못했는데 지난번에 눈이 펑펑 온 날 뉴스 화면을 보다가 한방에 얼죽아를 이해함. 얼음이 잘 살아있는 겨울이야말로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계절이지- 했다능. 내 주위에도 얼죽아족이 한 명 있다. 바로 M.

 

나는 집에 홈카페 비스무리 구비해놓은 터라 애초에 프랜차이즈 커피를 잘 안 마시는데 캡슐 커피에 정착하고부터는 그나마도 일 년에 두세 번 마실까 말까 한다. 대개 집에서 텀블러에 커피를 내려서 갖고 나가는데 어쩌다 커피는 없고 카페인은 땡길 때 프랜차이즈를 이용하는데 이때는 저렴한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선호하는 편. 기업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맛도 없고(특히 스벅) 비싸서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할 때나 기프트콘이 있을 때를 제외하면 갈 일이 없다. 

 

어제오늘 온라인 커뮤를 중심으로 슬슬 스벅 불매운동 조짐이 보인다. 관련 기업 주가도 좀 빠졌다던데 대기업 프렌들리가 강한 우리나라 정서에 사실 오너리스크는 그닥 잘 안 통하는 현상인데 S유통의 J씨가 이걸 해낸 거다.

 

언젠가도 밝혔지만 꽤 오래 전부터 나 홀로 수동적 불매를 하고 있는 기업이 셋 있는데 삼성, 롯데, 농심이다. 삼성은 컴퓨터 하드웨어 쪽은 어쩔 수 없지만 가전과 휴대폰은 안 쓴 지 10년 쯤 됐다. 식품이 주력인 농심은 훨씬 쉽다. 시장에 대체재가 넘쳐나므로. 세 그룹 중 유일하게 내가 불매에 실패한 건 롯데인데 심정적으로만 불매지 여전히 롯데 소비를 끊지 못하고 있다. 구구절절 이런 얘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상대가 유통업체일 때 불매가 그만큼 어렵다는 거다. 그래서 '멸공인지 멸콩인지 오너가 SNS에 괴랄한 짓을 시작하고 그 여파로 S그룹을 불매하자는 얘기가 나왔을 때 '쉽지 않을 걸' 했던 거고. 그런데 소비자는, 아니 집단지성은 역시 영리하다. 사흘만에 한 놈만 패는 걸로 가닥이 잡힌 걸 보니. 물론 그 한 놈은 스벅이다. 그러니까 S기업의 자회사 중 영업이익과 손실을 따져 그중 영업이익이 좋은 스벅을 원픽한 거다. 스벅 불매야 껌이지. 쉽고 간단하고 빠르다. 농심 사례에서 썼듯 대체제가 넘쳐나니까. 당연히 불매 효과는 금방 나타날 거다. 

 

와중에 애잔한 건, 시장 반응에 깜놀하셨는지 오늘 J씨가 자신의 SNS에 투척한 '멸코'시리즈인데 '멸콩'이 불러일으킨 나비효과에 쫄렸는지 멸콩에 멸코(로나) 뿌리기 시전을 펼쳤다. 실은 깡도 배포도 뭐도 없는 방구석여포였던 모양인지. 그나저나 옳타구나 하고 쫄보씨의 '멸콩'에 참전한 윤씨, 나씨, 최씨는 어쩔. 이런 ㅅㄷㅅ...

 

이 시점에서 궁금한 건, 피리부는 사나이를 쫓는 레밍즈처럼 구석에서 뛰어나와 자신의 멸콩을 재크의 콩나무처럼 무럭무럭 키운 윤, 나, 최 씨를 보며 J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라는 것. 천군만마라고 든든해할까, 아니면 눈새라고 욕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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