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공 막방 > 달콤한 인생

본문 바로가기
Login
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감나무가 있는 집
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5933 bytes / 조회: 406 / 2022.12.30 21:52
뉴공 막방


오늘은 뉴스공장 막방날이다.

오랜만에 뉴공을 실시간 시청했다. 속마음이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일단 공장장 표정은 밝아보인다. 미래지향적인 성격이나 성향으로 보아 뉴공 종영 관련하여 받았을 타격감 따위는 이미 말끔하게 정리했을 것 같긴 하다. 공장장은 공장장이고, 나는 내 할 일을 해야지. 뉴공 막방이 끝나자마자 바로 TBS 구독을 해지했다. 간만에 로그인한 김에 간자가 끼어있는 건 아닌지 구독 채널을 꼼꼼하게 훑어봤다. 

 

올초 3월 이후 몇 달은 커뮤니티 접속을 아예 안 했고 대신 게시판에도 몇 번 썼듯이 3월 이후 4-5개월 정도는 웹소설 플랫폼에서 지박령이 되어 살았다. 역시 현실도피엔 가상현실에 빠지는 게 최고. 이거 남친이랑 헤어졌을 때도 효과/효능 100%다. 강추함.

 

추석 지나고 부턴 즐겨찾기에 등록된 커뮤니티에 가끔 접속하는데 시사게시판은 의식적으로 피한다. 그럼에도 들리는 소식은 굳이 귀닫지 않고 듣는다. 당원이라 때마다 민주당에서 웹소식지가 날아오니 (내용을 자세히 알면 속쓰릴 것 같아 대개는 제목만 본다)정치 현안의 개괄적인 흐름은 알고 있고, 유툽 알고리즘으로 목록에 주룩 뜨는 뉴스 클립 제목으로 나라꼬라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대충 눈동냥하고 있다.

 

얼마전에 정치 얘기 거의 안 하는 S가 말했다. 이번에 2번 찍은 놈들은 나라 망하라고 찍었을 거야.

뉴공 막방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접속한 총수 본진 자게에 '이대남이 왜 2찍을 했는가' 글이 올라왔던데 일x, 펨x 등 극우사이트가 20대를 망쳤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20대랑 접할 기회가 많은 B랑 얼마전에 '2찍 이대남'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중 내가 한 얘기를 요약하면 '공든 탑'은 MZ 이전 세대까지 통하는 얘기이고 MZ 세대는 '공든 탑'이 없는 세대라는 거다.

 

(주. 그사세, 금수저는 해당없음. 유족들 앞에서 헛소리하는 2찍 MZ얘기임.)

MZ이전 세대는 12년 정규 교육을 이수하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정규직으로 취직하는 것이 당면한 인생 과제였고 이 과정에서 발 삐끗하면 낙오자가 되었다. 노력한만큼 기회가 오고, 성공은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표어가 가훈인 세대였다. 자연히 자녀들의 독립은 일정 나이가 지나야 가능했고 그때까지는 경제 활동을 하는 부모가 의식주를 책임졌기 때문에 부모의 권위가 통했다. 하지만 지금은 십대 후반이면 이미 경제적인 자립이 가능하니 기존 방식으로는 권위가 통하지 않는다. MZ세대는 최저시급 보장 덕에 알바 시급만으로 본인 한달 생활비 정도는 감당할 수 있게 되었고, 자격증이나 경력이 없어도 유튭/브이로그, 웹툰 등 IT 관련 플랫폼에서 컨텐츠 만으로 수입 창출이 가능하며, 나아가 연봉 계약한 사회초년생은 코인/주식 시장에 진입한다. 그러다 실패하면? 애초에 공든탑이 아니므로 다시 하면 된다. 

 

단적으로,

MZ이전은 'video killded radio star'였던 VOD세대라면 (토렌트라는 과도기를 거쳐) 지금은 바야흐로 ott시대다. 극장 개봉일을 놓치면 DVD(블루레이) 출시를 기다려야 했던 예전 세대와 달리 MZ는 토렌트를 거쳐 돈만 지불하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세계 각국의 영화를 시대별로 언제든 볼 수 있으며 심지어 일시정지, 다시보기, 무한 리플레이가 당연한 시대를 누려왔다. 무엇보다 상징적인 지표는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영유아기를 스마트폰을 쥐고 성장했다는 거다. MZ이전 세대는 텍스트로 기사를 읽었지만 스마트폰을 쥐고 자란 세대가 포함된 MZ는 유튜브로 기사를 본다. 이렇게 성장한 MZ세대, 그중에서도 Z세대에게 세상은 게임처럼 리셋이 가능하고, 언제든지 정지했다가(pause) 다시 플레이하면 되는 차원의 세계로 여겨질만도 하다. 순간은 디지털 장치에 무한대로 저장되고 그러니 소비와 가치의 형태도 바뀐다. 바로 이것이 MZ 세대와 이전 세대가 인생을 설계하는 태도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정리하면 MZ세대와 MZ이전 세대는 세계관 자체가 다르다. 당연히 가치관도 다르고 철학도 다르고 인문학적 소양도 다르다. 그러니 MZ 세대에게 제아무리 공정, 정의, 상식을 떠들어봤자 안 통하는 거다. 걔네들은 그런 거 관심없다. 걔네들이 관심있는 건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아도 강남아파트, 수입스포츠카, 명품브랜드를 걸치고 세상을 활보하는 또래 세대 즉 영앤리치다. 로또 한 장이면, 코인/주식 한 방이면, 골드 버튼 유튜버가 되면 자신도 그렇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정규직이 절실한 인턴, 평생 안정직을 원하는 공시생들, 연봉협상과 월급 통장이 소중한 MZ이전 세대가 그들 눈에는 한심하고 답답한 꼰대처럼 보이는 거고.

 

결론? 그냥 각자도생이다. 유시민 작가가 그랬다더라. '찍었으면 맛을 봐야지'. 맛을 본다고 정신차릴 놈들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걔네들 문제고. 그 틈바구니에서도 변함없이 본인의 가치관과 상식을 지키며 내일을 위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고있을 모든 세대에게 해피뉴이어!

 

 

 

* 댓글을 읽거나 작성을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Total 643건 4 페이지
달콤한 인생 목록
번호 제목 날짜
598 동전 23.04.10
597 꺾마가 필요하다 23.04.09
596 일요일 오전 일상 3 23.02.19
595 할리스 시그니처 마일드 미니 4 23.02.09
594 일상 잡담 4 23.02.06
593 먹고 먹고 또 먹고 2 23.02.04
592 국어 어휘력 테스트 4 23.02.02
591 음력설날이에요 6 23.01.22
590 구정을 앞두고 일상 3 23.01.22
589 뉴공 겸손은힘들다 23.01.09
뉴공 막방 22.12.30
587 한파를 보내며 4 22.12.24
586 구구 크러스터 4 22.12.04
585 아끼지 말고 푹푹 쓰자 22.12.01
584 지난 여름 옥수수 22.11.09