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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10443 bytes / 조회: 805 / 2022.03.11 18:37
이틀째


제 홈에 즐겨찾기로 오시는 분들도 있고 지나가다 우연히 들르시는 분도 있을텐데요.

왜자꾸 선거 얘기냐고 하실까봐..., 이제 겨우 이틀째잖아요. 

멘탈이 회복되는 속도를 보니 이런 징징거림도 거의 끝물이니 조금만 봐주세요...ㅎㅎㅎㅎ 

 

참,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11일 오후 현재, 저는 일상을 거의 다 회복했습니다.

 

 


 

 

대선 이후 다들 어떤 일상을 보내시나요.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된 분들은 기쁘실테고, 지지하는 후보가 낙선된 분들은 침울하실테고.

 

윤을 지지하신 분들 역시 절실하고 간절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엔 다양한 계층과 이해 집단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공존하고 있으니까요. 정부가 모든 국민의 고충을 다 들여다볼 수 있음 좋겠지만 조직 운영이라는 것이 게임맵 들여다보듯 단순한 것은 아니니까요. 아마 문 정부의 여러 정책들 중에는 그것 때문에 각종 이권으로부터 소외되고 희생을 강요당한 분들도 분명 있을 거예요. 윤 정부가 이런 고충을 잘 취합해 진일보한 정책으로 사회 곳곳에 희망과 미래를 가져다 주길 부디 바랍니다.

 

솔직히 윤이 말을 신중하게 하는 타입은 아니잖아요(정치 신참이니 이해합니다). 후보로서의 공약과 자연인으로서의 언어가 섞이는 통에 윤의 공약이 제겐 오리무중처럼 느껴졌지만 윤을 찍은 유권자들이 절반이 넘은 걸로 보아 분명 국가와 국민의 공익을 위해 준비한 좋은 정책들일 거라 생각합니다. 두 달 후 국정을 시작하면 윤을 지지하고 선택한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좋은 정책 많이 펼쳐주길 빌어드립니다.

 

 


 

 

저는 지지하는 후보가 낙선하여 감정기복이 심한 이틀을 보냈는데요. 

10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무중력 진공 상태로 보내다 점심 무렵 M의 전화를 받았어요. 별 얘기 없이 일상적인 두어 마디만 했는데도 고맙고 위로가 되더라고요.

 

 

- M이 전화함. 웃음 소리와 함께 '기운이 없나' 묻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울음이 왈칵 터졌다. 개표 전에 '당선되면 왠지 울컥할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잠깐 스치기는 했지만 낙선일 땐 오로지 멘붕 뿐일 줄 알았기 때문에 내가 더 당황. 이렇게 과몰입하지는 않았는데 내 심리를 나도 모르겠음. 오히려 M은 예상한 것처럼 좀더 웃더니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한다. 

 

나중에 서울에서 사줘. 

그래.

 

M은 정치혐오에 가까운데 나 때문에 12년부터 투표를 하고 있다. 말은 안 하지만 선거 때마다 너도 투표하라고 발동동 하는 나를 불쌍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고마운 건 M 역시 2번이 M의 경제에 더 도움되는 후보라는 거다. 역시 말은 안 하지만 '2번을 왜 찍나, 내가 돈이 없나 가오가 없나' 요런 생각인 것 같다. 이번에 투표소에서 1번을 꾹 찍으며 '나무를 위해 1번이 당선돼라' 기도해주셨다는 해주의 어머니는 부동산 때문에 매년 세금을 많이 내시지만 또 그때마다 혀를 차시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이 1번이 좋은 후보라고 하니 1번을 찍으셨다. 사전투표날 전화하신 나랑 제일 친한 이모는 강남 소재 수십억 아파트 소유자지만 본부장 의혹은 절대 안 된다고 1번 찍었다. ......의식흐름을 따라 쓰다보니 이민 가고 싶네요.


 

 


 

 

이번 대선을 지켜보면서 개인적으로 스트레스가 좀 심했어요. 그 스트레스를 책소비로 풀었는데 책통법 이후 오랜만이라 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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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해소차 주문한 거라 전작주의 경향이 확실하게 보이는 리스트인데요. 2월 말에 장바구니를 털고 당분간 책 안 사야지- 했는데 제프 다이어의 신간이 3/5 출간되는 바람에 작심삼일이 됨.

저의 '이제 당분간 책 안 살 거야'는 흡연자가 금연하겠다는 주장만큼이나 알맹이 없는 말이지만 그래도 한동안 책을 안 사려고요. 도서관 책 그만 대출하고 내 책장에 쌓아둔 책을 좀 읽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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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티팟이 필요했기 때문에 반가웠던 굿즈. 아마 알라딘이었던 것 같아요. 예스, 알라딘, 교보에서 한번에 주문했더니 헷갈리네요. 어쨌든 받자마자 세척하고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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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포 B가 카톡으로 호두파이 좋아냐고 묻더니 이틀 뒤 배송온 호두파이.

호두도 많고 촉촉해서 잘 먹었어요.

B와 저는 나꼼수로 정치에 눈을 떴는데요. 대선 결과를 보니 문득 궁금하더라고요. B는 누굴 찍었을까. 근데 어제 오후에 카톡을 열었다가 그냥 닫았어요. 국민 둘 중 한 명은 2번을 찍었다고 생각하니 못 물어보겠더라고요. 0.7%의 차이가 어떤 의미인지 뒤늦게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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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이 제주농장에서 보내주신 한라봉. 파는 상품이 아니어서 몬난이지만 맛은 훌륭하고요~ 2월 말에 보내주신 거라 지금은 다 먹었어요.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떠오른 생각인데 그래도 이제 문통 욕하는 소리는 안 듣겠구나, 이재명 욕하는 소리 안 들어도 되겠구나, 였어요. 특히나 사회 소외계층과 약자를 위한 정책조차도 욕을 먹고 비판 받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안 좋았는데 이제 이런 광경은 안 봐도 되니 그거 하나는 좋군요.

 

한동안 정치에 과몰입했는데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야죠.

어느새 봄이니 먼지가 쌓인 트레드밀도 굴리고 트랜스지방을 사랑하는 B를 따라 덩달아 열렬하게 품었던 트랜스지방도 끊고, 5월엔 일정이 맞으면 오랜만에 서울에서 전시를 볼 생각이에요.

 

벌써부터 벚꽃이 기다려지는 3월 초 주말입니다. 

제 홈에 들러주시는 분들 모두 주말 잘 보내시고 환절기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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