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후보 법정토론 1차> 시청 후기 >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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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7467 bytes / 조회: 529 / 2022.02.22 23:07
<20대 대선후보 법정토론 1차> 시청 후기


 

 

어제(02/21) 법정토론 포함해서 지금까지 대선 후보 TV토론을 세 차례 했고 나는 유권자의 책임과 의무로 세 번의 토론을 모두 챙겨봤다. 물론 앞으로도 챙겨볼 거다. 누구를 지지하든 찍든, 알고 지지하고 알고 찍어야할 거 아닌가.

 

그리하여 모두 챙겨 본 소감으로, 이재명 후보의 best는 2차 토론을 꼽고 싶다. 2차 토론에선 이 후보에게서 볼 수 있을 거라고 예상치 못했던(그런 생각 자체를 아예 안했던) 품격을 봤다. 그리고 어제 법정 1차 토론의 best는 안철수 후보였다. 자신의 전문분야는 확실히 꿰고 있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안 후보와 윤 후보의 상성.

 

e-sports를 관전하다 보면 '상성이 잡혔다'는 표현이 등장하곤 하는데 어제 토론을 보니 확실히 알겠더라. 윤 후보를 잡는 건 안 후보라는 걸. 개인적으로 예언 하나를 하자면, 이번 대선에서 만약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훗날 20대 대선을 얘기할 때 윤 후보와 국힘의 결정적 패인으로 단연 이틀 전 공식적으로 결렬된 윤-안 단일화 실패를 꼽으리라 생각한다. 윤 후보와 국힘이 안 후보를 너무 우습게 만만하게 봤다. 그들이 잊고 있는 것 같은데 안 후보가 정치인 직합을 단 것이 올해로 10년이다. 

 

심 후보는, 운동권 출신의 노동자들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이 왕언니는 볼 때마다 박완서의 단편 「거저나 마찬가지」가 떠오른다. 거저면 거저지 거저'나 마찬가지'는 또 뭔가. 그건 기만이고 사기다. 혹시라도 사는 동안 이런 말을 하며 약자연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바로 인연을 정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얼마전 B에게서 이 후보를 찍을 생각이지만 이 후보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건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왜냐고 묻지는 않았다. 이유를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당내 경선을 치르는 걸 볼 때만 해도 나 역시 이 후보는 관심 밖이었다. 실제로도 추미애 후보에게 투표했고. 다만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결정됐으니 찍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지. 그만큼 4년 전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이 후보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점점 무소의 뿔이 되어가는 이 후보에게 김 총수가 '대선뽕'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충고했으나 열 한 번의 토론에서 이 후보는 마지막까지 정책 토론이 아닌 문재인 개인을 향한 마타도어를 고수했다. 그러니까 지금 심 후보의 모습이 당시 이 후보의 모습이었다.

 

기억하기로, 경선이 끝나고 뉴공에 출연한 이 후보는 김 총수가 대권 의지에 대해 묻자 본인은 더이상 대권 욕심이 없다고 했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 나는데 '(경선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에) 누가 나를 대통령 후보로 지지해주겠어요'라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웃었다. 스스로도 문재인을 향한 마타도어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었음을 알고 있었던 거다. 그러면서 도지사에 당선되면 도정에 전념할 거고 그러다 정계은퇴하지 않겠냐는 내용의 말을 했다.

 

실제로 나는 대선에서 이재명을 보는 건 끝났다고 생각했다. 정치인은 결국 이미지로 지지율을 끌어오는 것이기 때문. 그러니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넘쳐난다고 생각했던 유력한 민주당 후보들은 지난 5년을 거치면서 자의로 혹은 타의로 윤의 지휘 아래 검찰에게 손발이 묶이고 이재명 혼자 살아남았다. 혼자 살아남은 이재명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돌아와 우뚝 선 것이다.

 

오늘 이재명 후보가 본인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나는 이 글이 그의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4년 동안 이재명은 성장했다. 그의 성장을 믿는다.

처음, 민주당 후보이기 때문에 이재명을 지지했으나 지금은 '이재명'이라서 지지한다.

오는 3월 9일. 모든 부채감을 뒤로 하고 이재명 후보가 활짝 웃기를 바란다.

 

 

뱀발_

 

집 근처를 지나가는 윤 후보 유세차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노래를 듣다가 깜짝 놀라 엄마한테 전화했다.

"엄마! 윤짜장 유세차에서 '찐이야' 나오던데 엄마 윤 찍는 거 아니지?"

"그으래? 그럼 이재명은 '전복 먹으러갈래' 틀면 되겠다."

"전복?"

"응. 영탁이가 이번에 전복 먹으러 갈래 신곡도 나오고 완도 전복 홍보대사도 됐다는데 우리 완도에 전복 먹으러 갈래?"

"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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